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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스타와 동명이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돼먹은 영애씨에서 나오는 두 동명이인이 있으니 바로 이영애와 장동건이다. 산소같은 여자 이영애와 숨 넘어가게 잘 생긴 장동건이 나오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이런 동명이인으로 살아가는 두 평범한 회사원의 애피소드들을 보여준다. 산소같은 여자 이영애와는 전혀 딴판으로 생긴 영애씨는 어디를 가나 이름이 불릴 때면 주위 사람들로 부터 웃음거리가 되곤 한다. 장동건과 이영애가 함께 등장하기라도 하는 날엔 주위 사람들의 배꼽이 빠진다.


블로그 필명과 같이 내 이름은 이종범이다. 그리고 바람의 아들 이종범과 동명이인이다. 요즘 세대들은 잘 알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창시절 때인 10여년 전에 이종범의 인기는 초절정이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신문과 TV만 보았었는데, 이종범은 항상 스포츠신문 1면과 스포츠뉴스 첫장면을 장식하곤 했다. 어떤 날은 일주일 내내 이종범에 관한 기사가 스포츠신문 일면에 난 적도 있었다.

덕분에 난 엉겹결에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다.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 이종범의 인기는 중고시절 내내 선생님들로부터 이종범의 타율 및 도루 횟수를 질문받게 하였다. 매번 물어보시면서 모르면 이종범이 그것도 모르냐고 핀찬을 주시기에 난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이종범의 타율과 도루 횟수를 외우고 다녔다.

대학을 가서도 출석을 부를 때면 내 이름에서 꼭 한번 멈추었다. 모든 강의마다 똑같은 반응이었다. 순간 정적이 잠시 흐르고, 교수가 어? 야구선수가 왜 여기에? 하면 모든 학생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군대에 가서도 이름으로 인해 놀림을 당할 때가 많았다. 하필 그 때 김응룡 감독이 "오~ 동렬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내셔서 어디를 가나 그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조교부터 고참까지 모두 심심하면 그 유행어를 했고, 나는 내 이름이 나올 때마다 "이병 이종범" 이라고 관등성명을 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꼭 그렇게 피해만 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장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스타와 동명이인인 사람은 스타의 인기가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다행히도 이종범 선수는 단 한번도 안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언제나 노력과 성실 그리고 천재적인 야구 솜씨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있다. 나 또한 그 이름 덕을 보고 있다. 사람들은 내 이름에 대해 크게 반감을 가지지 않고, 놀리긴 해도 오히려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다. 후광효과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더구나 내 이름은 한번 들으면 왠만해서는 잊지 않는다. 기독교인인 나는 자칭 성령의 바람의 아들이란 별명을 붙였다. 그리고 어디가서 소개할 때 성령의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라 소개하면 절대로 내 이름을 잊는 사람은 없었다. 자기 PR의 시대라고 하는데 난 그 부분에서 이미 점수를 따고 들어간 셈이다. 야구에 대한 나의 관심도 높아졌다. OB베어스 팬이었던 나는 이종범 선수로 인해 결국 해태팬부터 기아팬까지 쭉 이종범 선수가 속해있는 팀의 팬이 되었다. 처음엔 사람들이 넌 이종범이면 해태팬이어야지 하며 핀찬을 주어 해태팬을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이종범 선수의 팬이 되어 이종범 선수가 속한 팀의 팬이 되었다.

 
심지어는 일본 사람들도 내 이름을 안다. 일본에 출장을 가서 일본분들과 미팅을 했을 때 이름을 말하고 주니치 드레곤스 한마디 하면 모두 내 이름을 기억해주어 이종범 선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WBC를 통해 세계에 알려졌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동네 할인마트에 이종범 선수가 싸인회를 온 적이 있었다. 3,4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 긴 줄이었지만, 이종범 선수를 만나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감에 불타서 끝까지 기다려 이종범 선수에게 싸인을 받은 적이 있다. 조금 머리를 써서 학생증에 싸인을 받았다. 그 때 이종범 선수가 학생증에 싸인을 해 주면서 이름을 보더니 "어? 학생도 이종범이네? 공부 열심히 하세요~!"라며 말해주었던 것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해서 이종범 선수와 같은 대학을 다니게 되기도 하였다. 이종범 선수와는 개인적으로(혼자서만) 인연이 깊다고 생각한다.

요즘 은퇴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이종범 선수를 보니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나는 전적으로 이종범 선수의 의견을 지지한다. 팀을 옮긴다면 나 또한 팀을 옮기게 될 것 같다. 혈연, 지연, 학연보다 더 질긴 것이 아마도 동명이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만 그렇게 생각하지만 말이다. ^^; 아! 또한 나와 동명이인인 여러 "이종범"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만나서 모든 "이종범"을 대표하여 감사하다고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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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효진 2008.11.23 15:23

    저는 공효진인데 사람들이 류승범이랑 잘 돼가냐고 묻는다는 ㅋㅋ

  • 샤이니 온유 2008.11.23 15:45

    저는 매년 새로운 학교와 반에서 제이름이 불리면 애들이 항상 이쁘다고 했는데 올해 샤이니 나오면서 저는 어느덧 헐랭 온유 샤이니 리더가 되버렸네요 ㅠㅠ

  • 나그네 2008.11.23 19:52

    정말 이름이 이명박인 사람도 몇명되더라는 -_-;; 불쌍한분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인데
    하필이면 동명이인이 욕을 퍼먹고 있으니..

  • 최진실 2008.11.23 20:04

    저는 본명이 최진실인데 최진실씨 자살 이 후 좀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생겨서 좀..;;
    전 최진실 이혼했을 당시에도 놀림 많이 당하고 좀 싫었어요 (이혼녀라는둥 이혼할꺼냐는 둥)그렇다고 좋게 봐주는 것도 아니고 뭐..
    절 봐주시는게 아니고 그 유명인들 하고 이름 같다고 선입견 가지고 보는 분들도 많고

  • 호호호 2008.11.23 20:36

    전 80년대 인기를 끌었던 가수 이지연씨랑 이름이 똑같아서 초딩1학년때 툭하면 애들이 나가서 노래 불러라..라고 해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어요..ㅋㅋ
    바람아 멈추어 다오~~~ 다행히(?) 전학간 학교에선 아무도 이름가지고 놀리지 않더군요

  • 전 유명인과 동명이인 관계가 아니지만 2008.11.23 20:45

    여기 댓글들을 읽어보니 너무 재미있군요 ㅎㅎ 왠지 정겹기도 하고, 약간 우습기도 하고(죄송합니다)..잘 읽고 갑니다. 동명이인 분들 힘내세요. 저는 평범한 이름이라서 행복합니다. 하하하~

  • 힝힝 2008.11.23 21:01

    성우분 중에는 이름이 '김장'도 있다는...

  • 안소연 2008.11.23 21:17

    제 동생은 이름이 "안소희"
    자기보다 한참 어린것이 오리지널리티를 뺏어갔다고(?) 분개하더군요.
    한동안 사람들이 계속 어머나~! 를 시켜댔다고...ㅎㅎㅎ

  • 안유진 2008.11.23 21:55

    초딩때는 스페이스a에 안유진과 동명이인이라 사람들이 계속 노래 불러보라하고 ~
    요즘은 벨리댄스 춰보라하네요 ..
    얼마전에 동안 선발대회에서 1위하셨던데 친구들이 저보고 나이가 비슷해 보인다고 ......ㅋㅋ

  • 흠.. 2008.11.23 23:20

    어느 학원에 갔더니 "김태희"라는 애가 있더군요.. 유명한 모 외고를 다니는 것 같던데..
    김태희만큼은 아니지만 같은 여자가 봐도 나름 예쁘게 생기구 공부도 잘하는거 같더라구요..;
    흠... 그날 집에 가서 엄마한테 나도 "태희"로 이름지어주지 그랬냐고 땡깡부렸답니다..;;;

  • 김정민 2008.11.23 23:40

    제 이름은 김정민입니다... 상당히 흔한 이름이죠?
    어렸을 때부터 가수 김정민이라는 소리 엄청 많이 들었습니다.
    스트레스 많이 받았는데^^ 인터넷에 제 이름 검색해보면 각 분야별로 다 뜹니다ㅎㅎ

  • 스타는 아니지만... 2008.11.24 00:19

    스타 이름은 좋은 점이 있을지 몰라도
    요즘 정말 불행한 이름이 하나 있죠.

    이 명 박.

  • 김연아 2008.11.24 00:22

    사람들이 잘외워서 좋긴한데 좀 비교당해서 ㅋㅋㅋㅋㅋ

  • 하지원 2008.11.24 01:39

    저는괴로워요 하지원만큼안이뿐데 하지원이라서-- 저도신입생때 이름이 잘외워져서 좋긴했지만 좀더 민망할때가--

  • 원빈 2008.11.24 03:29

    저는 죽겠습니다. 원빈이라는 이름 때문에 어딜 가나 항상 비교 당하고
    항상 이름때문에 쓸대 없는 기대 심리를 불러 일으켜 꼭 사람들 괜히 실망하고..

    공공장소에서 친구들이 조금이라도 크게 불르면 주변사람 다 쳐다보고
    처음 만날때 소개하면 다들 반응이 "풉.." 그러면서 본명 가르켜 달라고..

    후.........

  • 이지연 2008.11.24 09:25

    저도 초딩때 노래 불러보라는 얘길 무척 많이 들었어요.

    참고로 저의 여동생은 이미연..이라는....연애인 자매로 통해요....ㅎㅎㅎㅎ

  • 허허.. 2008.11.24 09:35

    연예인 이름 가지신 분들 많네요~ㅎㅎ
    전 이름이 김남주 랍니다-_ㅠ
    이름 얘기하면,
    사람들이 성형했는데도 왜 얼굴이 그모냥이냐며-_-..
    제길..

    김승우씨랑 결혼할땐 문자가 참.. 폭주했었죠-_-
    왜 하필 김승우냐며;ㅁ ;;

  • BlogIcon 이정 2008.11.24 10:10

    제 이름은 이정...ㅠㅠ
    해병대가서 인기좋아졌어요..

  • 희선..ㅋ 2008.12.02 14:21

    제 이름은 희선이에요ㅋㅋㅋ
    성은 다른데..워낙 파급력이 큰 이름이라;;-_- 그 이름만 같아도 다시 보더군요 훔,,ㅠ_ㅠ ㅋㅋㅋ

    아; 정말 얼굴도 비교되서..;

    근데 전 이번에 한자상 문제로 개명을 하게 되는데.. 그 이름도 어케 도연; 이가 되네요 ;ㅋㅋㅋ

    웃긴건 제가 전씨라서..이번엔 제대로 전 도 연이 되게 생겼습니다 ㅠ_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조현사 2011.01.18 23:53

    방가워요.
    대글들 넘잼나게읽었어요
    전 '현사'이름에 사를 잘 안쓰다보니 은행이나 병원가서 접수할때면 몇번을 대답해야했는데 어느날부턴 사랑에사라고미리 대답한답니다. 이름땜에 붙여진 별명이 조련사.천사.한문으로 선비사라 때론 여성인데 선비로불리워지기도..그래도 좋았답니다. 흔하지않은 제이름 자랑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