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쩐의 전쟁2를 했다. 역시 무도구나하면서 재미있게 보았다. 노홍철의 부재가 아쉬웠지만, 무한도전이 주고가 하는 메세지는 충분히 얻을 수 있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돈을 나눠주고 실제로 장사를 통해 수익을 내게 하는 쩐의 전쟁은 누가 가장 많은 돈은 벌었느냐로 결과가 나뉘어진다.
쩐의 전쟁1에서 남은 수익을 토대로 시작된 쩐의 전쟁2. 각자 자신의 장점을 살려서 사업 아이템을 내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다. 딱 하루의 시간동안 최대한 많은 수익을 올려야 한다. 유재석은 배추를 떼어다가 팔았고, 박명수는 회오리 감자 튀김과 귤, 문어튀김,그리고 대리운전을 하였다. 정준하는 비법을 배워서 토스트와 꼬치를 팔고, 네일아트까지 하였다. 정형돈은 마이보틀을 팔았고, 하하는 호박 식혜와 인력거, 그리고 소시지를 팔았다.
이들의 수익 창출 방법을 보면 4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유통 - 배추, 귤
가공 - 회오리 감자 튀김, 토스트, 꼬치, 호박식혜, 소시지,문어튀김
제조- 마이보틀
서비스- 네일아트, 인력거, 대리운전
쩐의 전쟁2 순이익 결과를 보면
노홍철이 1위, 정형돈이 2위, 하하가 3위, 정준하가 4위, 박명수가 5위, 유재석이 6위다.
수익이 높은 이유를 보면 마진이 크고 단가가 높은 것 위주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노홍철은 나오지 않았지만, 호두과자를 두배 남기고 팔고, 장미꽃을 떼어다 팔고, 향수를 제조해 팔았다.
정형돈의 경우는 마이보틀의 3배나 남기고 판매를 하였다.
인기가 가장 많은 유재석은 오히려 꼴찌를 하고야 말았다.
무한도전은 과연 무엇을 말하려고 한 것일까? 그냥 장사 잘 하려면 단가 비싼 것을 떼어다가 마진을 많이 붙여서 판매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무한도전 쩐의 전쟁을 반만 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돈을 벌기 어렵다는 것, 혹은 장사를 하려면 저렇게 해야하는 것이라는 것보다는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보게 되는 것 같다. 간혹 돈을 벌다보니 잊게 되는 사람. 결국 다 같이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누구 하나 죽어야 내가 사는 전쟁처럼 살고 있는 쩐의 전쟁 속 우리들을 보는 것 같았다.
무한도전 쩐의 전쟁2를 보면서 유독 눈에 띄는 한사람은 바로 박명수였다. 장사도 많이 해보고, 현재도 사업을 하고 있는 박명수는 수완이 좋다. 누구보다 이치에 밝은 박명수는 희안한 가격을 제시한다. 1개 5,000원, 2개 5,000원, 3개 5,000원. 어떤 바보가 1개를 살까? 모두 3개를 사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달랐다. 한 자매가 오더니 2개를 달라고 한다. 박명수는 가격을 잘 보라며, 1개나 2개나 3개나 모두 5,000원인데 왜 2개를 사냐며, 3개를 사라고 하지만 그 자매는 둘이 왔으니 두개만 사겠다며 끝까지 2개를 주문한다. 거의 사정하다시피 하여 3개를 주고는 왠지모를 뿌듯함을 느끼는 박명수.
왜 아이들은 3개를 사지 않고, 2개를 사려 했을까?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고 가정들을 하지만 다 그런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그 2개를 사는 아이에게 바보라는 생각보다는 현명하는 생각이 더 들었다. 자신에게 필요한만큼만 사는 것이 더 현명해보인다. 일주일에 용돈을 4,000원 받는 아이가 동생을 위해 회오리 감자 튀김을 사준다. 그 전 주에도 다 쓰지 않고 남은 용돈을 모아서 말이다. 1개에 5,000원, 2개에 5,000원, 3개에 5,000원. 자신과 동생이 먹을 것이기에 2개를 주문하고 5,000원을 낸다. 참 멋진 자매가 아닌가 싶다.
정말 열심히 감자를 튀겼지만 남는게 별로 없자 귤을 사와서 손님과 가위,바위,보를 하여 박명수가 이기면 하나를 빼고, 지면 2개를 더 주는 이벤트를 한다. 그리고 박명수가 이길 때마다 가차없이 한개씩 뺀다. 방송인 줄 알지만 박명수에게 져서 진짜로 하나씩 귤을 뺄 때마다 고객들의 얼굴 표정은 영 좋지는 않지만 물건을 산다는 느낌보다는 게임을 한다는 느낌 때문인지 재미있어 한다. 최종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남은 한시간동안 대리운전을 하여 만원을 더 벌었음에도 결과는 마이너스였다.
박명수의 쩐의 전쟁 결과는 완패였다. 하지만 가장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열심히 전쟁터에 나가 싸웠음에도 패전한 가장의 모습, 거기서 그치지 않고 대리운전이라도 하여 마지막까지 수익을 남기려는 처절한 모습, 가장의 모습. 미생을 통해 보는 직장인들의 모습,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그래도 아무 것도 안한 것보다는 자매에게 용돈을 얻을 수 있는 큰 기쁨을 주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귤 게임을 통해서 즐거움을 주었던 것이 남았다. 대리운전을 통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었던 보람도 있었다.
정형돈, 하하, 정준하, 유재석 모두 마찬가지였다.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고, 판매하고, 알바 고용하고 고객들을 만나는 과정은 모두 사람들로 구성된다. 모두 합력하여 이룬 결과인 것이다. 쪼르겨 앉아서 소시지를 굽던 미노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자신의 아버지 용달차를 빌려준 남창희가 있었기에 배추 장사도 가능했다. 백종원의 든든한 지원과 개그맨 후배들의 알바가 있었기에 정준하 역시 수익을 낼 수 있었고, 선릉역의 많은 직장인들의 배는 물론 즐거움까지 주었다.
전쟁을 치루다보면 무감각해진다. 사람의 목이 굴러다녀도, 팔이 잘려도, 피가 솟구쳐도 일상적인 일이 되어 무감각해진다. 전쟁은 잔혹한 것이고, 피폐한 것이다. 전쟁을 할 때는 상대방을 죽일 때까지 전력을 다해야 한다. 아니면 내가 죽으니까 말이다. 전쟁은 승자와 패자로 나뉘지만 승자나 패자 모두 상처가 남는다. 우리는 매일 매일 쩐의 전쟁을 하며 살아간다. 오늘의 승자가 내일의 패자가 될 수도 있고, 매일의 전쟁 속에 수많은 상처들이 생겨난다. 이제는 무감각해져서 내가 입힌 상처들에 죄책감마저 사라지게 되버렸다.
하지만 왜 전쟁을 하기 시작했는지마저 망각해버릴 때가 있는 것 같다.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해 했던 전쟁. 한발만 물러서서 보면 상대방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먹고 살자고 벌인 전쟁. 먹고 살만한데 욕심은 끝이 없다. 옆에서 누가 죽어나가던 이젠 내 알바 아니다.
쩐의 전쟁2를 보면서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의 처절함도 보았지만, 아직까지 전쟁 속에 살아있는 정과 따뜻함,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중요함을 느꼈다. 그래서일까. 쩐의 전쟁2에서는 돈을 가장 많이 번 노홍철이나 정형돈보다는 박명수가 더 돋보였던 것 같다.
'TV리뷰 > 예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 어디가에서 다녀온 캐나다 알버타 록키, 아들과 가고 싶어지다. (0) | 2014.12.29 |
---|---|
무한도전, 토토가로 주시청층을 제대로 공략하다. (0) | 2014.12.22 |
새로운 할배 등장의 예고, 삼시세끼의 김영철 (0) | 2014.12.08 |
에네스 카야, 사과문의 파장은? (0) | 2014.12.07 |
요리사들의 예능 진출, 누가 더 맛있게 요리하나? (0) | 2014.12.03 |
냉장고를 부탁해, 신선한 쿠킹 예능 프로그램 (0) | 2014.11.18 |
삼시세끼, 삶을 요리하는 프로그램 (22) | 2014.11.15 |
노홍철 음주운전 음모론, 어긋난 팬심 (0) | 2014.11.09 |
더 지니어스, 논란이 아니라 공정함이 시청률을 올린다. (1) | 2014.11.08 |
비정상적인 위험이 도사리는 비정상회담 (0) | 2014.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