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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예능

1박 2일 시즌2가 놓친 세가지

1박 2일 시즌2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개편설이 솔솔 일어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런닝맨이 스케일을 넓히며 동남아로 무대를 옮기고 성룡까지 초대하여 시청층을 넓혔고, 아빠 어디가는 새로운 국민 예능으로 자리잡으려고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1박 2일만 계속 뒤로 후퇴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시즌1 때만 해도 시청률 40%를 넘기며 국민 예능으로 자리잡았고, 가는 곳마다 그 지역이 인기가 높아져서 PD를 사칭하는 사기꾼들이 있을 정도였다. 이승기는 수많은 팬을 거느린 왕자가 되었고, 강호동은 최고의 MC로 자리잡으며 최고 상종가를 달리게 만든 프로그램인 1박 2일은 시즌2로 들어서면서 그저 그런 예능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초심으로 돌아가보려 했지만 그 역시 역부족이었다. 왜 같은 1박 2일인데 이렇게 반응이 다를까? 1박 2일 시즌2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1. 정체성의 부재, 1박 2일의 런닝맨화

런닝맨의 최대 문제점은 게임을 반복한다는 점이었다. 하나의 게임을 멤버들이 하나씩 다 해봐야 하기 때문에 반복되는 지루함이 있었다. 그러나 게임을 다양화하고, 스케일을 넓혀서 지루한 부분을 상쇄시켰고, 팀을 만들어 반복되는 회수를 줄이려고 하고 있다. 반면 1박 2일은 다양한 게임들과 복불복을 버리고 멤버 7명이 같은 게임을 주구장창한다. 또한 게임이 길어지다보니 리엑션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억지 리엑션이 자꾸 생기게 되면서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주게 되었다. 

원래는 런닝맨을 보았을 때 느꼈던 단점들이 이제는 1박 2일에서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마구 뛰기만 하는 레이스나 오버하는 리엑션, 리얼한 척하려 하는 모습이 1박 2일에서 더욱 자주 보여지고 있다. 오히려 런닝맨이 1박 2일 시즌1 때처럼 버라이어티해졌고, 1박 2일은 점점 정체되는 느낌이다. 다시 본연의 색을 찾아 리얼하면서도 다양한 게임과 진솔한 리엑션으로 초심을 찾았으면 좋겠다. 

2. 리더의 부재

 


1박 2일 시즌1에서는 강호동이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 먼저 솔선수범하여 망가지고 욕을 먹어도 최전방에서 자신이 먼저 욕을 먹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이를 토대로 조력자인 이수근이 부각되었으며, 이승기를 모범생 이미지로 만들어주었다. 갈피를 잡지 못하던 은지원 또한 캐릭터를 은초딩이라는 만들어줌으로 1박 2일은 승승장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승승장구의 김승우를 리더로 두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예능에는 약한 김승우이다보니 시즌1에서의 경험이 있는 이수근이 자연스럽게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되었고, 한팀내에 리더가 둘이 되어버리니 어느 곳에 팔로워십을 가져가야 할지 멤버들의 혼란이 가중되었다. 또한 이수근은 자신이 욕먹으면서까지 리드를 하려 하지 않는다. 개인기는 뛰어나지만 1박 2일 전체를 이끌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유재석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런닝맨에 손을 들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차라리 폐지된 달빛프린스의 강호동을 다시 1박 2일로 불러들이는 것이 나을 것 같지만 그나마도 SBS에서 런닝맨 전 프로그램으로 강호동을 필두로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기에 어려울 것 같다. 국내 MC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강호동과 유재석이 모두 SBS의 일요일이 좋다로 넘어간 이상 1박 2일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게 될 것 같다. 

3.  독함의 부재

 



1박 2일을 이끈 8할은 PD의 연출력이었다. 나영석PD는 독한 PD로 캐릭터를 잡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타협을 하지 않았다. 대스타건 팬들에게 욕을 먹건 상관하지 않고 프로그램의 신뢰와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서 독한 제안을 하고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것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스태프와의 대결에서는 게임에서 지자 스태프 전체가 야외취침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리얼함을 강조했다. 이는 1박 2일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새PD는 마음이 너무 약했다. 멤버들을 배려하고, 스태프를 배려하고, 시청자를 배려하는 모습은 리얼함을 살리지 못하고 어차피 하나마나한 게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었다. 하나씩 봐주고, 멤버들의 협상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며 시청자들의 신뢰는 점점 사라져버리게 된 것이다. 심한 게임은 아예 하지도 않다보니 게임이 계속 반복되는 지루함을 낳게 되었고, 아무리 큰 제안을 걸어도 어차피 봐줄 것이라는 생각에 멤버들도 안이하게 게임에 임하게 되고, 보는 사람도 긴장감이 사라지게 됨으로 결국 욕은 안먹지만 보지도 않는 프로그램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박 2일은 이런 여러가지의 부재들로 인해서 엣지가 약한 프로그램이 되어버렸고, 그냥 지역을 소개하는 6시 내고향과의 차별점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멤버들의 캐릭터 역시 희미하게 되었고, 그냥 착한 프로그램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프로그램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먹는 욕과 프로그램으로서 제 역할을 잘 해서 먹는 욕은 완전 다르다. 전자는 배신감의 표현이고, 후자는 관심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개편된다고 하지만 1박 2일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있다. 오랫동안 1박 2일을 봐 왔고, 분석도 해 왔고, 애정도 있다. 1박 2일이 KBS의 대표 예능이지만 이제는 남자의 자격도 폐지되고, 1박 2일도 존폐 위기에 있는만큼 1박 2일을 더욱 응원하고 싶다. 부디 사라진 3가지를 다시 찾아서 엣지있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래 본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 누구나 최선을 다한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