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예능

1박 2일 금연여행, 남자의 자격이 떠오르는 이유

이종범 2014. 3. 11. 07:30

1박 2일의 이번 여행은 금연여행이었다. 멤버들 대부분이 흡연자이고, 헤비 스모커인 김종민과 김주혁이 있기에 선택한 여행이었다. 여행은 처음부터 먹이고 시작했다. 잘 먹일 때는 그냥 잘 먹이는 것이 아니기에 어떤 여행이 될까 궁금했는데 금연여행이라 의아했다. 지난 번 방송 때 일산화탄소 측정기에서 높은 수치가 나온 것과 이어지는 여행이 된 것이다. 


실은 금연이라는 주제는 남자의 자격에서 다루어졌었다. 이경규와 이윤석등 멤버들이 모두 흡연자였고, 일산화탄소 측정기를 통해 높은 수치가 나와 금연 후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의미있는 방송이었다. 방송 후 이경규는 금연을 계속 실천했었다. 흡연이 안좋은 것은 모두 알고 있고, 금연을 하겠다는 공익적으로도 좋은 주제이다. 





1박 2일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고, 기존의 방식을 탈피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남자의 자격 + 1박 2일의 새로운 포맷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변화는 시청률에도 영향을 끼쳤다. 15%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진짜사나이의 12%를 가볍게 넘기며 런닝맨의 13%도 넘겨 일요일 밤 예능의 왕좌를 다시 찾아온 것이다. 런닝맨은 항상 12~13% 사이를 기록했고, 계속 15%대를 유지하며 1위를 지켜던 진짜사나이이기에 진짜사나이의 시청률 하락은 그대로 1박 2일로 갔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한 방송 vs 편한 방송


1박 2일은 운이 참 좋다. 승승장구하던 진짜사나이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둘의 차이는 초심의 차이다. 1박 2일은 기본으로 돌아갔고, 진짜사나이는 기본을 벗어났기 때문에 이런 반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1박 2일과 진짜사나이의 차이는 편함과 불편함이다. 진짜사나이는 기존 멤버들 중 장혁만 제대로 하차시키고, 손진영과 류수영은 하차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 온 멤버 또한 천정명은 지금까지 아예 나오지도 않았고, 박건형은 아무런 이유 없이 혼자 훈련소에 남게 되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기사들의 내용을 보면 천정명은 촬영 자체를 늦게 시작하여 방송이 늦어졌고, 조교로 활동하던 훈련소로 다시 입소하게 되고, 박건형 또한 그 때 같이 들어간다는 내용이 있었다. 아마도 천정명과 박건형의 스케줄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박건형의 경우는 훈련소를 두번 가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추측으로는 촬영 후 스케줄이 꼬여서 천정명과 함께 다시 훈련소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기존 멤버 하차나 새로온 멤버에 대한 어떤 설명해주지 않는 불친절함과 뭔가 꺼림직한 느낌이 방송을 리얼 그래도 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특공대편에서 연기자까지 동원하여 담력훈련을 유령의 집처럼 진행한 점 또한 예능적인 면을 살리고자 했으나 실패하며 불편한 방송이 되어가고 있고, 그것은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박 2일은 남자의 자격을 차용했다.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남자의 자격은 합창단을 우려먹기 전까지만 해도 매우 소통적이고 공익적이며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편한 방송이었다. 하지만 시청률이 너무 안나오자 시청률이 잘 나왔던 합창단을 우려먹기 시작하면서 지루해지기 시작했고, 시청률은 계속 더 떨어지며 결국 폐지까지 가게 된 것이다. 남자의 자격의 장점은 시청자들을 편하게 해 준다는 점이었고, 반면 자극적인 면이 없기에 시청률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1박 2일은 남자의 자격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가고, 시청률은 기존 1박 2일의 시스템대로 하여 챙겼다. 둘의 시너지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진짜사나이가 감을 잃음으로 인해 시청률 1위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1박 2일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예측할 수 있는 플로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별로 달라진 점이 없다. 아침에 모여서 복불복하고, 점심, 저녁 식사 복불복하고, 잠자리 복불복하고, 아침에 일어나 복불복하고 끝. 지금도 별반 다를 바 없지만 아침 기상 미션과 더불어 모닝엔젤을 투입함으로 변화를 꾀하였다. 


1박 2일의 기본은 복불복인데 이제 까나리도 지겹고, 멸치액젓이나 고추냉이도 지겹다. 복불복이 메인이기에 더 자극적으로 만들다보니 가혹행위라는 말만 듣게 되었던 것이 1박 2일의 맹점이었고, 가혹적이 될수록 보기 불편한 방송이 되었기에 시즌2는 망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즌3에서 남자의 자격 차용은 매우 신선한 시도이고, 안전한 시도가 아닌가 싶다. 복불복 대신 금연이 나온 것이다. 1차적인 맛에 대한 복불복 대신 중독에 대한 복불복을 가져감으로 음식을 못먹는 것보다 더 강한 괴로움을 가져다주고, 이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1박 2일은 기본적으로 1차적인 것을 건드렸다. 생존에 관련된 의식주로 추운데에서 옷을 벗는다거나 맛있는 것을 앞에 두고 못먹게 한다거나 집을 놔두고 야외취침을 하는 1차적인 고통이었다. 하지만 중독이나 생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것들로 간다면 보다 더 다양하고 의미도 찾을 수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나아가서는 인간의 조건처럼 전기없는 여행이나 유기농 여행같은 소재들도 다룰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인간의 조건과는 차별화를 두어야 하겠지만 인지도나 시청률면에서는 1박 2일이 더 우위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예능 트랜드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 1박 2일은 더욱 편안한 방송이 되어가고 있고, 기존의 1박 2일의 재미까지 더하여 막강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이 시점에 시즌1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어필된다면 1박 2일 시즌3는 시즌1 때보다 더 강력한 일요일 밤의 왕좌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