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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블로그 강의를 하고 왔다. 요즘 16개 도시를 돌면서 블로그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떻게 블로그를 만들고 어떻게 블로그를 운영하고 블라 블라... 하지만 정작에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다. 강의에서는 블로그는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말해 놓고 정작에 나는 블로그를 방치하고 있다. 

부담감에서였을까. 컨셉을 잡기 위해 TV익사이팅에는 TV이야기만 올리고, 투어 익사이팅을 또 만들어 여행 이야기를 담았었다. 진행하는 프로젝트마다 블로그를 만들어서 내가 관리하는 블로그만 5개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운영할 수 없었다. 컨셉을 잡고 한가지 주제로 쓰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히 글을 계속 쓰는 것이 중요하다.

블로그에 대한 책까지 쓰고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니 창피하기도 하지만 이제 다시 돌아가려 한다. TV익사이팅에 다시 다 모으기로. 어제 잠시 생각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날린다고 한 날이기도 했다. 만약 북한이 미사일을 날린다면? 그래서 전쟁이 난다면? 군대에 있을 때 미사일 부대에 있었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시나리오는 대충 알고 있다. 전쟁이 시작되면 그냥 모두 죽는거다. 죽음. 매일 죽음을 피해가며 삶을 연장해가며 살고 있긴 하지만 막상 죽음이 임박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난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되었다.

블로그 컨셉을 잡기 위해 내가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일테다. 매일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데 블로그가 5개나 되다보니 매일 써도 각 블로그마다 1개씩 밖에 올라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블로그 말고도 페이스북 페이지도 5개가 넘게 관리를 하고 있다. 또한 벌려 놓은 프로젝트들도 많다. 앞으로 벌릴 일도 많고 말이다. 그래서 하나로 모으기로 했다. TV익사이팅으로.

앞으로 TV이야기가 잘 안올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내 아이들, 내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더 많이 기록해 나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TV익사이팅의 컨셉은 사라질 수 있겠지만, 정체성은 더 뚜렷해지는 것이다. 그래도 TV는 계속 보겠지만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의 위기라는 것은 위대한 것 같다. 진실을 볼 수 있게 해주니 말이다.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가족이었다. 꽥꽥 소리지르며 말썽 피우는 내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돌보느라 애쓰고 있는 아내. 이 소리와 장면들이 내게는 가장 소중하다. 그래서 TV익사이팅에는 이 이야기들을 담으려 한다. TV익사이팅이 곧 내가 되도록 만들어나가겠다. 후에 아이들이 이 블로그를 보고 아빠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았었구나 하고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오늘은 위즈돔에서 나를 인터뷰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대부분 블로그에 대한 질문이었다. 소통이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난 소통은 공감이고, 공감은 여유에서 시작된다고 답했다. 공감을 할 수 있을만큼의 마음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소통을 할 수 있다고 이어서 이야기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서로 각을 세우고 내 의견이 맞다고 주장할 때 지금 남북 상황과 같이 대립 상황이 펼쳐지고, 대화는 단절되게 된다. 그것은 일촉즉발의 불안정함으로 이어지게 된다. 반대로 한발씩 물러날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면 공감대가 형성이 되고, 그것을 토대로 소통이 이루어진다. 그것만으로도 평화가 이루어진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잃었던 것 같다. 무언가에 쫓기듯 글을 쓰고, 안쓰면 불안했으니 말이다. 안쓰는 날이 더 많았으니 불안한 날이 더 많았으리라. 죽음의 위기에서 난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되었고, 다시 블로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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