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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선택에 대한 기대가 컸다.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와 과거를 오가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도전 과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신비한 차원의 세계를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기에 타입슬립은 우선 시청자에게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실망감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타임슬립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타임슬립에 대한 기대감을 넘어서며 인기를 얻었던 "나인"의 경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타임슬립의 효과를 극대화함으로 새로운 상상력을 동원하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미래의 선택은 아직 타임슬립을 선택한 이유를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과연 나인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1. 논리를 무시한 타임슬립
 



우선 나인의 경우 향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과거로 이동한다. 과거에는 시간 제한이 있다. 15분 이상 있을 수 없기에 현재에서 미리 원하는 장소에 가서 향을 피워야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또한 과거로 이동했을 시에는 필시 시간의 왜곡현상을 불러일으키기에 현재가 영향을 받게 된다. 현재는 과거에 어떤 조작이 있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고 기억조차 못한다. 이럴 경우 과거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직접 과거로 갔던 사람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정했다. 또한 향은 과거에도 존재할 수 있고, 물건을 가지고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설정도 해 두며 현실과 과거의 개연성을 심어주었다. 나비효과처럼 작은 변화 하나에도 미래는 정반대로 변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스토리를 통해서 극명하게 보여주었으며, 과거를 바꾸고자 하는 이유 또한 명확했다. 

하지만 미래의 선택은 이유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큰미래는 김신과 결혼을 하게 된 것을 후회하면서 박세주와 결혼을 하기 위해 과거로 온다. 자신의 오빠가 김신 혹은 자신 때문에 죽게 되고 그것을 자책하며 인생을 바꾸고자 (오빠를 살리자는건지, 부자와 결혼하겠다는 건지) 과거로 온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목숨을 걸고 온 이유가 고작 부자와 결혼하고 싶어서라는 점이다. 미래에도 빈부의 격차는 존재할 것이고 극에 따르면 빈부의 격차는 매우 커서 신분을 뛰어 넘기는 불가능하고 유일한 신분 세탁이 가능했던 마지막 티켓이 박세주라는 것인데 그럼 큰미래는 빈에 신분이었을텐데 왜 다른 빈에 속한 사람들은 타임머신을 타지 않았을까? 또한 돈이 많은 부의 신분의 사람들도 왜 돈을 주고라도, 혹은 사람을 시켜서라도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과거의 하루가 미래의 한달이라는 설정은 큰미래가 목숨을 걸었다는 점을 설명해주긴 하지만 과거로 온 이유가 오직 큰미래만이 과거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2. 예측이 가능한 결말
 


나인은 시작 초반부터 빠른 스피드로 스토리를 펼쳐나간다. 마지막회까지 한참 남았는데 주인공이 죽어버리고, 매 회마다 마지막회처럼 스토리는 흘러간다. 그러다 반전이 있다. 타임슬립 효과를 극적으로 활용하여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결말이라 보여지는 부분에 반전을 주는 것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결말을 예측하지 못하게 만들며 매회마다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며 극에 몰입시켰다.

하지만 미래의 선택은 첫회부터 미래를 예측 가능했다. 미래의 선택이라는 제목에서 미래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은 둘 중 하나이다. 김신과 다시 결혼하거나 박세주와 결혼하거나 둘 중 하나의 가능성을 가지고 과거로 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박세주와의 결혼 가능성을 둔 것은 서유경과의 사각관계를 염두해둔 설정일 뿐 결말은 김신과 결혼하게 될 것이다.

김신은 고지식하며 자신의 입장만으로 상대방을 몰염치하게 만들지만 자신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체면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모습 때문에 자신의 속마음까지 다 내비치고 모든 것이 괜찮다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나미래와 충동하게 되는 것이고, 그런 충돌의 결과 미래에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들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즉,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만 고수한 것이 의견 충돌의 시작이고, 그것은 서로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지 않은데에서 시작한다. 나미래는 김신이 왜 그렇게 체면을 중시 여기는지에 대한 과거 이야기나 상처에 대해 몰랐고, 김신 역시 나미래에 대해 몰랐기에 서로의 모습에 상처만 받다가 결혼 생활이 끝나게 되는 것이었다.

결국 과거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점을 찾고, 그 매게가 바로 박세주와 서유경일 것이다. 그들을 통해 서로 인연이고 사랑하는 사람임을 느끼게 되면서 미래는 결국 같으나 김신과 이혼하고 오빠가 죽는 미래가 아니라 김신과 행복하게 살고 오빠도 사는 미래로 바뀌게 될 것이다.

3.  로코물 vs SF
 


미래의 선택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시간여행이라는 SF적인 요소를 단순히 로코물로만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나인은 사랑과 가족애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긴 하지만 SF적은 요소가 주를 이루며 과거로 돌아갈 때 누군가에 쫒기기도 하고, 병으로 인해 죽기도 하고, 과거를 건드리고 나면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시 바뀌게 되는 과정들을 역동성 있게 보여주고, 심지어 스산한 기분마저 들게 한다. 시간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재미있고 궁금한 것이 아닌 과거를 1분이라도 바꾸려 하다간 현재의 모든 기억이 바뀌게 되는 공포스런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미래의 선택은 시간 여행은 러브라인의 긴장감을 강화시키기 위한 소재로 밖에 활용되지 않고 있다. 큰미래를 따라서 과거로 온 블랙맨이 어제 드디어 나오게 된다. 블랙맨이 나온 후 김신의 생각이 일부 원래대로 돌아오게 된다. 그 블랙맨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진바 없지만 단순히 러브라인 형성을 위한 요소가 아니었으면 한다. 시간 여행의 문지기처럼 시간 여행시 지켜야 할 룰에 대한 정찰을 하고 위반 사례는 다시 블랙맨이 고쳐 놓는 SF적인 요소가 더해진다면 미래의 선택을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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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이 방영되고 있다. 윤은혜와 최명길이 나미래라는 같은 역할을 맡게 되어 기대감을 갖게 만든 드라마이다. 아직 2회까지 밖에 진행이 되지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이 큰 드라마다.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아직 남은 이야기들이 더 많지만 어색하고 감정선을 따라가기 힘든 부분들이 있었다. 

미래의 선택은 주인공 나미래가 2038년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2013년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시작한다. 미래의 나미래는 자신의 남편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 죽자 다시 그 인생을 바꾸기 위해 하루가 한달인 과거로 돌아와 자신의 인생을 바꾸려 한다. 아마도 그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오빠가 아닐까 싶다. 



실은 미래의 선택에서 나인을 기대했다. tvN에서 했던 수작인 나인은 향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과거를 한정된 시간안에 다녀오면서 자신의 미래를 바꾸는 복잡하면서도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하지만 미래의 선택은 그런 복잡함은 없고, 그냥 미래의 내가 와서 현재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면서 벌어지는 로코물로 러브라인 재형성에 관한 가벼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벼운 스토리 속에 미래의 나미래가 과거의 나미래에게 던지는 메세지들에는 기성세대가 현재 30대들에게 던지는 메세지들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1. 넌 조용히 나가죽어

 


큰 미래는 재벌가 아들인 박세주와 자신을 맺어주기 위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큰 미래는 나미래에게 좋은 남편을 만나려면 좋은 직업부터 가져야 하지 않겠냐며 공무원 시험을 보거나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조언을 하지만 나미래는 이 말을 묵살하고 수영장에 가서 놀다가 비키니가 풀여지며 허둥지동하기 시작했다. 이런 나미래의 모습을 보고 큰 미래는 인생을 제대로 살라며 독설을 퍼부으며 몇년 뒤 백수가 될 것이 뻔 한데 그 때 오빠 집에 얹혀서 살거나며 얼마 뒤엔 독거노인, 나중엔 구더기 끓는 시체로 발견되고 싶냐며 넌 조용히 나가죽어라며 일침을 가했다. 

30대.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나이다. 또한 무언가를 성취해 나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청년 실업의 문제는 30대까지 실업 문제로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결혼 전에는 결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스트레스를 받고, 결혼 후에는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되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육아 및 가정을 꾸려가기 위해 압박감을 받게 되는 시기가 바로 30대이다. 기성세대들은 이런 30대를 향하여 넌 조용히 나가죽어라고 조용히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기성세대가 된 30대는 아직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좋은 남편을 만나기 위해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시대가 지금 뿐 아니라 25년 후에도 지속된다니 참 씁쓸하기만 하다. 좋은 남편을 만나기 위해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것이 인생을 제대로 사는 것이라면 그냥 조용히 나가 죽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2. 미래에는 사자 들어가는 직업이 인기가 없다.

 


결혼정보회사에 가서 큰미래는 나미래의 엄마인 척 하고 신랑감을 찾기 시작한다. A등급부터 E등급까지 소고기 등급 나누듯 나눠 놓은 등급에는 사자 직업 및 벤처 회사 대표부터 소설가 및 영화감독등이 있었다. A등급에는 성공한 벤처 기업가들이 있었지만 미래에는 모두 쇠고랑을 차기에 좋은 후보가 아니었다. B등급은 모두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이지만 미래에는 사자 직업을 가진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 망하는 직업이라고 했다. 그리고 제일 낮은 등급인 E등급에는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지만, 미래에는 성공한 영화감독, UN사무총장등이 될 사람들이었다. 

현재 많은 결혼 정보 회사들이 이런 등급을 나눠 놓고 있고, 심지어 상류층들만의 결혼 정보 회사가 있을 정도로 보이지 않는 신분들이 형성되어 있다. 결혼이 임박한 30대들은 이런 결혼 정보 회사에서 등급이 나뉘어지며 그것이 곧 자신의 신분 및 계급이 된다. 그리고 사자가 들어가는 전문직종은 너무 많아서 인가기 없는 직업이 된다고 하는데 이는 공급이 너무 많고 수요는 한정되어 있어서 가격이 떨어진다는 경제 논리에 입각한 직업에 대한 판단이다. 

미래에도 직업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에 따라 계급이 나뉘어진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3. 나미래가 문제일까, 큰미래가 문제일까

 



나미래는 모든 안좋은 일에 스스로에게 괜찮아를 외치며 꾹꾹 참으며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순수한 30대 소녀이다. 이런 나미래의 미래인 큰미래는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보며 한심스러워한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바꾸기 위해 죽음을 무릎서고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큰미래의 생각은 미래에도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미디어 재벌인 박세주를 차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남편을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 것이니 말이다. 미래에는 같은 계급끼리만 결혼하기 때문에 이런 신데렐라 티켓은 박세주가 유일하다며 그를 꼬시기 위해 온 큰 미래. 그러나 오히려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있고, 한치 앞만 생각하고, 신분 상승과 화려한 인생을 탐욕하는 큰미래는 나미래의 순수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나미래가 문제가 있어서 자신의 문제를 바꾸려고 미래에서 오지만 문제는 나미래가 아닌 큰미래에게 있는 것이다. 이는 기성세대에게 던지는 또 다른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 30대의 한심한 모습들은 과거의 자신의 모습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기원전 고대 그리스 신전의 한 기둥에는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이런 글귀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세대간의 갈등이 있었던 것이다. 인생을 살아보니 그것이 아니더라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곧 과거의 자신의 모습이다. 그리고 더 순수성을 잃은 상태가 미래의 모습인 것이다. 

나미래는 아무 미래도 바꾸지 못하고 미래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달라질 것이 있다면 과거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딸처럼 뿌듯함을 느끼게 될 것이고, 이는 미래의 자신의 삶 또한 행복하게 바꿔줄 것이다. 보통 문제는 남에게 있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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