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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야구단은 무한도전 때문에 본방사수는 잘 못하지만, 재방송으로라도 꼭 챙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정말 시간대만 겹치지 않았다면 꼭 본방사수를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천하무적야구단이 재미있는 이유는 "성장"에 있다. 오합지졸야구단으로 시작하여 천하무적야구단이 되어가는 과정이 정말 야구만큼 짜릿하기 때문이다.

또한 야구에 대해 몰랐던 부분도 많이 알게 되었다. 명색이 이종범이다보니 야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더 관심이 가게 되어있고, 야구를 다루는 천하무적야구단에 더욱 애정과 관심을 갖고 보게 된다. 천하무적야구단의 멤버들을 보고 처음에는 참 가관이라 생각했다. 김창렬과 임창정, 이하늘... 이 3명의 이름만 들어도 게임오버였기 때문이다. 또 얼마나 저질스런 이야기들로 프로그램을 망칠까 생각했지만, 이는 완벽한 오해였다.
 

천하무적야구단이 그들을 교화시킨 것인지, 아니면 내가 천하무적야구단에 동화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그들이 친구처럼 느껴진다. 저번 주에 김창렬이 천하무적야구단을 한마디로 한다면 "가족"이라고 말했다. 라디오 올드스쿨의 애청자로서 김창렬의 그 멘트는 진심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이처럼 모든 선입견과 오해들을 정반대로 바꿔놓고 있는 천하무적야구단에서 이번에 좀 주목해서 보고 싶은 사람은 바로 "동호"이다.


처음에 동호가 추가로 입단했을 때만 해도 굉장히 비호감이었다. 유키스라는 그룹의 멤버라는데 유키스가 어떤 그룹인지 아직도 알지 못할 뿐더러 계속 헤어스타일만 신경쓰며 겉멋들린 동호의 모습이 거만해보였기 때문이다. 어른의 눈으로 본 아이돌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또한 동호는 각종 테스트에서 최하의 성적을 보여주었다. 배트 속도 역시 가장 느리고, 체력도 제일 딸린다. 어느 정도하다가 그만둘 줄 알았는데, 이제 난 완전히 동호의 팬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오합지졸 중의 최고 오합지졸이었던 동호가 이제 천하무적 중의 최고 천하무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16살에 불과한 동호. 내가 16살 때를 생각해보면 어른들과 야구를 한다는 것은 공포와 두려움 그 자체였을 것이다. 고등학교 형들과 해도 그럴텐데 중학생이 성인과 붙는다는 것은 다윗과 골리앗을 쉽게 연상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기에 더욱 기대를 하지 않고, 동호가 나오면 우선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내 준다고 생각하며 보았다.

그런데 동호는 실전에 강했다. 1승 때 플라이볼을 잡아 끝내더니 2승 때도 1루 송구로 마무리를 지었다. 게다가 저번주 경기에서 무승부를 낼 수 있었던 주역은 바로 동호의 적시타였다. 아무도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포기했을 때, 동호는 항상 해냈다. 그것도 3번이나... 한번은 우연이라 생각하고, 두번은 우연의 연속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삼진 아웃 후 공수전환처럼 상황이 180도 변하게 되었다.


꿈에서도 플레이볼을 놓치는 꿈을 꾸는 마르코. 하지만 동호는 잡아냈다. 중요한 순간에 1루 송구에 실패하는 야구하는 김창렬.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동호는 성공했다. 그리고 제구력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군인인 상대편 최고 투수를 상대로 천하무적의 최연소자이자 가장 느린 베트 속도인 동호가 만났다. 보나마나 아웃 당할 것이 뻔했고, 모두가 포기하며, 전 타자였던 임창정은 자신의 실수를 곱씹으며 벤치에서 괴로워하고 있을 때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동호는 적시타를 내게 된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기에 감격은 그만큼 더 컸다. 게다가 도루까지 성공하는 동호. 완전히 멋졌다! 어느 순간부터 머리 만지는 습관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던 동호는 천하무적 야구단을 통해 성숙해져 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냉엄한 현실 속에 자신감을 잃고 자신이 순서까지 올까봐 걱정하며 사색이 된 얼굴로 긴장을 하는 순수한 아이의 모습만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실낱같은 믿음을 가지고 다윗이 돌팔매를 던지듯 배트를 휘둘러 안타를 쳤을 때 그 표정은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표정처럼 두려움을 넘어선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아이돌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겉멋들린 아이돌의 모습이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한 진정한 자신감이 있는 아이돌의 모습으로 말이다.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가장 기대가 큰 사람은 바로 동호이다. 그건 가장 약하고 느리기 때문에, 그리고 가장 어리기 때문에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동호가 가장 큰 기대가 된다. 천하무적야구단의 에이스는 이제 동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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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토요일이 어제 방영을 했다. 모든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을 하지 않기로 했음에도 방영을 강행한 것이다. 결국 욕이란 욕은 있는데로 다 먹고 있는 천하무적토요일은 공공의 적 프로그램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서 드는 의문이 있다. 왜 천하무적토요일은 욕 먹을 것을 알면서도 방송을 강행했을까? 그리고 왜 사람들은 천하무적토요일을 비난할까? 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어제는 매우 비통하고 우울한 날이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 날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살이라니... 그 유서의 내용은 더욱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전 국민이 애통한(한군데만 빼고) 이 날에 웃고 떠드는 예능 프로그램을 방송한다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방송사에서는 모든 예능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뉴스 속보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방송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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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언의 룰을 깨고 천하무적토요일이 방송이 된 것이다. 천하무적토요일은 KBS에서 토요일 6시 30분에 하는 신생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타이틀만 보아도 대충 답이 나오기는 한다. 이 시간대는 토요일의 황금시간대로 SBS에서는 강호동의 스타킹이, MBC에서는 무한도전이 방영하는 시간이다. 천하무적토요일은 이 두 양대산맥을 넘기에 이번 기회가 절호의 기회였을 것이다. 신생 프로그램이고, 강호동과 유재석이 버티고 있는 경쟁 프로에 대항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것이라 생각하고 방영을 감행한 것인거다.

그리고 그 결과는 방송 후 처음으로 12%라는 시청률을 올렸으니 천하무적토요일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천하무적토요일의 진행은 임창정, 김창렬, 이하늘, 마르코, 한민관, 이휘재등이 하고 있는데 이 멤버들은 대부분 비호감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연에인들이다. 또한 예능에서 인지도는 강호동과 유재석을 따라갈 수 없으니 무리수를 두어 이번 기회에 인지도를 높히려는 노림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천하무적토요일은 비호감 이미지를 확실히 얻게 되었지만, 노이즈마케팅도 하는 판에 인지도를 높히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감수할만 했을 것이다. 또한 이미 MC들이 비호감 캐릭터가 많기 때문에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었을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 비난을 받던 받지 않던 천하무적토요일은 시청률을 얻게 되었으니 시청률 지상주의에 이보다 성공적인 전략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정규방송에 편성되어있었기에 방송 시간에 방송을 한 것은 명분도 어느 정도 있으니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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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에는 시청률 지상주의가 있을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시청률 지상주의는 없다. 그리고 시청자의 정서를 거슬렸으니 천하무적토요일은 앞으로 계속 비호감 이미지를 가지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잊혀지지 않는 한 천하무적토요일의 무리수도 잊혀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천하무적토요일이 비난받는 이유 중 또 하나는 바로 KBS라는 것이다. 공영방송이지만, 정치적인 색깔이 짙은 KBS는 봉하마을에서도 쫒겨날 정도로 민심을 잃었다. 정치적 하수인이라 불리는 KBS에서 이런 일이 또한 발생했으니 사람들의 원성이 더 클만도 하다. 어느 방송사나 다 도토리 키재기이지만, KBS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날에 모든 예능 프로가 결방한 상태에서 천하무적토요일을 방영했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갖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천하무적토요일이 보여준 시청률 지상주의와 기회주의적인 모습은 대한민국 국민들을 우롱하는 모습으로 비춰졌을 뿐이다.

정규 방송 시간에 방송을 한 것이 무슨 잘못이냐는 의견도 있다. 그리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고 모든 방송사가 애도 방송만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모든 스포츠, 경축 행사도 중지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은 방송을 했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KBS의 만행을 보아왔고, 천하무적토요일이 기회를 틈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무언의 약속을 깼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KBS의 프로그램에서 나왔다는 것에 비난이 있는 것이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있다. 그것도 28만원짜리 문어도 아니고, 서민을 위해 변호하고, 시민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했던 국민과 가까이 있는 대통령이었으니 더 안타깝고 슬프다. 촛불 애도 행렬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모든 국민이 충격에 빠져 있는 이 때에, 그리고 모든 예능 프로그램이 자진해서 결방하겠다고 말한 이 시점에 나온 얍삽한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생각한다. 앞으로 이 일에 대해 천하무적토요일이 어떻게 대응할 지 기대...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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