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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이래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박명수가 이렇게 모든 상황을 리드해나간 것이 말이다. 항상 쭈그리에 초만 치는 캐릭터였는데 이번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2는 박명수가 주인공이었다. 박명수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느리다. 아니 아예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 빡빡이에게 가방을 빼았아야 하는데 그냥 같이 주차장으로 갔다가 책가방만 뺐고 만다. 그 순간 과거 좀비 특집의 악몽이 데자뷰되는 순간이었다. 좀비 특집 때 수백명의 엑스트라 좀비와 블록버스터급 세트 준비로 모든 것을 다 준비했지만 시작하자마자 박명수가 게임의 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끝나버리고 말았다. 이번에도 역시  박명수는 게임의 룰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는 무한도전의 가장  재미있는 시리즈 중 하나로 추격전의 백미 중 하나이다. 서로 속고 속이는 무한도전 전매특허 추격전은 노홍철이 가장 유리하기도 했고, 무한 이기주의를 가장 잘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초반부터 어이없이 책가방을 들고 가는 박명수의 모습은 황당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그동안 박명수를 키워온 것이 헛수고는 아니었나보다. 정형돈과 길 그리고 유재석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며 싸우고 있는 틈을 타서 유재석과 정형돈의 차에 들어가 돈가방을 들고 튄 것이다. 더군다나 정형돈의 돈가방은 돈이 든 진짜 가방이었다. 그리고는 MBC 소품실로 가서 돈가방 6개를 가짜로 만들어서 다른 멤버들에게 뺏기는 주도면밀함을 보여주었다. 

가짜 돈가방을 빼앗기면서 진짜 돈가방을 훔치는 전략이었고, 모든 멤버는 박명수의 이런 전략에 놀아나고 말았다. 박명수의 기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돈가방을 획득하고 최후의 2인까지 올라가서 자신의 돈가방 확인까지 하게 되었다. 노홍철과 박명수가 최후의 2인이었고, 서로의 돈가방에는 +300만원과 -300만원이 있었다. -300만원을 든 사람이 +300만원이 든 사람에게 그 돈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노홍철은 +300만원, 박명수는 -300만원의 가방을 들고 있었으나 다른 멤버는 그 사실을 몰랐다. 



그리곤 박명수는 바로 라디오로 찾아가 생방송에 들어가 방송을 하게 된다. 생방송 중에는 못들어오기 때문에 라디오실로 들어갔다고 했지만 실은 이 또한 박명수의 계략이었다. 라디오를 통해 멤버들을 불러모아 가방을 빼앗아가게 하려는 것이었다. 하하와 정준하가 라디오 생방송실로 급습하게 되고, 결국 박명수는 돈가방을 빼앗기고 만다.

여기까지만 했으면 박명수는 지니어스 박으로 인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하와 정준하는 자신이 든 가방이 마이너스 가방임을 알고 유재석과 정형돈에게 몰래 넘기고, 유재석과 정형돈은 그 가방이 박명수의 것이 아니라 노홍철의 것이라 착각하여 +300만원이 든 가방인 줄 알고 서로 싸우게 된다. 그 모습을 보던 박명수는 자신이 그 가방을 빼앗아 최종 목적지에 가져가게 되고, 결국 원래 자신이 획득했던 마이너스 가방을 다시 자신이 갖게 되며 패자가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박명수가 주인공이었다. 유재석과 정형돈의 돈가방을 훔치면서 게임의 흐름을 바꾸었고, 모조품 가방을 만들어내면서 게임의 룰을 바꾸었다. 그 후부터 게속 게임을 리드해나갔으며 마지막에 자신의 돈가방을 다시 훔치면서 프로그램의 패자까지 석권해버렸다. 이번 게임에서는 승자인 노홍철보다 패자인 박명수가 더 빛이 났다. 오히려 노홍철의 기지는 기억에 남지도 않을 정도로 박명수의 변칙이 놀라웠다.



훔치는 것까지는 무한도전이 매일 하는 것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모조품을 만들어 게임의 룰을 아예 바꿔버린 것은 박명수를 재평가할 수 있는 기지가 아니었나 싶다. 항상 윽박만 지르고, 잔재미만 주는 박명수가 이번에는 제대로 한건 터트린 것이다. 무한도전을 들었다놨다한 요물 박명수. 앞으로도 그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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