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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빈롱. 빈롱은 베터남 남부와 메콩 삼각주 지방에 위치하였고, 껀터까지도 2시간 정도 걸린다. 껀터에는 수상시장이 있어서 새벽에 빈롱에서 출발하면 수상 시장의 전경을 볼 수 있기도 하다. 붕따우에서 벤을 렌탈하여 빈롱으로 오게 되었다. 한적한 시골 마을 같은 빈롱은 메콩강이 가로질러서 수상시장이나 수상 생활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이곳에 간 이유는 빈롱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희망신발프로젝트를 통해 신발을 나눠줄 곳을 찾기 위해 빈롱에 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신발을 못 살 정도의 경제적 수준은 아니었다. 빈롱시의 동사무소의 도움으로 빈민 가정 30가구를 선정했고, 그 중에 일곱 가정을 방문했다. 선정된 30가구에게는 아이들이 통학을 할 수 있도록 자전거를 보내주기로 했다. 급 희망신발프로젝트에서 희망자전거프로젝트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빈롱의 각 가정을 방문하고 추후에 자전거를 보내주기로 약속한 후 우리는 빈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잇 바로 보트 투어. 빈롱의 선착장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호객 행위를 하시는데 바로 이 보트 투어를 타게 하기 위해서다. 아주머니는 호객행위를 하고 커미션을 받는 구조인 것 같다. 특별한 가이드 없이 운전해주는 분의 인도에 따라서 빈롱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투어이다. 보트 투어 가격은 1인당 100,000VND. 한화로 2만원 정도 한다.
위치: No 1 - Road 01 month 5 Vinh Long Town Cuu Long Hotel 바로 앞
가격: 1인당 100,000VND
여러 명이 앉을 수 있게 되어 있고, 뒤에는 운전하는 분이 휴식하는 헤먹이 있는 것이 신기했다. 베트남에는 유독 해먹이 많은 것 같다. 베트남 사람들은 낮잠을 꼭 자는데, 음식점에도 해먹이 있을 정도다. 차를 마시는 곳에 식탁과 의자 그리고 해먹이 같이 놓여져 있는데 차를 마시거나 점심을 먹은 후에 해먹에서 누워서 낮잠을 잘 수 있도록 준비해둔 것이다. 해먹을 사용하는 비용은 시간당 계산된다고 하니 간단한 수면실같은 것인가 보다.
빈롱은 건너편 마을과 다리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배로 이동을 하게 된다. 오토바이를 가득 싣고 운행하는 화물선. 3대가 계속 왔다 갔다하는데 계속 만선이다. 그래도 배를 타고 이동하면 잠시 동안 여유를 즐기고 낭만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배가 자꾸 이상한 곳으로 가길레 뭔가 했더니 주유소였다. 배가 많다보니 이렇게 강가에는 각종 주유소가 있었다. 진기한 풍경이었다. 물 위에 주유소가 있다니. 당연한 것인데도 볼 때마다 신기하다.
귀여운 소년이 해맑은 웃음으로 주유호스를 넘겨준다. 익숙한 듯 보트에 알아서 채워 넣고 있는 중. 배가 작아서 그런지 기름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강 건너편 마을에도 반대편으로 건너오려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마을 이름이 TIEN CHAU인가보다. 매번 서로의 마을을 갈 때마다 배를 이용해야 하니 불편하기도 할 것 같다. 다리를 하나 놓으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쪽에는 주로 농장이 많이 있어서 이곳에 일하러 가는 것이라 한다.
통통통... 흔들거리는 보트를 타고 강을 다니는 기분이 시원하고 상쾌하다.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긴 했지만 뭍에서는 찍을 수 없는 좋은 풍경도 많이 찍을 수 있어서 보트 투어를 추천한다. 다만 약간 먼 거리에 볼만한 풍경이 있기 때문에 망원렌즈에 연사로 찍어야 한다.
메콩강은 빈롱 사람들에게 삶이었다. 고기를 잡고, 관광을 시켜주고, 가두리 양식을 하고, 설겆이와 목욕도 여기서 모두 한다. 물 위에서의 삶. 그것은 어떤 세상일까? 더우면 물에 뛰어들어 수영하고, 배고프면 그물을 던져서 고기를 먹고, 주변에 배타고 놀러가기도 하고... 생각하면 낭만적일 것 같은데 현실은 녹록치 않을 것도 같다.
보트를 타면 두군데에서 내려준다. 그 중 첫번째 목적지인 공원이다. 꽤 오래된 공원 같은데 비수기에 와서 그런지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
오래된 듯한 다리를 건너가면 공원이 시작된다. 경비원도 있고, 매표소도 있는 어엿한 공원이다.
우리가 다녀오는 동안 해먹에서 잠을 청하는 보트기사님. 해먹에 눕는다는 건 그만큼 시간이 좀 걸린다는 뜻일거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4명에 100,000 VND이었으니 1인당 25,000 VND, 한화로 1200원 정도이다.
약간은 썰렁한 놀이공원이었다. 오리배가 있고, 베트남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바구니배의 모습도 보인다.
통로는 멋지게 대나무로 만들어졌으나 아직 비수기여서 그런지 보수작업이 한창이었다.
헉!!! 나무에 달린 것은 바로 젝프룻이었다. 저 큼직한게 길가의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다니.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렀다. 10년 전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맛본 젝프룻. 열대과일 중에 가장 먼저 맛 본 과일이라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노란 과육이 쫄깃쫄깃 씹히는 달달한 그 맛은 입에 군침이 돌게 만든다.
이 공원의 하이라이트이다. 타조타기와 악어 밥주기. 우선 타조를 타 보았다. 생각보다 거대한 몸집과 날렵함에 놀랐다. 타조를 타고 한바퀴 도는 것인데 스릴 만점이다. 말도 아니고 소도 아니고 새의 등을 타고 달리는 것이라 깃털의 느낌이나 두발로 걷는 그 느낌이 신기하다. 한번씩 모두 타 보았는데 계속 저 타조만 타게 되어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타조나 사람이나 먹고 살기 참 힘든 것 같다.
타조타기 다음으로 유명한 악어 밥 주기. 낚시대에 고기를 묶어서 악어를 자극하는 좀 치사한 놀이다. 악어랑 놀다가 먹이를 준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고 악어 낚시를 시작했다.
헉... 악어다. 무서운 생각보다 악어가죽 백과 지갑이 생각가는 건 내가 세상에 너무 찌들어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먹이를 먹기 위해 경쟁이 일어난다. 서로 먹이를 먹으려고 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설마 기어올라올 수 있는 건 아니겠지?...
이곳에는 100여마라의 악어가 있다고 한다. 저 물에 들어가면 그냥 악어밥인 것이다.
한번 물리면 팔 하나 잘려야 놓을 것만 같은 기세로 입을 쩍 벌린다. 동물원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바로 발 밑에 있는 악어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악어가 마음만 먹으면 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섬뜩했다.
악어 탈출? 조형물이다. 약간은 조악한 모습들이 이 공원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타조 타기와 악어 낚시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것이다.
다시 배를 타고 왔던 길을 지나 반대편으로 향하였다. 지나가는 배들을 보라보니 배에서 아예 거주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슬레이트로 지붕을 하고 배 뒷편에는 빨래를 하고 있는 아낙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이가 물끄러미 바라보아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 주었다. 아이가 배에서만 있으니 사람이 그리울 것 같기도 했다. 배 위에서의 삶. 생각해보니 낭만적일 것도 같았다. 아내에겐 미안하겠지만 말이다.
마도로스처럼 남자들은 해먹에 앉아서 여유롭게 배를 운전하고 있다. 대부분은 발로 운전을 하는 것 같았다. 배 운전이야 발로도 하지! 라고 하듯 말이다.
세계 어디서나 아주머니 두분이 만나면 즐거움이 끊이지 않는다.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남편 흉보기?
멋진 노신사 또한 보트 투어를 하고 있었다. 빈롱은 아무래도 동양인보다는 서양인들이 많이 여행을 오는 것 같았다.
카메라로 셔터를 누르자 손을 흔들어주시는 할아버지. 노인과 바다 아니 노인과 강....
아이들은 어떤 환경에 있던 뭐든 놀이터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배 위에서 뛰어내리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어릴적 추억이 문득 떠올랐다. 아파트 13층 복도 난간을 뛰어다니며 놀았던 추억...?
보트 투어를 하면 강 위에서 베트남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보토가 두번째 방문할 곳에 보트를 정박시켰다. 영문도 모르고 젊은 베트남 처녀의 인도에 따라서 농장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더니 테이블에 소금과 칼이 놓여져 있었다. 이건 뭘까? 소금과 칼이라니...
베트남 처녀가 손가락으로 숫자를 가르킨다. 우선 오케이를 부르고 보는 우리.
잠시 후 뭔가를 가지고 왔다. 흐뭇한 표정으로 말이다.
구아바란다. 친절하게 칼로 잘라서 먹으라고 주었다. 소금같은 것에 찍어 먹으면 맛있단다. 아직 덜 익었는지 원래 그런 맛인지 약간 떫은 무맛, 단맛없는 배맛이 났다. 신 맛도 나고 그냥 소금 맛으로 먹었다.
그러더니 또 어디론가 가더니 뭔가를 따기 시작한다.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왜 이런 호의를 배푸는 것일까? 그 이유는 곧 밝혀지고 말았다. 여기는 우리가 패키지 여행에 가면 흔히 당하는 상품 파는 곳이었던 것이다. 녹용이나 약을 사러 들르는 것처럼 농장에 데려다 놓고 우선 먹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돈을 받는 수법이다. 구아바 3개와 익지도 않은 과일 3개 주고 4명이 먹었으니 1인당 가격을 내란다. 그리고 자기가 직접 깎아주었으니 서비스 가격도 추가로 받겠다고 한다. 그래서 총 200,000 VND를 달라고 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10,000원인 샘이다. 여행객에게 큰 돈은 아니었지만 원하지 않는 과일 몇개와 껍질을 까지도 않고 그냥 잘라서 준 것만으로 너무 터무니 없는 비용을 부른데다 이야기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해 놓고 돈 달라는 기만이 화를 나게 만들었다.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베트남 처녀. 무서운 베트남 처녀였다.
결국 100,000 VND로 합의(?)를 보고 이 농장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혹시라도 빈롱에서 보트투어를 한다면 이 베트남 처녀를 조심하시길... 무조건 안먹는다고 하면 그냥 농장 구경만 하고 나올수도 있고, 솔직히 농장에 볼 것도 없기 때문에 아예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웃으며 손 흔들어 주는 베트남 처녀. 가격을 공시하고 정확한 설명만 있었어도 기분 좋게 관광하고 올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여행지에서 바가지 씌우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냥 그러려니 했다. 이것도 여행의 한 부분이니 말이다. 처음 보는 사람의 호의는 의심해야 한다는 여행의 교훈을 얻게 되었다.
희노애락이 있는 베트남 빈롱의 보트투어. 2시간 정도의 투어는 이렇게 끝이 났다. 작은 시골 마을인 빈롱. 이곳에서 베트남 사람들의 살아가는 단면을 볼 수 있었다. 통통배를 타고 한가로이 메콩강을 바라보는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빈롱의 보트를 꼭 타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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