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은 알레스카로 떠나고 1박 2일은 남극으로 떠는다. 참 우연의 일치라 하기엔 너무도 신기하게도 같은 지역을 동시에 조명하게 되는 것이다. 남극이나 알레스카가 무슨 제주도도 아니고 지구의 끄트머리에 있는 얼음 덩어리 지역인데 두 예능 프로그램이 모두 한 곳으로 간다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지 않나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무한도전과 1박 2일은 시청률이나 얻어보자는 허투른 생각으로 알레스카와 남극을 선택했을 그런 프로그램들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중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개념있는 리더 프로그램이기에 이번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 줄 메시지가 더욱 궁금하다.
왜 하고 많은 곳 중에서 알레스카와 남극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그 특집을 통해서 무엇을 얻길 원하는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았다.
지구 온난화
탄소배출권, 에코, 친환경... 모두 지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요즘 트렌드이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은 극지방의 빙하일 것이다.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에서 보았듯 빙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 이것을 통해 지구의 각가지 재앙들에 대해 영화로도 나오고 있고, 기후의 변화로 인해 점차 문화나 습관의 변화도 생겨나고 있다. 북극의 눈물에서는 바다표범을 사냥하던 원주민들이 이제는 농사를 짓고 어부를 하는 변화를 갖게 되기도 하였다.
한반도에서 이 지구 온난화를 느끼긴 힘들다. 외국에 나가 본 사람들은 항상 우리나라가 제일 좋은 나라라고 한다. 물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산과 바다등 자연이 너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웃 나라 중국만 해도 물에 석회가 너무 많아 그냥 먹을 수 없다. 돈을 주고 사 마시는 생수마저 정수기에 넣고 정수해서 먹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한다. 캐나다나 유럽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렇다고 주어진 축복을 마음대로 써 버린다면 우리의 후손들은 더욱 척박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 살아야 할 것이다. 무한도전이 지금껏 힘써 왔던 프로젝트들을 보면 에너지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다. 수많은 자전거를 가지고 전구를 밝히기 위해 노력함으로 전기의 소중함을 알려주었고, 중국 사막에 가서 나무 한그루를 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물의 귀함과 자연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해 주기도 하였다.
1박 2일 또한 여행을 하며 자연을 조명한다. 우리나라의 자연은 너무도 아름답다. 1박 2일 멤버들이 온갖 개고생(?)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그 모든 힘듦과 어려움을 잊게 되듯 1박 2일 또한 자연을 지키기 위해, 아름다운 자연을 또한 보여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제 북극의 눈물에서 보여주었던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직접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예측할 수 없는 재미
복불복의 가장 큰 재미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짜고 칠수도 있다는 것을 1박 2일이 보여주긴 했지만, 그 상황을 모르고 본다면 복불복은 최고의 극적인 장치이다. 사람들은 의외성에 강한 메시지를 받고, 재미를 느낀다.
콜라인 줄 알고 마셨는데 까나리액젓이었다면 굉장한 경험이 되고 그 이야기는 순식간에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사람들에게 재미를 준다. 물을 소주로 알고 마신 이야기들은 다들 한번씩은 들어보았고, 경험해보기도 하지 않았는가.
남극과 알레스카는 우리나라와 너무도 먼 곳에 있다. 그리고 가는 도중에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남극과 알레스카라는 대표성이 많은 이슈를 쏟아내고 있고 도대체 왜 그곳에 가려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이로서 관심의 유도는 확실하게 집중되었고, 그 안에서 풀어나갈 수많은 흥미진진한 모험에 참여할 준비가 다들 되어있다.
상황을 제어할 수 없을 것 같은 수많은 상황들에 놓이게 되면 사람들은 그것에 재미를 느끼고 쾌감을 느끼게 된다. 실수마저 가감없이 보여주는 1박 2일과 무한도전의 리얼버라이어티라는 컨셉은 그 재미를 극대화 시켜줄 것이다.
무엇보다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알레스카와 남극을 가게 된다면 분명 재미있을 것이라는 것에는 장담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들은 재미 뿐만 아니라 메시지도 함께 가져가게 될 것이다. 수많은 이슈를 끌어낼 것이며 이래서 1박 2일이라 하고, 무한도전이라 한다는 레전드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 이유는 그간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보여주었던 마인드에 있다. 시청자와 소통하고 소외된 것을 조명하는 작은 행동 하나 하나 속에서 이미 무한도전과 1박 2일은 신뢰를 얻었고 브랜드를 만들었다. 남극과 알레스카는 그 연장선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들의 과감한 행동과 결단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하게 되고 기대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는 설령 그들이 알레스카와 남극에 가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온다고 한들 그 안에서 시청자들은 메시지를 찾아낼 것이고 재미를 느낄 것이다. 아무쪼록 아무 사고 없이 큰 프로젝트들을 잘 마무리 짓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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