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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예능

헨리를 이용하는 진짜사나이, 망가지는 헨리

진짜사나이의 헨리 투입은 손진영과 류수영의 대신이었다. 손진영과 류수영의 갑작스런 하차와 장혁의 하차. 그 구멍을 메울 신병은 케이윌, 박건형, 천정명 그리고 헨리였다. 캐릭터를 놓고 보면 케이윌은 손진영의 구멍을, 박건형은 류수영의 군사 전문가를, 천정명은 장혁의 각 잡힌 모습을 메워주고 있다. 


반면 헨리는 기존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캐릭터다. 외국인이라는 점은 샘 해밍턴과 겹치지만 4차원이라는 점은 그 누구와도 겹치지 않는 유일무이한 캐릭터이다. 헨리의 투입으로 샘 헤밍턴이 하차할 것이라 예측되었지만, 샘 헤밍턴은 마녀사냥까지 하차하는 강수를 두면서 진짜사나이에 대한 출연 의지를 높혔다. 솔직히 진짜사나이의 가장 큰 수혜자는 샘해밍턴이기 때문에 샘으로서는 진짜사나이에 애정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헨리는 진짜사나이에 있어서 필요악인 존재이다. 진짜사나이는 뭔가 새로운 캐릭터를 찾아야만 했고,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캐릭터가 필요했다. 군대에서 가장 먹히는 캐릭터는 역시 고문관 캐릭터이다. 기존에 샘 해밍턴이나 손진영이 보여주었던 구멍 병사가 바로 고문관인 것이다. 어느 부대에나 한명씩은 꼭 있다는 고문관은 진짜사나이에 있어서는 예능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캐릭터이다. 





하지만 구멍도 시간이 흐를수록 군인이 되어간다. 샘 해밍턴은 이미 상병까지 달았고 웬만한 군대 문화는 헨리에게 가르쳐줄 정도로 군인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샘 해밍턴이야 말고 가장 최적의 고문관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다. 외국인이라 한국어도 잘 못하고, 뚱뚱해서 체력 단련을 요하는 훈련에서도 몸개그를 보여주고, 군대 문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람보처럼 열정만 넘치는 그런 가장 위험한 고문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군대 문화도 잘 알고, 훈련도 곧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군인의 모습은 갖추어가지만 캐릭터로서의 재미는 반감되고 있다. 


헨리, 구멍이 메워진 자리에 구멍을 뚫을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절대로 길들여지지 않을 것 같은 헨리의 등장은 진짜사나이에겐 회심의 한수다. 겉모습은 동양인이지만, 캐네디언인 헨리. 엉뚱하고, 사고 방식 자체가 서구를 넘어서 4차원적인 멘탈을 가지고 있다. 한국어도 잘 안되고,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하니 다른 동기들이나 선임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탕수육"이라는 차원이 다른 구멍을 만들고 있는 헨리. 분대장 및 모든 교관들을 열받게 만드는 헨리는 진짜사나이의 예능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 헨리의 이미지가 어떠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대부분의 댓글은 군대 무식자 헨리를 비난하고 있다. 군대가 장난도 아니고 중요한 장비들을 다루고 생명이 달려 있는 경각의 상황에서 실실 웃으며 제대로 숙지도 못한체 대충 얼버무리려 하는 자세는 많은 예비역들의 화를 돋구고 있다. 


과연 헨리의 문제일까? 





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왜 헨리는 두번째 자대인데도 이렇게 군대 일자무식인 것일까였다. 그러던 중 스타킹에 나온 헨리의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헨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솜씨는 천재적인 수준이었고, 실제로 6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켜왔고, 캐나다에서 각종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수준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버클리 음악 전문대학에 전액 장학생으로 들어가기도 했고, 밀회에 나오는 천재 피아니스트 신지호에 전혀 밀리지 않는 피아노 실력을 선보임으로 천재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바이올린을 댄스와 함께 켜는 모습은 예전 유진박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고, 언어에 소질이 있는지 다개국어를 자유롭게 하는 모습 또한 의외의 모습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헨리가 2007년에 스타킹에 이미 나왔었다는 점이다. 연습생 기간이 길었기에 한국에서의 생활도 꽤 되었다. 


이쯤되면 진짜사나이 제작진의 의도가 보인다. 생각해보면 기초 군사 훈련도 정말 대충 시켰다. 하루도 안되는 기간을 기초 군사 훈련을 시키고, 바로 특공대로 배치하였다. 그리고도 아무런 군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두번째 자대로 배치시켜 전혀 나아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의도적으로 보인다. 헨리에 대해 캐릭터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은 상태로 계속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진짜사나이에게 헨리는 노이즈마케팅의 도구로 밖에 안보이는 것이다. 스타킹에서의 헨리 모습은 고문관이 아니라 천재 예술가의 모습이었다. 스타킹에서 보여줄 신지호와의 피아노 협주를 위해 수십번을 연습하고, 완벽에 완벽을 기한 헨리. 그런 완벽주의자이고 똑똑한 헨리는 왜 진짜사나이에는 사전에 공부를 하지 않고 왔을까. 이미 기존에 특공대의 무서움을 맛보았을텐데 말이다. 


제작진은 헨리의 안전이나 이미지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싶다. 그저 많은 노이즈를 발생시키고, 웃음 포인트를 만드는 장치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헨리로서는 득될 것이 하나도 없다. 인지도는 얻겠지만 그 이미지 자체가 부정적인 이미지이기에 수년간 연습생을 통해 겨우 슈퍼주니어M으로 활동하고 있는 헨리에게는 공든 탑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게 만들었다. 


스타킹에 나온 헨리는 진짜사나이에서의 바보같은 모습은 모두 스타킹을 위해서였다고 말하였다. 진짜사나이를 하면서도 계속 스타킹 생각만을 했다고 하니 진짜사나이에서 헨리의 얼빠진 모습은 이미 진짜사나이에서 마음이 떠난 거나 아니면 진짜사나이가 자신을 곡해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이라 본다. 


헨리는 어쩌면 군대에는 전혀 맞지 않는 부적합자가 아닐까 싶다. 군대에 들어가기 전에 신검을 본다. 군대에서 적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헨리가 만약 신검을 했다면 부적합자로 나왔을 것이다. 즉, 공익 아니면 면제 대상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최소한의 검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군대로 보내고,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은 상태에서 후반기 교육까지 다 받아도 실수하는 훈련에 참여를 시키니 아무리 군대 체질인 사람이라고 해도 훈련을 제대로 받기는 힘들 것 같다. 





전차에 탑승하다가 박형식은 큰 사고를 당할 뻔 하였다. 사다리에서 미끄러져서 사다리와 함께 뒤로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박형식은 열혈 병사로 군대에 적응도 잘 하고, 현역으로 가야 할 나이이기도 한데도 그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군대이다. 한순간의 실수로 자신의 생명은 물론 주변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곳이기에 군기가 철저해야 하고,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 


그런데 그곳에 아무런 준비도 안된 헨리가 투입되어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률에만 신경쓰는 진짜사나이의 모습은 너무도 배려없고,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이다. 진짜사나이는 기존에도 류수영, 손진영의 하차 이유 조차 이야기해주지 않고, 박건형이 왜 늦게 합류했는지, 천정명은 왜 나오지 않는지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냥 만드는데로 보라는 일방향적인 배려없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다. 그 연장선에서 헨리에 대한 생각 역시 진짜사나이는 배려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까지 망가져야 할까? 





진짜사나이에서 헨리의 운명은 끝까지 고문관으로 남는 것이다. 계속 바보같은 모습을 보여주길 제작진은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샘 해밍턴처럼 어느 정도 군대에 대한 감을 잡으면 손진영, 류수영과 같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토사구팽하지는 않을까. 헨리는 과연 어디까지 망가져야 할까. 그건 제작진의 양심에 달려 있지 않을까 싶다. 


점차 초심을 잃고 계속 자극적인 것만 찾아다니는 진짜사나이의 모습이 실망스럽기만 하다. 스타킹에서 보여진 헨리의 모습과 진짜사나이에서의 헨리의 모습의 괴리감은 거의 배신감 수준이었다. 헨리의 멋진 모습이 진짜사나이를 통해 얼른 나오길 바라보지만, 예술가로서 과연 군대의 경직되고 획일화된 문화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멋진 모습이 나온 후 얼마나 오래 진짜사나이에 나올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