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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남썸녀라는 새로운 예능이 선보였다. 설명절 특집 파일럿으로 나온 썸남썸녀는 어제 첫방송을 하고 오늘 마지막 방송을 한다. SBS에서는 이번 설명절에 가장 많은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첫번째 주자가 바로 썸남썸녀인 것이다. 썸남썸녀는 김정난, 채정안, 선우선, 채연, 나르샤, 김지훈, 심형탁, 한정수, 김기방이 '썸'을 넘어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여느 짝짓기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프로그램 멤버 안에서의 썸이 아니라 멤버들끼리 서로 도와주며 썸에서 사랑으로 바꾸어가는 기회들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첫회를 본 소감은 파일럿같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프로그램의 방향을 잘 잡았다는 점이었다. 리얼리티를 표방하는만큼 멤버들 안에서 눈빛 교환 및 썸을 찾아가는 것은 진부하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것이 너무나 느껴지는데, 멤버들끼리 도와서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새롭고 흥미로웠다. 연예인은 꼭 연예인을 만나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기에,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은 버리고 사랑을 하고 싶은 일반인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는 열쇠이다. 





그런 면에서 캐스팅부터 절묘했다. 김정난과 선우선 한정수는 40대를, 채정안과 채연, 나르샤, 심형탁, 김기방은 30대 중후반을 맡았다. 우선 결혼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할 수 밖에 없는 나이이고, 결혼이라함은 단순한 썸을 넘어서 진지한 사랑을 해야만 가능한 것이기에 프로그램에 보다 진지함을 담을 수 있었다. 또한 단순히 연령대만 맞춘 것이 아니라 한때 톱스타였던 채정안을 비롯하여 채연과 나르샤까지 스타였던 연예인을 캐스팅한 것은 파일럿치고는 좋은 캐스팅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채연과 나르샤, 채정안이 여성그룹이고, 심형탁, 김기방, 한정수가 남성 그룹, 김정난, 선우선, 김지훈이 혼성그룹이다. 각 그룹은 같이 합숙을 하며 썸남썸녀에서 내려오는 지령 및 미션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리고 서로의 진정한 사랑을 만나도록 아낌없는 조언과 도우미가 되어주거나 서로 경쟁을 하게 되는 포맷이다. 2회까지 봐야 프로그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으나 1회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소개팅앱이 나온 것이나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묶어 놓은 것으로 보아 운명적인 사랑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와 경쟁을 포인트로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정난과 선우선은 고양이에 대한 공통 관심사가 있고, 김정난과 김지훈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함께 했었다. 심형탁과 김기방은 피규어에 대한 공통 관심사가 있고, 김기방은 한정수와 영화를 같이 찍었었다. 채정안과 채연, 나르샤는 가수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이런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는 연예관이나 이상형, 성격에 있어서도 비슷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형탁과 김기방은 같은 피규어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피규어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는데, 만약 상대 여성이 피규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둘이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될 수 있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 키포인트라 할 수 있다. 







채정안의 출연은 매우 뜻밖이었고,썸남썸녀가 흥행할 수 있는 코드라 생각한다. 우선 지금도 드라마에서 먹히는 스타인데다가 외모도 39세라 하기엔 앳되다. 이슈성도 있다. 돌싱인데다가 각종 루머가 많기도 하다. 90년대 테크노 요정으로 활동하던 가수이기도 하고, 요즘 토토가로 인한 복고 열풍과 수혜가 채정안에게도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캐릭터도 잘 잡았다. 실제 모습인지 캐릭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엉뚱하고 반전있고, 코믹하면서 4차원적이기도 한 쿨한 모습으로 나오고 있기에 채정안은 썸남썸녀의 무게중심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남자 캐릭터가 좀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의외의 발견이 바로 김지훈이었다. 섬세하면서 위트있고, 자상하기까지 한 김지훈의 매력을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 같다. 오히려 남성그룹이 아쉬운 면이 있다. 심형탁과 김기방의 캐미는 잘 맞았으나 한정수가 들어오면서 긴장감이 느슨함으로 바뀐 듯하다. 





그럼에도 썸남썸녀가 파일럿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연예가이드 혹은 메뉴얼 같은 느낌을 주는 포맷 때문이다. 마치 게임을 하듯 중간에 선택지가 나온다. 어떤 만남을 선호하는지에서 여러 보기가 나오고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그룹은 역시 여성그룹이었다. 소개팅앱을 선택했고, 가입하는 과정부터 어떤 방식으로 소개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까지 해 주었다. 실제로 20대들 사이에서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신세대 만남의 방법이지만, 30대 중후반과 40대에게는 낯선 미지의 세계이다. 낯설다는 것은 두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두려움을 서로 합심하여 가입을 하고 프로세스를 알아간다는 것이 마치 연예 코치, 메뉴얼, 가이드같은 느낌을 갖게 만든다. 


아쉬운 점은 그룹별 경쟁구도가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역시 2회를 봐야 정확한 프로세스를 알 수 있겠지만, 그룹별로 나눈 후 그룹끼리의 어떤 경쟁이 있는지, 그룹간의 긴장감을 1회 때부터 나타내주었다면 좀 더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점이었다. 오히려 1회에는 멤버 소개와 만나는 과정이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여서 2부작인 썸남썸녀에게는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느낌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파일럿이 아니라 정규방송같은 느낌이 들었으며, 멤버들이 오랜만에 방송에 나오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느끼게 해 주었다는 것은 연출을 잘 했다는 뜻이다. 이 정도의 연출과 포맷이라면 멤버 캐스팅을 누구로 하든 잘 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썸남썸녀는 룸메이트나 짝같은 다른 혼숙 혹은 짝짓기 프로그램과는 분명히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신선하게 느껴지기에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무엇보다 혼기가 꽉찬 연예인들이 나와서 펼치는 방송이라 그 상황 자체가 단순히 방송을 하기 위해 '척'하거나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위한 것이라 느껴지지 않고, 그런 진지한 고민들은 많은 미혼 남녀들이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에는 답이 없듯, 썸남썸녀에도 다양한 미션을 통한 가이드를 하겠지만, 사랑은 의외의 사소한 것에서 싹틀 수 있다는 점에서 썸남썸녀가 정규편성이 된다면 롱런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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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이 이제 2회를 남겨두었다. 17회까지 극 전개가 한창 긴장감있게 흘러가다가 갑자기 18회에서 방송사고까지 겹치며 내용이 흐지부지 흘러가고 있다. 카인과 아벨이 유종의 미를 거두긴 힘들 것 같다. 처음부터 쪽대본 논란에 휩쌓였음에도 소지섭의 간지 연기로 잘 넘어가고 있었는데, 18회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결국 카인과 아벨은 용두사미로 끝나버릴 모양이다.

18회에서는 30초간 같은 장면이 두번 나오는 방송 사고가 나기도 했다. 방송 사고는 극의 흐름상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긴 했다. 하지만, 흐지부지해진 스토리는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인 것 같다. 벌써부터 19회가 어떻게 흘러갈지 감을 잡아버렸기에 기대감도 없어졌다. 17회까지 열광을 했는데, 18회에서 이렇게 무너뜨릴줄은 몰랐다.

갑작스런 캐릭터의 변화

이선우와 이초인의 팽팽한 신경전이 극에 달하면서 이제 막 재미있어지려고 하는데, 갑자기 뇌의학 센터 투표에서 응급의학 센터가 이겨버리더니 오 이사와 진료과장은 배신을 때려버린다. 그리곤 우리의 악인 최치수가 허무하게 소지섭의 한방에 힘없이 넘어가게 되고, 국정원에게 잡혀가게 된다. 북한에서 특수부대에 있었다는 최고 악질 악역이 특별한 액션신 하나없이 허무하게 잡혀가다니 최치수가 잡혀간 다음부터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이초인은 이선우를 찾아가 사과를 받아내려 하지만, 이선우는 끝까지 사과를 안한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같은 장면이 2번 반복되는 방송 사고가 나게 되고, 이선우가 쓰러지면서 갑자기 이초인은 이선우를 고치려 한다. 방금까지 대놓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을 말이다. 더군다나 이선우가 아팠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음이 흔들린 것처럼 보였다.

이선우의 엄마인 부원장도 말 한마디 없이 누워있는 원장을 향해 소리를 지르다가 갑자기 착한 모습으로 변하는 희안한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이제 모든 악역은 사라진 셈이다. 최초로 이초인을 죽이려 했던 오이사는 이미 변심했고, 중국에서의 이초인의 머리에 총을 쏜 깡패들도 모두 죽었다. 오강철을 죽인 최치수도 국정원에 끌려갔고, 이선우도 쓰러져서 입원해있다. 부원장까지 원장 앞에서 고해성사를 하고 착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제 악이 없어졌으니 선도 없어졌다. 선과 악은 서로 상대적이어서, 악이 강할수록 선이 강하게 대두되고, 악이 약할수록 선도 약하게 비춰지기 마련이다. 선이 없으면, 악도 없고, 악이 없으면 선도 없는 것이 선과 악의 관계인데, 악이 모두 사라졌으니 선도 사라진 셈이다.

19회, 20회는 그냥 그저 그런 밍밍한 내용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설령 결말이 그럴싸해도 중간에 한 2회 정도는 빼먹은 듯한 스토리는 찝찝한 결말을 맞이하게 할 것 같다. 그저 소지섭의 간지 연기가 아까울 뿐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인기를 충분히 재연할 수 있을만큼의 소지섭이었지만, 한지민을 제2의 임수정으로 만들지도 못하고, 채정안도 딱히 활약한 것은 없고, 신현준은 어설플 악역을 맡아서 이도 저도 아닌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카인과 아벨의 덕을 가장 크게 본 사람은 아마도 최치수가 아닐까 싶다.

소지섭의 명품연기가 쪽대본도 무색하게 만들 줄 알았더니 쪽대본의 힘을 역시 위대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국내 방송가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기에 누구를 탓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저 시청자의 입장에서 좀 더 완성도 있게 만들수는 없을까하는 탄식일 뿐이다. 막판에 허물어지는 스토리는 결국 쪽대본에 의해 나오게 된 것일테고, 방송 사고도 쪽대본으로 인해 급하게 찍어 편집을 하다보니 실수가 생겨 나온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다.

'카인과 아벨'은 소지섭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인기는 얻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소지섭을 이런 허술한 스토리의 드라마에 투입했다는 것 자체가 몹시 아쉽다. 남자이야기나 신데렐라맨에 나왔으면 더 좋았으려나... 카인과 아벨에 기대를 많이 한 탓에 18회는 실망도 크게 했다. 자막에 흘러나오는 다음 드라마 예고를 보고는 한번 더 놀랐다. 이렇게 끝나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에 말이다.

결국 카인고 아벨은 이초인과 이선우의 조금 과격한 우애를 다룬 허무 스토리인 것 같다. 스토리상으로는 한지민도 채정안도 그저 얼굴마담으로 있은 것 같다. 채정안은 이초인과 이선우 사이에서 더 갈등을 유발했어야 하고, 한지민은 오강호였을 때 소지섭과 더 오래 촬영을 했어야 했다. 최치수 또한 이초인과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쳤어야 했는데 여러모로 실망스러웠다. 최근 발연기로 인해 배우들이 곤혹을 치루었는데, 이제는 발대본으로 인해 배우가 아깝게 되었다. 소지섭이 다음 번에는 좀 더 스토리가 튼튼히 받쳐주는 드라마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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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의 쪽대본 논란에도 불구하고 [카인과 아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쪽대본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우리 나라의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다만 완벽할 것이라 믿었던 [카인과 아벨]의 인기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정도였다. 쪽대본 논란으로 완성도면에서 치명타를 입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안그래도 중국 비하니, 한지민 안티니 여러 이야기가 스믈스믈 올라오고 있었는데, 거기에 쪽대본으로 인한 스토리 및 대사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일파만파로 안티가 생성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쟁 프로그램들이 녹록치 않은 [미워도 다시 한번]과 완성도면에서 뛰어난 [돌아온 일지매]가 바짝 뒤쫓고 있기에 쪽대본 논란으로 멈칫하면 금세 추월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들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은 소지섭 때문이었다.


막장드라마

쪽대본으로 들을 수 있었던 피해는 바로 "막장 드라마"에 대한 논란이 아니었을까 싶다.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막장"이란 단어는 "갈 데까지 간","막 나가는"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막장 드라마가 치명타인 이유는 시청률을 떠나서 사람들의 선입견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배우에게까지 그 영향이 미친다.

"막장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의아해 하지만, "막장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갈 데까지" 갔기 때문이다. 작품성이나, 연기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체 더 강한 자극을 주어 관심을 계속 받으려 한다. 적당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극장가에 유행하였던 외설적인 연극이 막장 드라마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작품성이 뛰어나고 연기가 일품인 연극이 인기를 끌기 마련이지만, 이도 저도 안되기에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자극적으로 옷을 벗는 막장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관객 몰이엔 성공하지만, 그것이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좋은 연극이라 할 수 없는 것처럼 막장 드라마 또한 사람들에게 관심은 받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막장드라마의 요소라고 하면 스토리와 연기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카인과 아벨]이 위험했던 이유는 쪽대본이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쪽대본임이 알려진 이후에 대사가 약간 어색하게 느껴지고, 스토리의 빈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작품성과 연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지섭의 연기력은 그 모든 우려들을 한번에 날려주고 있다. 오강호와 이초인을 넘나드는 그의 연기는 분명 소지섭 한 명인데 순간적으로 오강호로 보이게 만들기도 하고 이초인으로 보이게도 한다. 또한 그 두명의 모습이 겹쳐보이기도 한다. 한지민의 어색한 사투리도 소지섭이 커버해준다. 신현준의 부각도 소지섭이 더 부각됨으로 커버해준다. 채정안의 어색한 표정 조차 소지섭과 함께하면 다양한 표정으로 인식될 정도로 소지섭의 영향력은 [카인과 아벨]에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소지섭이 아닌 다른 배우가 이초인 역할을 했다면 쪽대본 논란과 함께 막장 드라마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고, 배우들에게는 발연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소지섭의 인지도, 이미지, 연기력등과 함께 [카인과 아벨] 전체가 리드당하고 있기 때문에 막장 드라마의 비난을 피해갈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카인과 아벨]이 계속해서 앞으로 질주하기 위해서는 소지섭에게 좀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자인 나도 한지민이나 채정안을 보기 위해서가 아닌 소지섭을 보기 위해 [카인과 아벨]을 볼 정도이니 [카인과 아벨]에 있어서 소지섭 효과는 특별하다 할만하다.



예전에 외과의사 봉달이를 할 적에 드라마를 찍는 건물에서 일했던 적이 있다. 같은 건물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밥 먹을 때도, 퇴근할 때도 촬영 장면을 자주 보았었다. 당시 마지막회가 방영되던 날이었는데 방영이 되기 2시간 전까지 촬영이 계속되고 있었다. 분명 마지막회가 조금 있으면 방영이 되어야 하는데 몇시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속 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며 열악한 제작 환경을 보고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쪽대본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제작 환경에서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쪽대본으로 제작되어지고 있지 않나 싶다. 그 와중에서도 많은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고, [카인과 아벨] 역시 좋은 드라마이다. 쪽대본에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아무래도 약간의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소지섭이 있어서 안심인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소지섭이라해도 스토리 전체가 어중뜨게 흘러가면 다시 쪽대본에 대한 논란이 불거져 나올 것이 뻔하다. 이제 본격적인 복수라인이 시작한만큼 전열을 가다듬고 소지섭을 최대로 활용하여 멋진 스토리로 수목드라마를 견인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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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의 재미가 남다른 것 같다. 의학드라마인 것 같은데 액션과 스릴러, 약간의 공포와 괴기스러움까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뇌 의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는 충분히 자극적임에도 불구하고 의학이라는 명분으로 잘 포장되어 가감없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머리에 총을 맞고 피가 분출되며 사막에서 쓰러지는 소지섭의 모습은 의학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너무도 충격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뇌 수술을 위해 드릴로 머리를 뚫고 칼로 째는 모습은 다른 신체부위보다 유독 잔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어려운 의학 용어를 쏟아내면 해결이 된다. 의학이니까 말이다. <카인과 아벨>은 이런 의학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꼭 의학적인 내용만이 아닌 납치와 전투, 사랑과 복수를 모두 보여주려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장르는 주인공 4명에 의해 다른 색으로 보여지고 있다. 각기 다른 주인공 4명의 4가지 색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액션 소지섭

<총 맞은 것처럼>이란 백지영의 노래처럼 소지섭은 정말 머리에 총을 맞았다. 머리에 한방, 허리에 한방. 잘 나가던 착하고 사랑스러운 소지섭은 가족의 야욕으로 인해 사지로 내몰리게 된다. 그리고 사막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하지만 총 맞은 머리는 기억을 잃게 만들었고, 그는 탈북 용사들과 한패가 되어 북한 군대에 맞서 게릴라전을 수행한다.

5명이 전부인 탈북 게릴라는 마약을 판매하여 남한으로 들어오려 북한의 추적을 피하고 때로는 맞서 싸우기도 한다. 소지섭은 북한 추격자들을 유인하는 미끼로 활용되고 그 때부터 화려한 전쟁신이 펼쳐진다. 미리 모래 속에 숨겨두었던 수류탄으로 기선제압을 한 후 모래 속에 숨어있던 게릴라가 등뒤에서 사격을 하기도 한다. 인정 사정없는 사투가 일어나고 그 와중에 소지섭은 적군을 살리려 인공호흡을 시도한다.

덥수룩한 수염과 날카로운 눈매의 소지섭은 이제 기억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날 것이고, 그 기억의 저편에는 불타는 복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의술로든 액션으로든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형과 어머니에게 복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의학 신현준

소지섭의 형이자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야욕 많은 의사로 나오는 신현준은 존스홉킨스를 나온 수재이다. 뇌 수술에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신현준은 온갖 수술을 도맞아 하고 있다. 신현준 대사의 80%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의학 용어인 것 같다. 한 문장안에 3,4개의 의학용어가 들어가다보니 자막도 쉴세없이 넘어간다. 그나마 빠르게 지나가는 의학용어의 설명을 보면 설명 조차 이해가 안되는 것들도 있으니 문맥상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 일 수 이다.

덕분에 신현준의 이미지는 더욱 유식한 의사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럼으로 그가 보여주는 뇌수술 장면은 잔인하다고 생각하면 안되고, 사람을 살리는 신성한 과정으로 보게 만드는 것이다. 날나리 양아치가 사람의 머리를 쪼개는 것과 알 수 없는 전문용어를 남발하는 의사가 머리를 쪼개는 것은 천지차이인 것이다.

뇌 지도를 완성시키겠다는 그의 의학적 욕심을 앞으로도 많은 뇌 수술 장면을 보여주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하지만 동생인 소지섭이 그를 능가하는 의학 기술을 가지고 있기에 소지섭의 복수나 신현준의 의학적 컴플렉스에 의한 복수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평소에 약을 많이 챙기고 다녀 약사라는 별명이 붙은 신현준에게 이번 역할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을 것 같다.

3. 하트 채정안

소지섭과 신현준 사이의 하트 그 자체인 채정안은 어릴 적부터 심장병을 앓는다. 그리고 신현준과 소지섭의 사랑을 받게 되고, 그들이 의사로 진로를 정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삼각관계를 유지해오다 신현준과 사랑을 하게 되지만, 신현준은 간질을 치료하기 위해 무작정 떠나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소지섭에 채워주게 되어 사랑을 고백하게 되지만, 결국 소지섭도 납치되어 떠나버리게 되고 만다.

다시 소지섭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신현준. 신현준은 채정안이 싫어서 떠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현준의 간질이 알려진다면 채정안은 다시 신현준에게 자신의 하트를 넘겨줄 지도 모른다. 또한 죽은 줄만 알았던 소지섭이 기억을 상실한 체 돌아오게 되면 다시 삼각관계로 빠져들게 되고, 가까스로 사랑을 되찾은 신현준은 안절부절하지 못하며 자신의 사랑을 빼앗기지 않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 같다.

소지섭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본래 성격은 다시 채정안의 마음을 흔들어놓을지도 모른다. 또한 한지민의 등장으로 소지섭은 채정안과 한지민 사이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를지도 모른다. <카인과 아벨>에서 카인과 아벨인 신현준과 소지섭을 묶어줄 혹은 더 멀어지게 만들 위치에 있는 채정안은 성경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카인이 아벨을 죽이게 만든 것이 하나님의 사랑 혹인 인정이었던 것처럼 그 하나님의 사랑 혹은 인정을 대신하는 역할인 것 같다

3. 북한 한지민

많이 연습한 것 같지만 약간 어설픈 중국어와 많이 연습한 것 같지만 매우 어슬픈 북한 사투리는 한지민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번 오영지 역할을 보면서 한지민과 신이가 교차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만큼 연기를 잘한다는 뜻으로 해셕해주기 바란다.

한지민은 소지섭이 몸담고 있는 북한 게릴라의 수장이자, 북한의 엘리트 동지의 친동생이다. 북한의 추격을 받으며 근근히 돈을 모아 남한으로 오려는 그녀의 모습은 실제 우리의 무관심속에 있던 탈북자들의 생사고락을 보는 듯 하여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매 순간 쫒기듯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삶과 지금도 위조 여권을 만들어 밀항선으로 들어오는 그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한지민은 결국 남한으로 오게 될 것 같고, 거기서 다시 소지섭을 만나게 될 것 같다. 소지섭의 기억을 더듬어줄 사람으로 더불어 사랑까지 꽃피우게 될 그 둘의 만남이 기대된다. 그리고 채정안과의 새로운 삼각관계를 만들어 섹시한 채정안과 귀여운 한지민의 매력 대결도 기대된다.


<카인과 아벨>의 시청률은 아직 상승세를 타고 있지는 못하지만, 기대가 되는 드라마이다. 많은 제작비는 차지하고라도 4인 4색의 복잡한 스토리는 새로운 완성도를 가져다 줄 것 같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여러 모습을 보여주려다 산으로 갈 수도 있지만, 4인 4색을 잘 엮어 하나의 스토리로 엮는다면 대작의 느낌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소지섭의 연기를 볼 수 있어서 반갑고, 채정안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서 더욱 반가운 <카인과 아벨>의 멋진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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