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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예능

의리의 강호동, 배려의 유재석

2009년의 국민 MC 양대산맥은 역시 강호동과 유재석이었다. 2009년을 연예대상으로 마무리하고, 2010년을 시작하는 이 시기에 첫 스타트를 무한도전과 1박 2일에서 끊게 된 강호동과 유재석은 2010년 역시 국민 MC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임을 드러내었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서로 좋은 라이벌이자, 동반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이 이끌고 가는 대한민국 예능은 점차 발전해 나가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장기집권이 눈엣가시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들만큼 잘하는 사람이 아직 없기에 강호동과 유재석의 장기집권은 자의가 아닌 타의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을 넘어설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한 이들의 장기집권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들의 매력과 1인자가 될 수 있었던 조건들은 무엇이었을까?

배려의 유재석



무한도전의 의좋은 형제편에서 유재석은 역시 팀 내에서 가장 골치덩이인 정준하에게 쌀을 건내준다. 쌀을 못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정준하에게 간 유재석은 가장 악한약한 사람을 감싸주는 배려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다른 멤버들도 정준하에게 쌀을 가져다 주었고, 박명수도 왔다가 가긴 했지만, 쓰레기를 버리는 장면에서 정준하를 찾지 않은 사람은 정준하 외에 유재석이 유일했다.

정준하는 무한도전팀 내에서도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트러블메이커이다. 항상 지각하고, 베풀줄 모르고, 속 좁고, 잘 삐지는 정준하. 시청자 눈에도 좋게 보이지 않는데 같이 생활하는 멤버들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쓰레기 투척이 시작되자마자 모두가 첫번째 생각해낸 서운한 사람은 바로 정준하였던 것이다.

물론 유재석도 제일 처음으로 생각난 사람은 정준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멤버들이 정준하를 향할 것을 알기에 그는 덜 상처받고, 항상 티격태격해 왔던 박명수의 집으로 향한다. 박명수는 그만큼 상처받지 않을 내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유재석에겐 여성과 같은 섬세한 배려가 있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이 상처받지 않을까 고민하고, 더 잘될 수 있을지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여성을 차지하려는 남성들의 마음처럼 사람들은 유재석을 차지하려 서로 경쟁하고, 잘 보이려 애 쓰는 것이 아닐까.

의리의 강호동


칼봉산, 그 이름조차 매서운 산 기슭에서 꽁꽁 언 계곡에 입수를 한다. 그리고 박찬호와 함께 마지막으로 입수를 하며 대한민국 화이팅을 외치고 서로 부둥켜 안으며 추위를 이겨내는 남자다운 정신력을 보여준다.

입수는 정신력의 상징이다. 어떤 사람들은 입수를 왜 하냐며, 가혹하다느니, 눈에 거슬린다느니, 심장마비는 대비한 것인지등을 말한다. 물론 1박 2일의 멤버들이 걱정되어 하는 말이겠지만, 입수는 단순한 물에 빠짐이 아니다.

운동선수들이 동계훈련 때 얼음물을 깨고 들어가 입수를 한다. 그리고 군인들이 혹한기 훈련 때 얼음물을 깨고 들어가 입수를 한다. 운동선수는 육체적으로 최고가 되어야 하고, 군인들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바로 정신력이다. 한국축구에 정신력을 빼면 시체이고, 군인들이 정신력이 없다면 오합지졸 부대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정신력을 기르기 위해 얼음물을 깨고 입수를 하여 신체적 한계에 도전하는 것은 단지 물에 빠지는 것 외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1박 2일 또한 버라이어티 정신을 강조하며 한해의 시작을 입수로 인한 정신력 재정비로 시작한다. 시청자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줄 수도 있지만, 혹독한 경쟁이 있는 예능의 세계에서 정신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강호동은 그런 정신력을 일깨워주는 1박 2일의 정신적 지주이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멤버들의 옷을 챙겨주고, 가장 오랜시간 입수를 하며 1박 2일의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자신과 입수를 같이한 멤버들을 향해 한없이 고마워하며 남자의 의리를 보여주는 강호동은 남자들을 통솔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것이 1인자가 되지만, 사회에서는 인간 관계가 좋은 사람이 1인자가 된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사람과의 관계가 좋다는 것이다. 인맥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인맥이 단순히 잘나가는 사람들을 많이 아는 것이라 한다면, 여기서 이야기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의리와 배려로 인해 따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강호동은 남성다운 의리로, 유재석은 여성스런 배려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유지해 나간다. 2010년을 시작하는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고 지내는지, 그리고 내 자신이 얼마나 사람들과의 관계를 늘릴 수 있는 성품을 갖춰나가고 있는 지 점검해보고 나아가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의리와 배려. 이 두가지를 갖추고 있다면, 누구든 자신이 처한 분야에서 강호동과 유재석과 같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 BlogIcon 세아향 2010.01.10 20:39

    제목이 딱이네요~
    강호동은 의리를.... 유재석은 배려를 대표하는 캐릭터죠^^
    잘 보고 갑니당

  • BlogIcon 완득이 2010.01.10 21:33

    박찬호와 공동 입수를 한 강호동의 모습은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끈끈한 우정과 의리와 그리고 또 믿음으로 가능한게 아닐까 싶더군요. 글 잘 읽고 갑니다.

    • BlogIcon 이종범 2010.01.10 21:35 신고

      이번 1박 2일은 박찬호씨가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칼봉산과 1박 2일,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정기를 받아 이번 시즌에 큰 활약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BlogIcon 모과 2010.01.10 21:55

    저와 보는 시각이 같습니다.
    저도 비슷한 제목의 포스팅을 하려고 좀 써두었는데...^^
    다른 것으로 써야겠습니다.

    • BlogIcon 이종범 2010.01.10 22:07 신고

      ^^ 모과님~ 반가워요. 다 비슷한 심정으로 유재석과 강호동을 바라보지 않을까 싶어요. 모과님의 글도 꼭 읽도록 하겠습니다. ^^~* 편안한 밤 보내세요~!

  • 이런글을 2010.01.10 23:05

    정말 기달려왔습니다! 다른 블로거들처럼 논리도 없이 그저 심증적인 잣대로 비교하며 각 팬층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분란을 일으키는 글들보다 새해에는 정말 이런 글들이 많이 올라왔으면 하네요.

    성에서 나타나듯, 강호동은 강하고, 유재석은 유한것이 그들의 특징이고 장점인듯합니다. 강호동이 아버지처럼 다른 멤버들을 강하게 키우려고 리더해 가듯, 유재석은 엄마처럼 다른 멤버들을 다독이는 듯하네요.

    • BlogIcon 이종범 2010.01.10 23:28 신고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b 아빠같은 강호동, 엄마같은 유재석이 확 다가오네요! 더 재미있고 가치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

  • BlogIcon 간이역 2010.01.11 03:20

    유재석은 너무 예의가 바르고 강호동은 특유의 힘으로 밀고 나가는 형태이고 그런 것 같네요. ^^

  • 정준하씨 ㅋㅋ 2010.01.11 16:08

    아무래도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정준하씨가 손쉽게 대상이 되는 것 같네요..

    저도 유재석씨 보면서 감탄을 많이 하곤 합니다.

    저만한 존재감에, 저만한 역할에, 저만한 무난함까지 갖추기는 정말 어려울 텐데...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베풀 줄 모르고 속 좁은 정준하는 아닌 것 같아요.

    좀 답답하고 계산을 할 줄 몰라 이런 저런 일에 휩쓸리고 만만하게 보이는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