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명랑히어로, 김구라를 위한 프로

이종범 2008. 4. 20. 16:59
랑히어로가 4회째 방영이 되었다. 4번 모두 배꼽이 빠질 정도로 재미있게 보았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체인지는 무한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게스트의 미스케스팅과 2,3회부터 보인 비슷한 구조 때문에 묻힌 반면, 명랑히어로는 라디오스타라는 비주류 MC를 전원 데리고 나와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주 신선한 토크태클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게다가 토요일 오후 5시의 시사토크인데도 말이다.

명랑히어로의 가장 큰 수혜자이자, 물만난 고기는 바로 김구라이다. 평소 동료들 뒷담화나 까는 독설가로 비호감 대표 개그맨이지만, 명랑히어로에서 만큼은 세상을 향한 독설이 시원하기만 하다. 김구라의 영향인지, 다른 멤버들도 거침없이 책임질 수 없는 멘트를 날리곤 한다. 심지어 윤종신은 대통령에게 생필품에 대해 에드리브를 한다는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백분토론에 김구라가 나온다면...

김구라는 특히 정치 쪽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나름대로의 정치 철학이 있어서 그런지 그가 하는 말에 신뢰가 가기도 한다. 김구라의 말에 신뢰가 간다는건 나도 참 놀랄 일이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해 낼 사람은 김구라밖에 없는 것 같다. 놀부 구라, 독설 구라, 불독 구라등 여러 비호감 별명을 가지고 있는 과턱(턱이 과하게 나왔다 하여) 김구라는 명랑히어로를 통해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 같다. 나중에 시사프로나 백분토론에 나온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이번 방영분의 첫번째 주제였던 총선 투표율에서도 뽑을 사람이 없어 투표를 안했다는 김성주와 달리 투표는 꼭 해야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김구라를 보며 김구라에 대해 더 호감이 가게 되었다. 김성주의 말처럼 정말 뽑을 사람이 없어서 기권란이 있으면 기권을 찍어 기권표가 많이나오면 다시 투표를 하는 그런 제도도 공감이 가긴하지만, 어차피 변명이고, 투표권 자체는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지켜야할 의무이다. 민주주의의 발생지인 그리스에선 선거를 안하면 1년 징역까지 시킨다니 투표권의 중요성은 민주주의의 근간일 수도 있다.

유정현 당선인과의 통화

이번에 총선에 당선된 유정현 당선자와의 통화에서도 김구라는 독설을 서슴치 않았다. 살살해달라는 유정현의 말에 꿈쩍도 안하고 인상을 쓰며, 국회의원도 예능프로에 나오라고 말하는가하면, 형은 몸싸움 하지 말라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유정현 특유의 넉살로 김구라의 공격을 잘 피해가긴 했지만, 누구나 그런 말을 직접 이야기하길 원할 것이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 해 주니 속이 시원해진다.

보통은 제대로 된 말 속에 조금의 실수라도 있으면 그것이 부각되곤 하지만, 김구라는 워낙 독설과 망언에 가까운 소리를 자주하다보니 가끔 제대로 된 말을 하면 그것이 부각되는 것 같다. 동료 연예인들에게까지 뒷담화나 개그소스로 삼는 일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세상을 향한 그의 독설은 평소 그의 행동으로 보았을 때 진심임을 느끼게 되고, 그가 더욱 악독해질 수록 더 공감되고 후련한 것 같다.

명랑히어로에서 명랑부분은 다른 멤버들이 맡아서 해 주는 것 같고, 히어로는 김구라인 것 같다. 사회를 향한 거침없는 발언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해준다면 명랑히어로는 인기를 지속하고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태클쇼를 보다가 어워즈를 보면 정말 재미가 없다. 어워즈는 왠지 명랑히어로의 명분을 살리기 위한 코너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명랑히어로의 핵심은 태클쇼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태클쇼의 중심에는 김구라가 있다. 앞으로 펼쳐질 명랑히어로의 김구라식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