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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 블로거들의 위기, 그리고 기회

이종범 2010. 3. 17. 08:59
방송,연예 블로거들에게 가장 큰 시련이 닥친 것 같다. 방송 캡쳐에 대한 경고는 이미 예전부터 있어왔던 이야기이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법무팀이 나서서 검열을 하고 있다. 이미지 저작권에 관한 이야기다. 어제 나 또한 SBS의 미남이시네요에 관한 이미지 저작권 침해 통보가 왔다. 다 지운 줄 알았는데 하나 남아있었던 것을 잘 찾아낸 것 같다. 결국 미남이시네요에 관한 글은 모두 삭제해 버리고 말았다.

난 SBS의 미디어누리꾼으로 활동중이다. KBS에서는 파워블로거로 활동중이고, MBC에서는 FUN TV로 활동 중이다. SBS 미디어누리꾼의 경우는 SBS컨텐츠를 활용해도 된다고 동의를 받은 상태이긴 하지만, 법무팀에 컨텐츠허브 위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SBS 관계자를 만나 나눴던 이야기가 있다. 당시 이미 법무팀이 갖춰졌고, 모든 포털부터 뒤지기 시작하여 유명한 블로거들은 아마도 모두 검열 대상이 될 것이라 했다.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것이고, 윗선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과 함께...

SBS가 이미지 저작권에 대해 권리 행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컨텐츠를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 언론사들도 마구 사용하고 있는 방송 캡쳐는 이제 더 이상 쓸 수 없을 것 같다. SBS가 연예뉴스라는 것을 신설하기도 하고, 저작권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SBS의 입장은 외국과 같은 저작권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외국에는 한 스타가 화보를 찍으면 그 컨텐츠가 사용되는 모든 곳에서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한다. 자세한 것은 이야기로만 들어서 잘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FTA도 있고, 저작권에 대한 가치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SBS



SBS는 모를까?

SBS는 KBS나 MBC와 다르게 사기업이다. 이익이 전분기의 이익보다 더 많아져야 주가가 오르고 지속이 되는 기업인 것이다. 이익이 나도 전분기보다 이익이 적으면 성장 감소세로 들어가는 그런 기업이기에 수익원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아마도 동계올림픽 중계나 월드컵 독점 중계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SBS는 동계올림픽 독점 중계 때 이미 한바가지 욕을 먹었다. 그리고 그것도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반응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김연아 중계는 시청류르 40%가 넘는 대박을 터트렸고, 수익은 증가하였다. 그걸로 된 것이다.

이번 이미지 저작권 검열도 블로거들의 반발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KBS와 MBC는?


MBC


KBS와 MBC는 어떤 입장일까? 아직은 노코멘트이다. 방송 캡쳐 이미지를 마음 껏 쓰라고 하지도 않았고, 쓰지 말라고 하지도 않았다. 즉, 언제든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SBS의 행보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SBS가 이것으로 수익이 확보되고 증가하면 KBS와 MBC가 입장을 같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때의 수고를 덜기 위해 모든 캡쳐 사진을 삭제하였다.

방송,연예 블로거들의 위기

방송,연예 블로거들의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트래픽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 이후이다.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곳이 방송,연예 블로거이고, TV보고 감상문을 쓰는 정도는 초등학생만 되어도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많은 방송,연예 블로거들이 생겨났고, 서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이 인기있었던 20%의 이유는 바로 캡쳐화면 때문이다. 글의 내용 전개를 원활하게 해 주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방송 캡쳐 화면은 수고스럽더라도 3,4개는 반드시 넣어야 하는 항목 중 하나였다.

텍스트만 있는 글에는 아무래도 집중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방송,연예 블로거들 중 다수는 텍스트는 별로 없고 이미지로 포스팅이 이루어진 블로거들이 많기 때문에 이는 컨텐츠 생산의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저작권 문제에 한번 당하게 되면 아~!! 진작에 지울껄... 하는 생각이 번뜩 들 것이다. 100번 싸워도 100번 지는 것이 방송 캡쳐이기 때문이다.

방송,연예 블로거들의 항변

SBS



방송, 연예 블로거들은 이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열심히 이미지를 찾아서 자발적으로 홍보를 해 주었는데 이런 처사가 말이 되냐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절충안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방송 캡쳐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소유권이 방송사에 있기 때문에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먹히지 않는다.

SBS의 딜레마

하지만 방송사도 법적으로만 해결한다고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어찌보면 블로거들은 블랙마켓이나 다름없다. 블랙마켓을 통해 이슈화를 시키고 저변화를 시켰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인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문제이다.

방송,연예 블로거들에게는 방송을 보고 진솔하게 풀어낸다는 90%의 매력이 있다. 방송,연예 블로그를 시작한 지도 이제 2년이 되었다. 2년 전만 해도 방송,연예에 관한 기사는 보도자료를 보고 배끼는 수준이었다. 방송,연예 블로거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런 시청자들의 니즈 때문이었다.

기자들은 바쁘기 때문에 TV를 보도 볼 수 없다. 하지만 다수의 시청자는 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의 블로그를 운영함으로 보다 생생하고 솔직하고 공감되는 (혹은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들을 쓰기 시작했고,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슈가 되며 소통의 장이 되었기에 인기를 얻은 것이다. 지금도 방송,연예 블로거들의 트래픽은 상당하다.

이런 방송,연예 블로거들을 적으로 돌린다는 것은 SBS가 총대를 맸기 때문에 자충수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벌써부터 이런 움직임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고, 당장에 나 자신도 SBS 미디어 누리꾼임에도 불구하고 SBS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게 되었다.

방송, 연예 블로거들의 기회

SBS 미디어누리꾼 모임 현장



위기는 분명 기회이다. 그 위기가 심할수록 더욱 기회이다. 이제 방송,연예 블로그들은 방송 캡쳐 사진을 절대로 쓰지 못하게 된다. 추세는 이미 기운 것 같다. 정권이 바뀌거나 정책이 바뀌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렇다면 모든 방송,연예 블로거들의 입장은 동일해진다. 즉, 이제 글발로만 승부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혹은 방송,연예 블로거들이 취재를 나가는 일이 더욱 많아질 지도 모르겠다. 이미지가 없는 곳에서는 글을 잘쓰는 블로거, 혹은 구성을 잘 하는 블로거가 더욱 인기를 얻을 것이다. 나아가 취재로 인해 자신에게 저작권이 있는 사진이 있는 블로거들은 그들보다 더욱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또한 방송,연예 블로거들이 가지고 있는 글과 자신이 찍은 사진은 저작권의 강화로 인해 저작권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내가 쌓아놓은 1000개가 넘는 글은 이제 나의 저작권이고 저작권 침해를 한 사람들(펌질)에 대해 저작권 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방송,연예 블로거들 또한 이제는 운영하기 힘들어서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다. 즉, 자연적으로 필터링되어 방송을 정말 좋아하고, 즐겨보는 사람들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것이다. 적어진 숫자는 가치의 증가로 결론지어질 것이고, 이는 살아남은 방송,연예 블로거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리

TV익사이팅은 이제 저작권에 저촉되는 방송 캡쳐 이미지는 방송사에서 의뢰받고 사용한 이미지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추세가 계속 이어질 지 아니면 다시 흐지부지될지는 모르겠지만, 흐지부지되더라도 이런 블로그 운영 정책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더욱 재미있는 기사를 위해 기꺼이 취재를 나갈 것이며 나만의 저작권을 찾아가고 DB를 쌓아갈 것이다.

예전에 리바이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 때가 있었다. 당시 리바이스는 인터넷 쇼핑몰과 멀티숍으로 인해 엄청난 붐을 일으켰다. 병행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본이나 미국, 유럽등지에서 수입을 해서 판매를 하였다. 한 반에 리바이스를 입지 않으면 왕따를 당하는 학교도 생겨났으니 당시의 붐은 굉장했다.

하지만 리바이스 코리아는 지식인 이벤트 및 파파라치 활동을 통해 인터넷 쇼핑몰과 멀티숍을 솎아내기 시작했고, 많은 인터넷 쇼핑몰이 그 이후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리바이스 붐도 사라지고 말았다. 노스페이스도 그랬고, 폴로도 그랬다.

SBS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확신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법적으로 하자는 곳에는 손해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방송, 연예 블로거들은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