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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음악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예전엔 그냥 노래가 좋아서, 아니면 가수가 좋아서 음악 프로그램을 보았다면, 요즘 음악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많이 달라졌다. 그 이유는 새롭게 나온 음악 프로그램 덕분이 아닌가 싶다. 이젠 음악을 조금 즐길 줄 알게 되었나보다. 가수가 되기 위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경쟁 속에 부르는 슈퍼스타K나 위대한 탄생을 보며 조금 이해가 되었고,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어렴풋이 배워가는 것 같다. 

tvN에는 러브송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국내 최초 뮤직 토크쇼인 러브송은 스타들이 나와서 자신의 사연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방송이다. 지난 주 4회에서는 싱어송라이터인 소이, 호란, 그리고 박기영이 나와서 그녀들의 고민과 러브 스토리를 들려주며 그들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녀들의 음악을 들으며 깊게 공감하기도 하고, 그 사연 속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그녀들이 부른 러브송은 무엇이었을까. 

라즈베리같은 엄친딸 소이 


티티마의 멤버였던 소이. 그녀가 데뷔했을 때 엄친딸로 나왔던 것이 기억난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영국, 미국, 홍콩, 대만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 영어, 중국어, 일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했고, 일명 SKY 대학에 다니는 엄친딸로 인기를 얻었었다. 드라마, 영화등 다양한 활동을 하였고, 현재는 인디밴드 라즈베리필터의 보컬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창력에 있어서도 외모에 있어서도 무엇하나 빠질 것이 없는 소이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엄친딸이었던 그녀도 시련의 시기는 있었으니 바로 PD가 되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었다. 라디오 PD가 되기 위해 방송 3사에 모두 시험을 보았으나 4번의 도전이 모두 실패로 끝나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티티마 활동을 한 것도 라디오 PD를 하기 위한 경험이었다는데 PD시험에 떨어졌으니 대중적인 이목과 개인적인 낙담은 그녀를 더욱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랑 이야기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이별의 아픔을 겪고, 버림받았다는 느낌에 눈물로 지세웠다는 그녀.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이 그녀의 아픔을 달레주었다고 한다. 엄친딸의 이면을 보니 정말 라즈베리처럼 달콤하지만 쌉쌀한 면도 있는 그런 소이인 것 같았다.

절친, 호란과 박기영



호란과 박기영의 관계는 매우 돈독해보였다. 호란이 화장실에서 먼저 데쉬(?)해서 친하게 된 박기영은 호란과 자신의 인생의 가장 아픈 부분을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고 한다. 한사람을 6번의 이별과 만남으로 결혼에 골인까지한 우여곡절 많았던 박기영의 러브스토리에는 호란이 함께 했었고, 호란의 7년간의 사랑에도 박기영이 함께 있었다. 

박기영은 수면제와 항우울제와 술로 지낸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 힘든 터널을 뚫고 나온 그녀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니 어느새 흠뻑 취해 있었다. 그런 아픔의 시간들이 있어서인지 박기영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순식간에 그녀의 감정 속으로 빨려들고 마는 것 같다. 호란은 그 시기를 현재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 아픔의 시간들도 음악이 있기에 더 성숙한 음악으로 성장하여 나오지 않을까 싶다.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완전히 죽여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러브송의 매력



러브송은 감성이 충만한 프로그램이다. 또한 치유의 프로그램 같기도 하다. 러브송을 보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아로마 향기를 맡은 것처럼 편안해진다. 이번 4회를 보며 느꼈던 것은 러브송은 내면 치유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소이, 호란, 박기영 모두 자신만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고, 소외와 고독이라는 깊은 감옥 속에 갇혀 있었다. 그녀들이 연예인이라 유독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그런 시대에 빠져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더욱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 소이가 PD 시험에 낙방하여 자존감마저 상실할 정도였다는 이야기, 박기영이 기댈 곳이 없어서 수면제로 우울함을 달랬다는 이야기, 호란이 현재 그와 같은 상태라는 이야기.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너무나 빨리 돌아가고, 치열한 경쟁 속에 너무 빨리 돌아 도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는 진공 상태처럼 우리는 고독과 소외 속에 외로움을 호소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그 먹먹한 공백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러브송은 무릎팍도사처럼 해결책을 팍팍 내놓지 않는다. 대신 음악으로 대신하려 한다. 그 음악과 감정의 파동이 잠시나마 진공 상태의 공간을 채워주니 말이다.

러브송의 매력은 바로 그러한데 있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했을 뿐인데 그 안에 공감과 소통이 함께 하여 내 고민이 해결되는 듯한 느낌 말이다. 잔잔한 클래식같은 러브송은 뮤직 토크쇼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어가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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