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선입견을 허물어버린 미실의 반란

이종범 2009. 11. 22. 01:36

선덕여왕이 드라마와 소설로 인기를 얻고 있는 요즘. 왜 선덕여왕이 인기일까 생각해보았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여왕"이라는 것이었다. 보통 왕이라면 남자가 하기 마련인데, 여자가 왕을 하다니... 수천년이 지난 지금도 대한민국에 여성 대통령은 없었다. 그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여자 왕, 여왕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눈을 뜨게 된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매듭은 바로 덕만공주의 여왕 발언과 김춘추의 서열 발언으로 인해서였다. 미실은 진흥왕부터 진지왕, 진평왕까지 3명의 왕을 보위하며 세주로서 자리를 지켜오고 있었다. 진흥왕때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실의 손아귀에 놀아난 왕들이었기에 미실은 실세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모든 풍월주들과 상대등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심지어 남편으로 만들 정도로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여자였다. 하지만 수십년이 넘도록 미실은 자신의 권력을 가지고 단 한번도 왕이 되어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한계를 뛰어넘게 해 준 것은 바로 덕만 공주와 김춘추의 말 때문이었다. 덕만 공주는 자신이 왕이 되러 한다. 성골 출신은 덕만 공주 밖에 남지 않았기에 명분이 섰고, 여자라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지만, 기존의 생각을 깨고 성골이면 남자건, 여자건 왕이 될 수 있다며 여왕의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였다.

이에 맞서 덕만 공주의 조카인 김춘추는 진골이지만, 중국 유학 덕분에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서 그런지 골품 제도 자체에 대해 미천한 제도라 하며 자신도 왕이 될 수 있다며 명분을 내세웠다. 이 둘이 왕의 자리를 두고 다툼을 벌일 때 미실은 충격에 빠지게 된다.

수십년간 모든 권력을 가지고 왕까지 폐위시킬 수 있었던 힘이 있었지만, 정작에 자신은 자신이 왕이 될 수 있다고 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지금, 미실은 무리수를 써서 여왕이 되어보고자 한다.


결말이야 역사적으로 선덕여왕이 왕이 되기에 미실의 반란은 실패로 끝나게 되고 말지만, 미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후회없는 선택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자신의 한계를 풀어버린, 어쩌면 봉인을 풀어준 덕만공주와 김춘추는 미실에게 있어서 은인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봉인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 한번 쯤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따른다고 하여 그것이 옳은 것도, 가야만 하는 길도 아니다. 우리 안에 얼마나 많은 선입견이 있고, 그 선입견으로 인해 수많은 가능성들을 놓치며 살고 있다.

우리는 미실과 같다. 미실이 가진 권력만큼이나 우리는 원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또한 미실과 같이 선입견들로 인해 골품제도와 왕은 남자만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하여 아무것도 못한체 보이지 않는 밧줄에 묶여 있다.


덕만공주와 김춘추의 공통점은 바로 중국에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으로 치면 유학 내지는 해외 여행 쯤이 되었을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해 기존의 익숙했던 곳에서 벗어나 낯설은 곳으로 모험과 도전을 하며 생각의 지평을 넓혀야 할 것이다. 당신 안에 있는 미실은 무엇인가? 이제 그 우물에서 벗어나 마음 속 반란을 일으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