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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가 시작하였다. 시청률은 어떤지 몰라도 반응은 뜨거웠다. 어제 쓴 (2009/11/19 - [채널2 : 드라마] - 히어로, 아이리스를 뛰어넘지 못하는 이유)에 많은 분들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의견은 첫회만 보고 어떻게 단정 지을 수 있냐는 것이었다. 단정 지은 것은 아니고 첫회를 본 소감이었다.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이준기팬들과 이병헌팬들의 불꽃 튀는 댓글 열전이었다.

히어로 2회를 보고 느낀 점은 역시 이준기라는 것이었다. 너무 만화같은 캐릭터라 초반에 튀는 경향이 있지만, 분노 게이지가 찼을 때 이준기의 연기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지매에서도 그랬고, 개늑시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아이리스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진사우가 아이리스임이 밝혀지고, 아이리스를 대적하는 전화 목소리의 주인공을 죽이기 위해 출동하는 장면은 또 다른 반전을 예고했다. 지금까지 김현준은 북한측, 진사우는 남한측으로 그려졌다면, 이제는 김현준은 아이리스의 반대편, 진사우는 아이리스로 나타날 것이다. 남과 북의 경계는 없어지고, 아이리스와 아이리스 대적자로 나뉘게 되는 것이다.

남한의 NSS에서 북한군과 함께 일하는 테러리스트로, 거기서 다시 아이리스 대적자이며 남한 핵심 요원으로 활동할 김현준을 연기하는 이병헌은 아이리스의 최대 공신자일 것이다. 아이리스에는 이병헌을 대신 할 주연들이 많기 때문에 히어로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지만, 다른 것 다 떼고 주인공끼리만 붙는다면 어떨 지 한번 생각해 보았다.

아이리스 이병헌



회당 1억이 아깝지 않은 배우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병헌은 김현준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고 있다. 그를 통한 매출이 회당 10억 가까이 된다니 1억이 아깝지 않을만 하다. 이병헌은 김현준 역할을 하기 위해 몸을 계속 유지해왔고, 아이리스 시작 전에 미샤 광고를 통해 초콜릿 복근을 보여주고 있다.

이병헌의 연기는 김태희를 죽도록 사랑하면서, 자신의 과거에 대해 알고 싶은 욕망과 애국심, 그리고 그 애국심을 배신한 사람에 대한 분노, 부모를 잃은 슬픔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병헌이 아니었다면 김현준도 없었을 정도로 몸에 딱 맞는 배역을 감당하고 있다.

상대 배역인 김태희와도 매우 잘 어울린다. 상대 배역 킬러라 불리며 송혜교와도 올인 후 사귀었던 전력이 있는 이병헌은 이번에도 김태희의 마음을 사로 잡을 지 기대된다. 드라마 상으로 보았을 때는 최승희와 김현준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이다.



반면 경쟁 배역인 정준호와 몸매가 차별화 되면서 더욱 부각된 점도 있다. 정준호는 막판에 10kg을 뺐다고는 하지만, 초반의 아저씨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안그래도 동갑이어서 더욱 비교가 되는데 몸매마저 너무 차이가 나다보니 이병헌이 더욱 부각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적지 않은 나이에 그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정준호가 소홀한 것이 아니라 이병헌이 너무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 관리와 연기, 그리고 상대역과의 궁합까지 잘 맞는 이병헌은 가히 적수가 없을만큼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히어로 이준기


설상가상에 사면초가. 딱 이 말이 맞는 배우가 있다면 이준기일 것이다. 계속되는 상대 배우의 중도하차와 아이리스. 찍은 것을 다시 또 찍고, 또 찍는 것은 웬만한 인내심으로는 힘들 것이다. 여러 번 고민과 NG끝에 OK사인을 받았을텐데 그것을 여러 번 다시 또 찍어야 한다니 이것만큼 힘빠지는 일이 있을까.

게다가 경쟁 드라마가 아이리스란다. 또한 미남이시네요도 있다. 초반 시청률은 포기하고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힘들고 어두운 곳에서 한줄기 빛은 더욱 빛나는 법이다. 이준기가 바로 그런 존재가 아닌가 싶다. 드라마 제목처럼 히어로 속의 히어로인 것이다.

이준기의 연기는 1회 때는 긴가민가 했지만, 2회를 보니 역시 이준기라는 말이 나왔다. 드라마 자체가 약간 코믹하면서 만화적인 캐릭터를 그려내려 하다보니 처음엔 산만한 연기를 보여주었으나 2회에서는 스토리 라인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시동을 걸면서 이준기만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였다.


오히려 앞으로 이준기가 더욱 기대될 정도였다. 아마도 히어로는 이준기가 이끌고 나가지 않을까 싶다. 이병헌의 연기가 숙성된 연기라면, 이준기의 연기는 발전하는 연기이다. 나날이 발전해 나가는 이준기의 열연은 열정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아이리스의 이병헌과 히어로의 이준기. 이 둘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이병헌과 이준기 각자 그들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 이 둘의 행보를 주목해서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곳의 글은 드라마를 좀 더 재미있게 보자는 것이지 어떤 드라마나 배우를 폄하하고자 쓰는 것이 아니다. 가끔 헛소리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덧붙이는 말이다. 수목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줄 이병헌과 이준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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