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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의 묘미는 역시 성나정의 남편 찾기이다. 누가 남편이 될 것인가를 두고 계속 힌트를 주고 있는 제작진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힌트를 하나씩 던져주었다. 결혼식장에서 신랑을 보고 하객들이 덩치가 좋다고 말한 것이다. 우선 빙그레는 탈락. 가장 덩치가 좋은 사람은 칠봉이다. 우선 쓰레기는 180cm에 70kg, 칠봉이는 183cm에 73kg, 해태는 181cm에 67kg이다. 칠봉이가 키나 몸무게에 있어서 가장 덩치가 크기에 남편에 가까운 것 같다. 



또한 1만 시간의 법칙이 13회의 주제였다. 1만 시간의 법칙은 말콤 글래드웰이 쓴 아웃라이더에 나왔던 내용으로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1만 시간의 노력이 들어갔다는 내용이다. 1만 시간을 24시간으로 나누면 416일정도 나온다. 하지만 책에서 나온 1만 시간의 법칙은 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에 20시간씩 꾸준히 노력했을 때를 이야기한 것으로 총 10년 정도가 걸린다. 응사에서는 인간관계든, 사랑이든, 재능이든 1만 시간이 걸러야 그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메세지로 남겼다. 



때는 1995년. 그리고 결혼은 2002년. 7년간 누가 끊임없이 노력할 것인지가 남편을 결정짓지 않을까 싶다. 이미 13회에서 쓰레기는 나정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키스를 하게 된다. 1995년부터 사귀기 시작했으니 만약 쓰레기와 결혼을 한다면 7년간 사귀고 난 후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일테다. 

칠봉이? 


반면 칠봉이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뉴욕양키즈의 포수였던 요기 베라의 명언을 인용한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말을 인용함으로 나정에 대한 마음을 접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쓰레기와 나정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질 것이고, 칠봉이는 그 옆에서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게 될텐데, 과연 어떻게 7년 사이에 역전을 할 것인지, 또한 칠봉이와 나정이 잘 된다고 하더라고 쓰레기와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가 남은 응사의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현재 13회로 1회 연장하여 21회까지 진행되는 응사에 남은 차수는 8회이다. 앞으로 8회가 남았는데, 8회동안 그냥 이대로 쓰레기와의 로맨스로 끝을 낼 것인지, 아니면 20회쯤 새로운 로맨스가 시작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13회에 연결된 쓰레기-나정보다는 후반부에 새로운 커플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8회라는 시간 동안 쓰레기와 나정의 관계가 유지되기에는 너무 스토리가 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태? 


더구나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칠봉이. 옆에서 쓰레기와 나정의 사랑을 보며 가슴 아파할 칠봉이가 앞으로 그려질 것이다. 하지만 또 한명의 라이벌이 있으니 칠봉이 다음으로 덩치가 좋은 해태이다. 해태는 방위의 실수로 인해 입대 이틀 전에 입대사실을 알게 되고, 바로 군대를 가게 된다.  

군대에 갈 때까지 해태는 나정과 쓰레기가 사귀는 것을 모르게 되고, 군대에 가서도 그들의 사랑에 노출되지 않게 된다. 3년의 시간은 사랑이 식기 충분한 시간이고, 해태가 나올 때 쯤은 또 새로운 환경이 되어 있을 것이다. 1995년에 군대에 간 해태는 1997년 쯤 전역을 하게 될 것이고, 현재 레지던트인 쓰레기는 전문의 시험 준비 중이니 그 때 쯤이면 공중보건의로 가거나 군의관으로 가게 될 것이다. 1994년에 인턴이었고, 1995년에 레지던트이기 때문에 보통 레지던트가 3년~4년 정도 하기에 해태가 전역할 때 쯤 쓰레기는 군의관이든 공중보건의든 군대를 가게 된다. 


즉, 본격적인 러브라인은 1997년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쓰레기와 칠봉이의 대결이 아닌 칠봉이와 해태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11화에서는 칠봉이가 선배들과의 야구 경기에서 라이벌 타자였던 박재홍과 정면승부를 하다거 걸렀더니 다음 타자에게 만루홈런을 맞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해태의 등장을 예고하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앞으로 남은 8회동안 스토리를 어떻게 견인해나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평균시청률이 1% 더 올라 9%대가 되었고, 순간시청률도 11%로 새로운 기록을 새워나가고 있다. 이렇게 회마다 1회씩 늘려나간다면 마지막회는 20%를 찍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응답하라 1994는 케이블 방송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고, 이는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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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는 응답하라 1994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드라마가 시작되자마자 매의 눈으로 다음 회를 예측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응답하라 1994를 보는 재미이다. 11회에서는 시작하자마자 눈여겨 볼만한 장면이 나왔다. 성동일이 귤을 사와서 모래시계를 보는데 빙그레가 먼저 귤을 까서 쓰레기에게 전해준다. 쓰레기는 이일화에게 전해주고, 이일화는 성동일에게, 성동일은 칠봉이에게, 칠봉이는 성나정에게, 성나정은 다시 쓰레기에게 전해주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좋아하는 사람에게 귤을 건내준 것이다. 즉, 이 귤은 큐피트로 쓰레기에서 이일화로의 전달만 빼놓고는 모두 좋아하는 사람에게 귤을 전달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나정이 쓰레기에게 전해준 귤은 쓰레기의 손에서 넘어오지 않음으로 (끝까지 먹지 않고 손에 가지고 있음) 쓰레기가 성나정의 마음을 받아들일지 고민하는 모습을 나타내주었다. 



이 뿐 아니라 식탁에서는 이일화는 해태를 보며 성동일 젊었을 때랑 똑같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하였다. 이로써 쓰레기와 칠봉이의 대결에서 해태가 등장한 것이다. 11화의 내용은 내내 새로운 복명으로 해태가 나타났음을 암시했고, 칠봉이는 선배들과의 야구에서 박재홍과의 정면대결 혹은 보내기에 대해서 고민하다 의외로 복병이었던 다음 타자에게 만루 홈런을 맞음으로 새로운 라이벌의 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금도 이런 복선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또한 예고 역시 스토리를 짐작하는데 단서를 제공해주고 있는데, 다음 주에 해태와 삼천포가 성나정을 애타게 찾고, 성나정은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모습을 통해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이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995년 6월에 일어난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은 11회가 시작된 시점이 1995년 2월이기에 12회에서는 6월쯤으로 설정될 듯 싶기에 얼추 시기가 맞아떨어진다. 이에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 슈퍼 대신 삼풍백화점을 이용하던 칠봉이가 삼풍백화점 때 다쳐서 야구를 못하게 된다는 설도 있고, 임성한 버전으로 쓰레기가 이 때 사고로 죽게 되고, 2013년에 나오는 쓰레기는 쌍둥이 형인 쓰레기의 형이라는 막장설도 나오고 있다.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하지만 이런 모든 복선은 제작진이 만들어 놓은 덫이다. 제작진은 계속 김재준이 누구인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고, 배우들 역시 누가 김재준인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제작진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있는 모든 복선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똑똑해졌다. 복선을 통해 스토리를 유추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화환의 내용을 매의 눈으로 포착하여 쓰레기 형의 이름을 알아내기도 하고, 심지어 칠봉이가 들어가 잔 방의 아파트 도면을 찾아내어서 그 방이 안방임을 알아내기도 한다. 쓰레기가 보고 있던 만화책의 한 컷을 포착하여 그 컷만으로 몇번째 책인지 알아내어 1994년에는 아직 발매가 되지 않은 책임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런 매의 눈으로 복선들을 찾아내고 복선을 토대로 스토리를 유추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많은 드라마가 이런 시청자의 예리함에 무차별적으로 당하기 일쑤였다. 너목들의 경우는 스포일러가 유출되기도 했고, 비밀 역시 복선들을 미리 잘 파악하여 스토리를 미리 예견하기도 했다. 작가들은 이런 시청자들의 예리함을 피해가기 위해 스토리를 바꾸다가 오히려 중구난방으로 결론내 버리기도 한다.

응사의 제작진은 이런 시청자의 시청 습관을 역이용했다. 복선으로 스토리를 유추한다는 사실을 역이용하여 복선을 통해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만들었고, 여러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복선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응사는 마치 시청자와 밀당을 하듯 연출을 하고 있다. 김재준을 맞춰보라는 대전제하에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지만 실은 응답하라 속으로 푹 빠져들게 만드는장치일 뿐인 것이다.

추측을 통해 소통하는 드라마


자고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프로그램은 흥한다. 1박 2일 제작진이었던 응사 제작진은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1박 2일 때 시청자와의 소통을 통해 전설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어떤 프로그램보다 시청자와 소통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고, 응사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복선을 통해 시청자들이 다양한 스토리들을 만들어낼 수 있게 제공해주고, 김재준이 누굴까라는 퍼즐을 맞춰가면서 이런 저런 단서들을 줌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복선들을 기가막히게 찾아내면서 모두가 같이 응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응사는 이제 모두의 추억이 되어가고 있고, 성나정, 쓰레기, 칠봉이, 빙그레, 해태, 삼천포, 정대만은 우리의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복선이 또 나올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어떤 스토리들이 나오게 될지, 제작진은 또 어떻게 그걸 이용해서 응사의 시청률을 견인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칠봉이와 쓰레기의 캐치볼에서순간 최고 시청률이 10.6%가 나온 응사. 케이블에서 3%대만 나와도 지상파로 따지면 20%정도의 시청률이라 하는데 10%가 넘는 시청률은 기록적인 시청률이다. 같은 날 SBS의 열애 17회가 6.5%, MBC의 사랑해서 남주나 16회가 9.7%였음을 감안하면 지상파를 넘는 경이적인 기록인 것이다. 앞으로 어떤 기록을 또 갈아치울지 응사의 이유있는 질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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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는 예능같은 드라마다. 제작진이 1박 2일 군단이라 그런지 몰라도 응사에는 곳곳에 예능적인 요소가 가미되었다. 특히 15일에 방영된 9회에서는 매직아이가 메인 소재였다. 1990년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온국민을 사시로 만들었던 매직아이. 눈을 가운데로 모으고 보고자하는 의지를 내려 놓는 순간 그림에서 뭔가가 입체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매직아이다. 응사에서는 이 매직아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다.모두가 매직아이를 잘 보는데 성나정만 잘 보이지 않자 성나정은 칠봉이에게 내기를 걸게 되고, 칠봉이는 나정이에게 매직아이 하나를 풀어보라고 내 주었다. 
 


하지만 결국 나정은 매직아이를 풀지 못하게 되고, 정우는 이 매직아이를 보았지만 칠봉이가 내 준 것이라는 것을 알고 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어떤 매직아이일까 궁금해하던 찰라에 마지막 장면으로 이 매직아이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며 끝을 맺게 된다. 

어떤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문제를 내주고 답을 스스로 찾으라고 말을 할까? 응사는 과감히 시청자에게 문제를 내 주었고, 응사의 매직아이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이슈까지 끌어내었다. 매직아이를 보는 방법은 그림의 1/3 중간 지점과 2/3 중간 지점에 가상의 점을 찍고 뚫어져라 보게 되면 입체적인 이미지가 보이게 된다. 그리고 이 매직아이를 통해 볼 수 있는 그림은 "하트"이다.



문맥을 통해 대충 짐작할 수는 있었지만, 칠봉이가 자신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알리고자 선택한 퀴즈인 것이다. 하지만 성나정은 끝까지 못알아보게 되고, 이는 성나정이 칠봉이의 사랑을 아무리 뚫어지게 보아도 볼 수 없다는 점을 암시하기도 한다. 즉, 칠봉이와 나정이는 안타까운 사랑이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칠봉의 마음과 나정의 마음을 모두 안 정우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빙그레의 마음까지 빼앗아가버린 정우는 응사의 모든 키를 쥐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 편에서는 해태와의 로맨스도 기대하게 만들게 된다. 현재까지 이름이 밝혀진 사위 후보는 삼천포 김성균 밖에 없다. 김성균은 도희의 짝으로 결정되었고, 이제 남은 후보는 빙그레, 정우, 해태, 칠봉이만 남았다. 정우와 칠봉이는 이미 러브라인이 들어갔고, 빙그레는 엉뚱하게 게이 코드를 담고 있다. 정우가 김씨이고, 칠봉이와 빙그레는 김씨에 같은 돌림자를 사용하고 칠봉이는 마지막자가 "준"이라는 점이 밝혀지며 모두 김재준이라는 남편 후보에 더 명확해졌지만, 해태만 아직 이름에 대한 어떤 힌트도 나오지 않았다. 



매직아이처럼 계속 혼돈스럽게 하는 남편 찾기는 매직아이를 직접 시청자에게 풀어보라고 낸 퀴즈처럼 남편 찾기도 직접 풀어보라고 퀴즈를 내고 있는 것이다. 매직아이로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올린 드라마는 응사가 처음일 것이다. 응사의 매력은 바로 이런 과감한 시청자와의 소통이 아닐까 싶다. 이미 제작진은 1박 2일을 통해서 시청자와의 소통이 얼마나 파워풀한지를 경험했을 것이다. 그리고 응사에서도 이런 요소를 가져다 놓아 2013년 최고의 드라마를 만들어가고 있다.

마치 1994년에서 2013년으로 응답을 해 오는 것첱럼 1994년도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2013년인 요즘 다시 떠오로게 하는 것 같다. 추억을 회상한다는 것은 아름다움일 것이다. 응사의 메세지는 우리의 아련한 추억, 비록 스마트 시대로 빠르게 발전해나가고 있지만 아날로그 감성은 더 그리워지고 더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는 것을 추억을 통해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응사의 남편 찾기와 매직아이를 통해 응사속으로 더 빨려들어갈수록 그런 추억에 더 젖어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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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를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지금까지 이런 종류의 드라마는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이 하는 말을 빌리자면 리듬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스토리를 가지고 노는 드라마다. 응답하라 1994의 재미는 추리 소설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제작진과 두뇌 싸움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제작진 VS 시청자



이는 1박 2일 군단이 응답하라 1994를 만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까지 담당을 한 이우정 작가를 비롯하여 1박 2일 때 그 멤버 그대로가 다시 응답하라 1994를 찍고 있다. 1박 2일에서도 예능으로서는 실험적으로 제작진과 출연진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갔고, 나영석이라는 스타PD를 만들어냈다. 꽃보다 할배 역시 나영석 PD의 주도하에 대결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응답하라 1994 역시 보이지 않는 제작진과의 대결이 있다. 시청자들에게 문제를 내고 풀게 하는 것이다. 질문은 성나정의 남편은 누구일까이다. 성나정이 남편 후보감들을 하숙집에 모아두고 누가 남편이 될지 추측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종 단서들을 여기 저기 남겨둔다. 이는 응답하라 1997에서 이미 재미를 본 방법이다. 윤윤제와 윤태웅 사이에서 성시원이 누구를 택할 것이냐를 두고 각종 추측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추리 드라마



이번에는 한술 더 떠서 가장 중요한 단서를 남긴다. 바로 남편의 이름을 미리 밝힌 것이다. 그 이름은 바로 김재준이다. 그래서 이제 응답하라 1994는 김재준 찾기 드라마가 된 샘이다. 이제부터 제작진과 시청자의 머리 싸움이 시작된다. 김재준이 누굴까? "매형 전화받으세요"라고 했을 때 받은 손은 누구의 손인가? "야~ 김재준"이라고 했을 때 쳐다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계속해서 결정적 단서를 남긴다. 

예능에서는 이런 문제를 낸다. 답이 개나리라면 답을 미리 알려준다. 그리고 그것이 1번의 개나리인지, 2번의 개나리인지 맞추게 하는 것이다. 1번의 개나리라고 답하면 틀렸다며 1번은 개날라리 하는 것처럼 답의 결정권은 맞추는 사람이 아닌 문제를 낸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4 역시 문제는 시청자가 아닌 제작진이 내고 맞추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다. 시청자들은 단서들을 모아서 답을 좁혀간다. 점점 좁혀갈수록 제작진이 걸어놓은 덫에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반전 드라마



5회 차마 하기 힘들 말에서는 이런 대표적인 사례가 나온다. 푸짐한 아침 식사는 신촌 하숙의 전매특허이지만 특별히 그 날은 더 많은 반찬이 있었다. 이유는 각 하숙생의 부모님들이 각 산지의 특산물들을 보내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 난 후 모두 배탈이 나고 만다. 과연 누구의 반찬 때문에 배탈이 난 것이었을까? 처음부터 단서를 준다. 삼천포는 평소 예민한 성격으로 간장게장을 맛보고 맛이 상한 것 같다며 투정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괜찮다며 먹게 된다. 그리고 배탈이 나자 간장게장을 보낸 정대만 조윤진만 의심을 받게 된다. 특히 삼천포에게 말이다. 

하지만 에피소드가 진행되면서는 배탈이 같은 타이밍에 나질 않는다. 어떤 사람은 좀 일찍 나고 어떤 사람은 좀 늦게 나거나 아예 화면에서 보여주지 않는 식으로 나온다. 시청을 하면서 시청자들은 배탈이 안 난 것 같은 사람을 찾으며 누구의 음식이 상했던 것인지 추측을 하게 되고, 한명씩 소거해가며 범인을 찾아간다. 끝으로 갈수록 정대만의 간장게장이 확실해진다. 화면에 나오지 않았던 칠봉이도 괜찮아 보였지만 인터뷰에서 초반에 배가 아파서 제구가 잘 안되었다고 나온다. 그리고 이어진 돌발 영상에서는 성동일의 화장실 급한 전력질주가 나오게 된다. 

이제 모든 것이 정대만의 간장게장 때문이라고 단정짓는 순간, 결정적인 한마디가 쓰레기에게서 나온다. 성동일은 간장게장을 안먹은 것이다. 먹으려고 입에까지 넣었다가 선수가 다치는 바람에 나가버리고 만다. 그런데도 배탈이 났으니 간장게장은 상한 음식이 아니었다는 결론이 난다. 그리고 마지막에 상한 음식의 정체가 밝혀진다. 허무하게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물이었다. 물이 상하다니... 

추측 + 반전 = 몰입



응답하라 1994는 김재준을 찾게 만든다. 이런 단서도 주고 저런 단서도 준다. 심지어 6회에서는 응답하라 1997에 나왔던 주연과 김종민이 이어지는 스토리를 연상케 하는 카메오로 나오게 된다. 주연은 윤태웅과 결혼하는 준희의 선배 의사로 나온다. 스타킹을 벗는 버릇으로 인해 윤태웅과 친해지게 되었고, 나중엔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응답하라 1994에서 역시 의사로 나온다. 쓰레기와 동기로 말이다. 아직 학생인 주연은 점을 본 이야기를 한다. 용하다는 집에서 점을 보았는데 잘생긴 부자집 사람과 결혼을 하는데 같은 병원에 있다고 한다. 응답하라 1997의 윤태웅과 결혼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점쟁이는 김일성이 1994년에 죽고, 1994년 여름은 몇십년만에 최고 더위를 기록하는 것까지 맞춤으로 신빙성을 더했다. 

또한 이런 여지도 남겼다. 응답하라 1997에서 스타킹을 아무데서나 벗는 것으로 인해 윤태웅과 인연이 되었듯, 쓰레기 앞에서 스타킹을 벗었기에 쓰레기와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여지 말이다. 물론 잘생기고 부자는 아니지만... 

빙그레의 경우도 재미있는 단서를 주었다. 왕 게임을 하여 일부러 정대만과 삼천포를 화해시키려 하지만 엉뚱한 사람들만 뽀뽀를 하게 된다. 칠봉이와 성나정이 그렇고, 빙그레와 쓰레기가 그랬다. 빙그레와 쓰레기의 뽀뽀는 벌칙이었지만 빙그레의 눈빛과 당황한 기색은 빙그레가 게이일 가능성을 가져다 주었다. 



응답하라 1997에서도 게이가 있었다. 바로 강준희. 강준희 또한 의사였기에 빙그레와 겹치는 캐릭터가 된다. 그리고 성나정의 남편 후보인 쓰레기에게 호감을 느낀다. 강준희가 성시원의 남편인 윤윤제를 좋아했던 것처럼 말이다. 빙그레가 좋아하는 쓰레기가 과연 성나정의 남편이 될까? 

이 외에도 재미있는 요소들을 곳곳에 넣었다. 6회에 나왔던 아이들이 이름은 박정우와 박선우. 얼마 전 드라마에 한 획을 그었떤 tvN의 나인의 주인공 이름이 박선우였고, 그 형 이름이 박정우였다. 

이런 추측들은 몰입을 하게 만든다. 어떤 드라마가 손이 누구의 손인지 주목하게 만들까? 어떤 대사를 했는지 기억하게 만드는 드라마는 응답하라가 처음인 것 같다. 대사 하나도 신 하나도 놓칠 수 없이 꼼꼼히 보게 만드는 이런 추측들은 극에 대한 몰입을 극대화한다. 아직 6회 밖에 하지 않았는데 20회 이상 한 것처럼 익숙해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또한 단순히 추측만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전을 준다. 4회까지만 해도 빙그레가 성나정 남편 후보에 올랐었는데 왕 게임 이후로 후보에서 탈락되었다. 하지만 이도 아직 게이임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지는 남아있는 부분이다. 칠봉이와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그려지고, 마지막 장면에는 쓰레기의 손이 매형의 손으로 나왔다. 폐경인줄 알았던 이일희는 임신이었고, 또한 성나정의 아들이라고 생각되었던 쑥쑥이는 성나정의 아들이 아닌 성동일과 이일화의 아들이었고, 성나정의 동생이었다. 

이런 반전들은 단서를 통한 추측이 한쪽으로 쏠렸을 때 균형을 주며 다시 처음부터 추리하게 만든다. 6회까지 보면서 4회까지 결정지었던 단서들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고, 다시 원점이 되며 더욱 혼란스럽게 되었다. 

답은 다른 곳에 있을지도... 



해태가 여자친구와 전화로 싸우게 된다. 왜 싸우게 되었냐고 물으니 여자친구 생일이 금요일인데 금요일에 시험이라 토요일에 내려간다고 했더니 내려오지 말라고 했고, 그럼 금요일에 내려간다고 했더니 또 내려오지 말라고 해서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성나정과 조윤진에게 물어본다. 성나정과 조윤진은 다른 예를 들며 설명을 해 주는데 여자친구가 집에 페인트 칠을 했는데 집에 들어가서 문을 닫으니 페인트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문을 열어 놓자니 대로변이라 매연이 들어오고 할 때 어떤 답이 올바른 답일까라는 질문으로 설명을 했다. 해태와 삼천포는 문을 닫을지 안닫을지에 대한 답을 했고, 성나정과 조윤진은 "괜찮아"가 정답이라고 했다. 

답은 김재준을 찾는 것이 아닐수도 있다. 응답하라 1994. 그것이 보여주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 김재준 찾기에 열중할 때 실은 아무도 모르게 어떤 메세지를 제작진은 심고 있을까? 사랑? 우정? 

답이 어디에 있건 응답하라 1994의 전략은 성공했고, 김재준 찾기 놀이로 몰입은 최고조가 되었고, 시청률도 최고 6.8%를 찍는 기염을 토하며 국민 드라마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응답하라 1994. 답이 다른 곳에 있을지라도 김재준 찾기는 계속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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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는 마치 추리소설같은 느낌이다. 지금까지 이런 드라마의 형태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대놓고 누가 성나정의 남편일지 추리해가며 보는 예능같은 드라마는 처음인 것 같다. 마냥 웃기는 것도 아니고 감성은 순정만화여서 가을을 흠뻑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응답하라 1997에서도 끝까지 누가 성시원의 남편이 과연 누구일지 궁금하게 만들며 마지막에 그 결과를 알려주었는데, 이번 응답하라 1994에서도 역시 남편이 누구인지 찾는 것에 대해서 가장 먼저 다루었다. 

왜 남자 캐릭터들은 이름이 없을까?

 


응답하라 1994의 인물관계도를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인물들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고 닉네임만 적혀 있다는 것이었다. 쓰레기, 칠봉이, 삼천포, 해태, 빙그래라는 닉네임만 있을 뿐 누구도 그 본명을 밝히지 않았다. 심지어 홈페이지에서도 본명이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들의 본명이 이 드라마의 핵심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4회에서 나온 성나정의 남편 이름은 김재준이다. 김재준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성나정의 남편인 것이다. 그럼 이름이 김재준인 사람만 찾으면 된다. 총 20부작 중 아직 4회 밖에 안했는데 마지막회에서 나와야 할 남편의 이름을 초반에 미리 밝힌 것은 제작진의 자신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한도전 알레스카편에서 무작정 김상덕씨를 찾았던 그 에피소드처럼 응답하라 1994에서도 이름을 먼저 밝히고 누가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인지 추리해 나가며 보는 드라마인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누가 김재준일지 생각하며 보다보면 각 캐릭터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흠뻑 빠지고 만다. 드라마의 곳곳을 유심히 보게 되고, 그것은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증가시킨다. 응답하라 1994에서 가장 강력한 낚시는 아마도 성나정의 남편 김재준은 누구일까요?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기꺼이 그 미끼를 덥썩 물고 싶게 만드는 제작진의 밀당은 응답하라 1994만의 매력이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까지 남편이라 할 수 있을만한 근거는 무엇이 있을지 한번 샆펴보도록 하자. 

1. 쓰레기의 성은 "김"씨다.



성나정의 친오빠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친오빠의 가장 친했던 친구인 쓰레기. 가장 유력했던 성나정의 남편감이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후보에서 멀어지고 있다. 성나정이 어릴 적 들고 다니던 물개 인형. 자신의 오빠의 무덤에 같이 묻은 물개인형을 아는 사람은 쓰레기뿐이다. 오빠의 기일이 되자 한없이 슬퍼진 성나정에게 쓰레기가 선물을 하나 주는데 바로 물개인형이었다. 소포로 온 물개인형에 적혀 있는 받는 사람의 이름이 "김"씨였다. 

성나정 남편의 이름은 김재준. 쓰레기의 성은 김씨. 쓰레기는 과연 김재준일까?

2. 칠봉이는 이름에 "준"이 들어간다. 




칠봉이는 쓰레기와 함께 가장 유력한 남편 후보이다. 야구 선수인 칠봉이는 성나정에게 관심을 보인다. 자신과는 다른 모습인 성나정에게 끌리는 칠봉이는 2013년에서 한가지 힌트를 남긴다. 칠봉이가 졸리다고 하자 들어가 자라고 하고 방으로 들어갈 때 칠봉이는 마치 자신의 집마냥 편하게 웃옷을 벗으며 잠을 청하러 들어간다. 칠봉이는 나정의 집이 편한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또한 빙그레가 칠봉이를 부르다 안돌아보자 이름을 말하게 된다. "준"이라는 이름은 칠봉이의 이름 중 하나일 것이다. 외자이거나 이름의 마지막자를 애칭처럼 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칠봉이는 김O준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3. 빙그레와 칠봉이는 같은 돌림자를 사용한다. 



빙그레와 칠봉이는 이종사촌인데 아버지의 성이 우선 같다. 그리고 이름이 비슷하다는 힌트가 나왔다. 칠봉이의 이름의 끝자가 "준"이기 때문에 빙그레 역시 후보에 들어간다. 빙그레와 칠봉이의 성이 "김"씨이고 돌림자가 마지막자 "준"이라면 김O준으로 김재준이라는 후보에 들어가게 된다. 또한 빙그레는 2013년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현관문에 서 있을 때 성나정이 시킨 커피를 사오기도 했기에 빙그레 역시 유력한 남편 후보감이다. 

4. 김재준은 서울 지리를 잘 모르고, 귀찮아한다. 



김재준에 대한 힌트 중 2013년에 성나정이 남편에게 전화를 하며 이사한 집의 자세한 위치를 설명한다. 지하철부터 시작하여 오는 길을 상세하게 설명하기에 서울 지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블루베리 요거트 및 이것 저것을 주문하자 남편이 무어라고 하고, 성나정은 알았다며 아무거나 사오라며 말한다. 매사에 귀찮음이 있는 사람이 남편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 지리를 잘 모르고 귀찮아한다는 점을 보아서는 우선 칠봉이는 제외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사는 칠봉이는 서울지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 또한 여자에게 세심한 배려를 해 주는 젠틀남으로서 남편이었다면 성나정의 주문대로 모두 사다 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이 이 장면이 나왔을 때는 쓰레기가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4회까지 본 후에는 빙그레 역시 그 후보로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빙그레는 의대에 들어간 수재임에도 아버지의 뜻에 따라 간 것이기 때문에 의대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길 원한다. TV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PD가 되고 싶은 모양이다. 의대 수업에 계속 빠지게 되고, 쓰레기가 와서 엄포를 넣자 그제서야 학교에 가기도 한다. 의대 학교 수업을 빠지고, 학교마저 다른 곳으로 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빙그레 역시 복잡한 주문이 오면 귀찮아하는 스타일이 아닌가 싶다. 



현재까지 예측할 수 있는 김재준의 후보는 쓰레기, 빙그레, 칠봉이다. 우선 삼천포와 해태는 김재준이라는 힌트가 나오지는 않았다. 제작진은 아마도 5명 모두를 후보로 올릴 생각인 것 같다. 아직까지 이름을 모두 밝히지 않았고, 앞으로도 알려줄 듯 하면서 알려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힌트를 계속 흘리며 나머지 16회까지 시청자와 밀당을 하게 될 것이고, 강력한 반전이 숨어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김재준 찾기는 드라마의 재미 요소와 몰입도를 높혀주는 장치일 뿐 핵심적인 내용은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김재준 찾기라는 놀이를 통해서 응답하라 1994는 드라마의 새로운 공식을 만들게 되지 않을까. 수많은 추측들이 나올테고 그것들은 응답하라 1994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누가 김재준일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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