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예능

증강현실 예능, 뜨거운 형제들

이종범 2010. 6. 29. 06:59
예능의 새로운 장르가 탄생했다. 그건 바로 일밤의 뜨거운 형제들. 리얼 버라이어티가 예능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면, 뜨거운 형제들은 새로운 역사를 열고 있는 셈이다. 뜨거운 형제들은 무한도전의 아바타 놀이를 소개팅 아바타 놀이로 가져오면서 아바타 열풍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고 그 모습은 매우 창의적이고 고무적이다.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 LAYAR. 카메라를 켜면 주변에 트위터 유저들이 나타난다.


증강현실. 실세계에서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요즘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증강 현실 어플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2010년의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Augmented Reality. AR이라고도 하는 증강현실 기술은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들고 카메라를 켜면 원하는 장소로 나를 인도해 준다던가, 건물들을 배경삼아 테트리스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단지 카드 한장일 뿐인데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실사같은 애니메이션이나 영상이 나오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도 바로 증강현실이다. 눈으로 보이는 리얼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혼합현실이 바로 증강현실이다.


바로 이 증강현실을 예능에 접목시켜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것이 뜨거운 형제들이다. 그리고 그것을 내 임의로 증강현실 예능이라 명명하겠다. 그 컨버전스는 시청자들에게 먹히고 있다. 사람들은 뜨거운 형제들에 열광하고 있고, 서서히 일밤을 일으키는 주역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독점중계로 힘들었던 월드컵 기간동안 뜨거운 형제들은 시청자들에게 더욱 관심을 받았을 정도로 뜨거운 형제들의 독주가 기대된다.

뜨거운 형제들이 이번 주에 시도한 것은 가상MT. 시골로 간다거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시원한 MBC 스튜디오 안에서 MT를 즐긴 것이다. 가상으로 MT라고 설정하고 스튜디오를 MT장소로 꾸며 놓았다. 그 모습은 흡사 패떴과 1박 2일을 닮아있었다. 일요일밤의 경쟁 상대들을 염두한 패러디가 아닐까 싶다. 올드팀과 영팀으로 나누어 형님들과 아우들로 나눈 것도 인상적이었다. 쓸데없이 YB, OB처럼 영어를 남발하는 것보다 형님과 아우가 더 와 닿았다.



MT장소와 게임은 제작진에서 세팅하고 가상으로 이미 꾸며진 것이지만, 뜨거운 형제들이 접하고 반응하는 것은 리얼이다. 리얼과 가상이 의도적으로 합쳐진 증강현실인 것이다. 그리고 막내 기광이 배가 아프다고 나간 뒤 쌈디를 아바타로 삼아 형님들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명령어를 말로 입력하면 쌈디는 기광의 아바타가 되어 시키는 것을 해야 하는 것이다. 기광이 명령어를 입력하는 공간이 현실이고, 쌈디가 형님들을 괴롭히는 공간이 가상인 것이다.




그러다 쌈디의 이상 행동을 눈치챈 뜨거운 형제들은 기광이 조종하고 있는 상황실인 현실을 급습한다. 현실과 가상이 만나 새로운 증강현실을 만들어내고 있는 장면이다. 저녁 먹을거리를 사러 갈 때도 스머프가 동행하고, 유도부가 난입해 있는 설정들은 모두 가상이지만, 현실속에 가상이 들어와있다. 마치 스마트폰으로 증강현실 어플을 켜 놓은 것처럼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스머프들이 등장하고, 로비에는 유도부 연습실을 끌어왔다. 그리고 그 난관을 뚫고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뜨거운 형제들은 리얼로 가상에 응답한다. 가상이지만 현실이고, 현실이지만 가상인 이 공간은 멤버들에게 리얼한 리엑션을 만들어내게 한다.

뜨거운 형제들이 주목되는 이유는 이런 트랜드를 바로 적용시켜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인기가 있다고 하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너무 많은 리얼 버라이어티가 나와서 이젠 식상할 정도가 되었다. 또한 100%리얼은 없다는 말처럼 리얼과 각본의 아슬 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시청자의 날카로운 눈매를 피해 다녀야 했다.



하지만 증강현실 버라이어티, AR 버라이어티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장르를 개척하였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그 시도에 반응하고 있다. 증강현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생각의 판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패더다임에 묶여 살아간다. 그 패러다임을 깨기란 쉽지 않지만 창의력과 도전은 형성되어 있는 판을 깨뜨려 버린다.

새로운 패더다임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자극을 주게 되고, 유머를 만들어낸다. 개그의 기본 컨셉이 고정관념을 극단적으로 벗어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슬랩스틱도 걸어가다 전혀 예상치 못하게 넘어지게 된다. 단지 넘어지는 행위일 뿐인데 사람들은 배꼽을 잡고 웃는다. 그건 일반적인 고정 관념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또한 막장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생각의 틀을 넘어서 극과 극을 달리는 무리한 설정으로 인해 충격과 자극을 주게 되고 실소같은 유머 아닌 유머도 만들어낸다. 


그래서 뜨거운 형제들에선 막장드라마의 요소도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질이 다른 이유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이 증강현실 예능은 리얼 버라이어티처럼 새로운 장르를 형성하며 뜨거운 형제들의 롱런을 보장할 것이다. 일밤의 구원투수가 될 뜨거운 형제들. 볼 때마다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느껴지고 즐겁게 즐기는 모습이 그려진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도전으로 멋진 프로그램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