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드라마들이 시작하면서 주목할만한 드라마다 두편이 있다. 하나는 월화드라마인 미스터 백이고, 또 하나는 주말 드라마인 미녀의 탄생이다. 전혀 다른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이지만, 두 드라마는 여러 공통점이 보인다. 특히 두 드라마는 오랜만에 얼굴을 비추는 주인공들이 주목받기도 했다.
신하균과 한예슬
드라마로 오랜만에 복귀한 신하균과 한예슬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신하균은 멋진 근육질 몸매와 신들린듯한 메소드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고, 드라마의 반응도 좋다. 한예슬은 더 아름다워진 몸매와 외모로 마치 바비 인형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연기 또한 망가지는 연기를 택함으로서 기존의 불미스런 일들을 잊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둘 다 주인공의 비중이 중요한 드라마인데, 미스터 백은 신하균이 노인과 청년의 연기를 모두 함으로 디테일한 연기로 시선을 한번에 끌었고, 신하균을 위한 드라마인 것처럼 드라마를 발빠르게 리드해나가고 있다. 여주인공이 장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장나라가 잘 안보일 정도로 신하균의 연기는 회가 거듭할수록 호평을 받고 있다. 미녀의 탄생 역시 한예슬을 위한 드라마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드라마판처럼 보이는 미녀의 탄생은 완벽한 미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망가지는 연기를 통해 연기 또한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받게 된다. 다만 뚱뚱했을 때의 사금란역을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이나 미스터백의 신하균처럼 직접 분장하여 연기했으면 더 많은 이슈와 관심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긴 했다.
단순하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로코물
미스터백의 내용은 70세의 구두쇠 재벌 회장이 34살로 돌아가게 되어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타임슬립 비슷한 내용이다. 최고봉이라는 재벌 회장은 돈은 많지만 주변에 그 돈을 노리는 사람들로 가득하여 돈을 지키는데에만 온 전력을 다해 살아왔다. 하지만 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기에 늘 죽음의 불안 속에 살아오다가 싱크홀의 교통 사고로 인해 결국 죽게 된다. 저승에 간 최고봉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자신의 삶에 한탄하며 단 하루만이라도 살기를 바라였고, 은하수의 도움 때문인지 34살로 회춘하게 되어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70세의 나이에 이미 잠깐이나마 은하수에게 사랑을 느낀 최고봉. 34살로 돌아와서 다시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된다는 로멘틱 코미디이다. 다만 여기서 은하수(장나라)가 최고봉의 아들인 최대한의 사이에서 삼각관계가 그려진다면 근친물이 되어 이슈가 생기긴 할 것 같기도 하다.
미녀의 탄생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매우 흡사하다. 사금란이라는 여자는 결혼을 한 후 시댁에서 7년 동안 열심히 살림을 하나 남편은 바람이 나서 다른 여자와 결혼까지 발표하게 된다. 그리고 사금란은 자살을 택했지만(타살일 가능성도 있지만) 살아나게 되고 전신성형을 하여 미녀가 된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남편에게 접근하여 복수를 한다는 그런 내용이다. 반전도 있을 것 같고, 한태희(주상욱)과 교채연(왕지혜)의 관계에서도 뭔가 새로운 일들이 벌어질 것 같긴 하지만 줄거리를 쉽게 예측할 수 있는 편하게 볼 수 있는 로코물이다.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감의 표출
두 드라마는 매우 비현실적이다. 미스터 백은 자신이 원했던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 되었고, 미녀의 탄생은 완벽한 미녀로 변신하게 되었다. 하지만 멘탈은 34살이 아닌 70대 노인이고, 미녀가 아닌 유도 선수였던 사금란 그대로이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현실에서 표현한 것이 아니고 이상으로 들어가서 표현한 것이다. 누구나 현실 속에 한번쯤은 꿈꿔보았을만한 상상인 것이다. 모두가 원하는 삶, 그렇게 살면 정말 행복할까... 아니면 그렇지 못할까...
드라마는 매우 심플하고, 디테일한 묘사없이 만화의 책장이 넘어가듯 휙휙 넘어간다. 미녀의 탄생에서는 전신성형에 대한 장면을 매우 축약하여 순식간에 넘어가게 되고, 미스터백 또한 별다른 개연성을 두지 않고 욕조에서 목욕을 하다가 갑자기 젊게 변해버린다. 저게 말이 돼? 라고 하며 개연성을 따지기 시작하면 절대로 볼 수 없는 드라마이기도 하고, 반대로 그냥 말이 안되니 드라마지 하고 보면 큰 생각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라는 매우 냉혹하면서 잔인한 현실을 가장 부자가 젊음까지 되찾게 되는 것과 뚱뚱한 여자가 날씬하고 아름다운 여자로 변한다는 설정을 통해 꼬집고 있는 것이다. 성형중독이라 불릴 정도로 성형이 만연해 있는 요즘 시대에 성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여러 부작용들이 있는데 그런 현실 속에 진정한 사랑이나 가치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와 돈이면 무엇이든 되고 돈이면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놓아도 된다는 잔혹한 현실 속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공감을 얻는다면 이 두 드라마는 인기를 얻게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건 시청률로 나올 것이다. 현재까지 2회를 마친 두 드라마는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스터 백은 1회 14.2%, 2회 13.9%를 냈으며, 미녀의 탄생은 1회 8.4%에서 2회 10%로 오르는 상승세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극이나 일드의 리메이크보다는 로코물이 더욱 끌리긴 한다. 안그래도 세상이 복잡하고 머리 아프게 돌아가다보니 그냥 드라마라도 맘 편하게 보고 싶은, 그리고 이상적인 가치를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보고 싶기도 하다.
결국 사랑은 현실의 고통을 잊게 만들어주는 마약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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