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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올렸다.

지난 10일 종영한 <에덴의 동쪽> 후속작으로 김남주, 이혜영, 오지호, 최철호 등이 출연하는 <내조의 여왕>은 대기업 부인회의 파워와 남편을 내조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거침없는 풍자와 배우들의 연기변신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KBS <꽃보다 남자>와 최근 SBS에서 새롭게 선보인 <자명고>를 넘어 월화드라마 왕좌를 탈환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극 중 천지애(김남주 분)는 수재지만 백수인 자신의 남편을 대기업에 넣기 위해 부인회를 공략한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백치미의 퀸카이자, 한편으로는 된장녀(?)의 표본이기도 하다.

<내조의 여왕>은 이런 천지애의 좌충우돌 남편 내조기가 중심축을 이룬다. 여기에 양봉순(이혜영 분)과 한준혁(최철호 분) 등은 복잡하게 얽힌 러브라인을 형성, 사랑을 얻기 위한 이들의 기 싸움도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하지만 과감하게 망가지는 김남주의 코믹하고 과장된 연기는 드라마의 분위기가 무겁게 흘러가는 것을 차단, 가볍고 발랄한 느낌으로 이끌고 있다. 따라서 아기자기한 재미와 날카로운 풍자를 겸비한 드라마가 탄생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망가져서 더욱 빛난´ 김남주-이혜영

배우 김남주에겐 도시적이고 지적인 이미지가 풍긴다. 하지만 <내조의 여왕>에선 귀여우면서도 무식하고 철없는 아내로 등장,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모습을 드러낸 그녀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일단 합격점을 주고 있다. 천지애 캐릭터는 단 2회 만에 고등학생의 모습부터 결혼한 30대의 모습까지 완벽하게 펼쳐보였기 때문. 천연덕스러운 김남주의 연기는 의외였지만 상큼한 웃음을 주기엔 충분했다.

여기에 김남주의 망가짐을 든든히 받쳐준 이혜영의 존재감 역시 빛났다.

사실 이혜영은 어찌 보면 김남주 보다 더 많이 망가졌다고도 볼 수 있다. ´퀸카´ 천지애와 달리 이혜영이 연기한 양봉순은 ´폭탄´이다. 따라서 이혜영은 자신의 외모를 최대한 우습게 표현하는 게 성패의 관건이다. 그러나 망가진 연기와 달리 패션 감각만큼은 더욱 화려해졌다. 움직이는 패션 아이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최근 <미워도 다시 한번>의 최명길과 전인화의 패션이 40~50대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김남주와 이혜영은 30~40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극 중에서 다양한 패션을 선보인 이들은 쇼핑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등 많은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앞으로도 부인회를 통한 그들의 패션 경쟁은 더욱 불을 뿜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연기 vs 명연기 ´적절한 조화는 오히려 득?´

하지만 <내조의 여왕> 역시 연기력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시청자들은 <내조의 여왕> 출연자들의 연기를 크게 명연기와 발연기로 나누며 설왕설래를 벌이고 있다.

명연기로 꼽히는 대표적인 배우는 최철호다. KBS <천추태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최철호는 <내조의 여왕>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빨아들인다.

또한 김남주의 연기 내공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드라마에 오랜만에 컴백한 데다, 과감한 연기 변신을 보였음에도 안정적이고 자연스런 연기로 <내조의 여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발연기로 지목받는 배우는 오지호가 대표적이다. 그의 연기가 극의 흐름을 깨뜨릴 만큼 어색하다는 것. 아직 초반부라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최철호의 연기가 워낙 뛰어나다보니 상대적으로 밀리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김남주에 비해 이혜영의 연기가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지적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전문배우 출신이 아니라 어느 정도 비판을 빗겨가고는 있지만, 간혹 어색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명연기와 발연기의 적절한 공존은 오히려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막장 드라마의 기본 요소이기도 한 발연기가 오히려 시청률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드라마가 출발선상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승부는 이제부터다. 비록 <꽃보다 남자>가 시청률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지만, <내조의 여왕>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아 갈수록 치열한 대결을 기대할 만하다.

김남주와 이혜영의 연기변신과 패션대결, 그리고 최철호의 명연기가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내조의 여왕>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시청자들은 막장드라마의 틀을 깨는 명품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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