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꽃보다 누나의 화려한 첫회는 이승기의 짐꾼 만들기였다.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평균 시청률 10.5%, 최고 시청률 12.2%로 첫회부터 10%가 넘는 놀라운 시청률을 보여주었다. 꽃보다 누나, 시작 전부터 흥행인 이유에서 시청률이 높게 나올 것임을 예상했지만, 10%가 넘을 줄은 정말 몰랐다. 꽃누나에 대한 기대감과 응답하라 1994의 영향이 지대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응사를 시작하자마자 화면 왼쪽에 아예 "첫방송, 꽃보다 누나" 광고를 달아 놓고, 하단에도 계속 꽃보다 누나를 광고함으로 거의 띠를 두르다시피 광고 폭격을 가하여 응사의 시청자들을 그대로 꽃누나로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동시간대 공중파 방송 1위인 SBS의 "정글의 법칙"을 전주 14.8%에서 10.3%로 하락시킨 주요 원인이기도 했다. 공중파 방송보다 높은 시청률을 낸 꽃보다 누나. 첫회를 본 소감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짐짝이 된 이승기

"꽃보다 누나, 이승기 허당으로 반전을 노리다."라는 글에서 이승기가 짐짝이 되었다는 표현을 사용했더니 이승기의 팬으로부터 항의 메일이 왔다. 이승기를 짐짝으로 표현한 것이 기분 나쁘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정말 이승기를 위한다면 짐짝이라는 표현을 받아들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꽃보다 누나 첫방송에서도 이승기를 짐짝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승기 팬들의 심기를 건드려가면서까지 꽃누나는 왜 짐짝으로 이승기를 전락시켰을까? 꽃보다 누나에서 이승기는 밑바닥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성장드라마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승기는 고등학교 때 데뷔를 하여 스타의 삶을 살아왔다. 누군가가 모든 것을 다 해 주었고, 자신이 무언가를 판단하여 행동하면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때문에 이런 여행에서 혼자서 해쳐나가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꽃누나에서 터키 공항에 도착한 후 공항에서만 한참을 해맨 후 이승기의 독백은 자신이 병신같다는 심한 말까지 써가며 자책을 했다. 상황이 얼마나 난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왜 이승기는 단순히 짐이 아닌 짐짝이 되어야만 했을까? 그건 앞으로의 전개가 이야기해줄 것이다. 

5명의 아버지 화이 


영화 화이를 보았다. 5명의 범죄자를 아버지로 둔 소년 화이. 5명의 범죄자는 저마다 다 특색이 있었다. 석태는 냉혹한 카리스마가 있었고, 기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말을 더듬었다. 진성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지능형 범죄자였고, 범수는 인정사정없는 총기전문 저격수였다. 또한 동범은 냉혈한 행동파로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가 이 무시무시한 살인자역을 맡기도 했다. 

화이는 아무 것도 모른채 5명의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여 5명의 범죄자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모두 그 안에 담은 괴물이 되어버린다. 5명의 범죄자는 화이를 유괴하여 키우긴 했지만, 자신을 닮은 화이에 대한 애착은 아버지의 마음을 갖게 된다. 



꽃보다 누나를 보며 이승기가 화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명의 누나들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화이, 이승기 말이다. 첫회에서 이승기는 여러 면에서 누나들의 심기를 건드린다. 짐꾼으로 왔는데 짐도 들어주지 않고, 비행기에서 가장 늦게 나오며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교통편을 찾기 위해 공항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만 결국 성과는 얻지 못하게 된다. 

그러자 왕누나인 윤여정은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자신이 직접 알아보기도 하고, 이승기에 대한 불신을 깊게 드러내기도 한다. 김자옥은 유유히 그 상황을 즐기며 일기를 쓰고 있고, 이미연은 답답함에 이승기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김희애 또한 자신이 직접 교통편을 알아보러 나서게 되고, 그러던 중에 좋은 조건의 교통편을 알아내게 된다. 

그리고 이승기가 다시 해매러 가자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슬쩍 힌트를 주어 조건 좋은 교통편을 제공해주는 곳으로 가게 하고, 거기서 좋은 조건으로 이승기 스스로가 교통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각자가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가지고 있는 누나들은 그렇게 서로 다른 모습으로 이승기를 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닮은 이승기. 


누나들에게 이승기는 조금 더 특별할 것이다. 윤여정도 대학에 들어가서 만 18세 때 TBC 공채 3기로 데뷔하였고, 줄곳 스타의 길을 걸었다. 김자옥은 중학생 때 TBC드라마인 "우리집 5남매'로 데뷔하여 역시 만 18세에 MBC 공채 2기로 데뷔하게 되고 계속 스타로 살아왔다. 김희애는 1983년 영화 '스무해 첫째날'로 데뷔했고, 당시 나이는 만 15세였다. 그리고 줄 곳 스타의 삶을 살아왔다. 이미연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미스 롯데로 설발되어 광고 모델로 연예 활동을 시작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드라마 "사랑의 기쁨"으로 본격적인 연기 생활을 하여 지금까지 스타로 살아오고 있다. 

이처럼 꽃보다 누나의 누나들은 이승기와 같이 어릴 적부터 여배우로서 살아왔고, 이승기의 현재 어리버리한 모습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어떻게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왔는지를 알려주며 이승기를 성장시킬 것이다. 이승기에게 화도 내고 불만도 내지만 결국 그 모습이 자신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답답함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알았는지 김희애는 시작부터 이승기에 대한 배려와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다. 그 상황에서 김희애처럼 행동하기는 힘들 것이다. 모두가 불만을 제기하고 있고, 책임을 지기로 한 사람은 계속 허당만 치고 있을 때 자신이 나서서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지 그것을 다른 사람의 공으로 돌린다는 것은 이승기를 충분히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중이 그 사실을 알았다 할지라도 이승기는 이번 렌트카를 통해 자신이 선택하여 해결책을 마련한 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성장하는 이승기



성장 스토리를 제대로 담으려면 아주 낮은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 엄친아에 모든 것을 다 갖추고 똑똑한 사람은 성장할 수 없다. 성장의 가속도는 낮은 위치에 있었을 때 더 빨라지는 법이다. 이미 한류 스타이고, 모든 것을 다 갖춘 듯한 이승기이고,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은 이승기에게 유일한 헛점이 있었다면 바로 혼자서 무언가를 해결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의 위기 관리 능력이었다. 현재는 누군가에게 짐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짐이 아닌 짐짝이 되어야만 더 큰 성장을 보여줄 수 있다. 

앞으로 좌충우돌 상황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고, 그 때마다 이승기는 현실에 부딪히며 성장하게 될 것이다. 꽃누나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짐짝 이승기가 아니라 가이드 이승기로, 혹은 누나들의 이승기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에 2회가 더 기대되고, 2회의 시청률 또한 더욱 기대된다. 

첫회를 10%로 시작했으니 꽃누나가 마칠 때는 과연 얼마나 시청률 또한 성장해 있을지... 응사에 꽃누나까지. 기다려지는 불금이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