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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과 1박 2일에 대한 시청자 의견을 보면 재미있는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무한도전에서는 어떻게든 의미를 찾아내려 하고, 의도를 알아내려 한다. 그리고 의미와 의도를 알아내었을 때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기뻐한다. 반면, 1박 2일에서는 어떻게든 연출된 장면을 찾아내려 한다. 무엇이 조작되었는지 어떤 의도가 숨어있었는지 말이다. 그리고 그 조작과 의도를 찾아내었을 때 사람들은 비난하고, 힐난한다. 더불어 1박 2일 멤버들에 대해 불똥이 튀기도 한다. 무한도전은 의도를 숨기고 연출하며 할수록 더욱 칭찬을 받는 반면, 1박 2일은 리얼로 했는데도 거짓이라며 비난을 받고 있다.

무엇이 이렇게 시청자들이 이중적 잣대로 바라보게 만드는 것일까? 똑같이 주말에 가장 잘 나가는 리얼 버라이어티고, 롱런한 프로그램인데, 한 쪽은 의도를 알아채면 환호성을 지르고, 한 쪽은 의도를 알아채면 비난을 하니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그래서 그 이유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다.

숨겨야 할 것과 드러내야 할 것



사진출처: KBS 1박 2일 / MBC 무한도전

거짓말에도 하얀 거짓말과 새빨간 거짓말이 있다. 선의의 거짓말은 들통나면 사람들에게 동정을 받지만, 새빨간 거짓말은 들통나면 비난의 대상이 된다. 사실에도 거짓말과 같이 2가지가 있다. 그건 바로 진실과 부분적 사실이다. 진실에는 밝혀지면 사람들이 공감하지만, 부분적 사실은 밝혀지면 힐난의 대상이 된다.

똑같은 거짓말이고, 사실인데도 어떻게 들통나고 밝혀지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숨겨야 할 것은 숨겨야 한다. 그리고 드러내야 할 것은 드러내야 한다. 이 순서를 거꾸로 적용하면 비난의 대상이 되고 마는 것이다.

즉, 1박 2일은 숨겨야 할 것은 드러내고, 드러내야 할 것은 숨기고 있기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고, 무한도전은 숨겨야 할 것을 숨기고, 드러내야 할 것을 드러내기 때문에 환호를 받는 것일테다.

1박 2일이 최근 많은 비난을 받은 조작설은 CSI를 버금케 하는 시청자들로 인해 낱낱이 밝혀졌고, 나영석PD가 직접 해명까지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MC몽의 소환조사 기사가 나오자 다시 불거지기 시작해서 어제 1박 2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서 숨겨야 했던 것은 MC몽이 반성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드러내야 했던 것은 더 디테일한 촬영 정황이었다.

MC몽이 얽혀있는 문제는 매우 민감한 이슈여서 1박 2일의 입장에서는 무한도전이 그러한 것처럼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려 하는 것 같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시청자 입장에선 MC몽의 행동 하나 하나가 곱지 않을 수 밖에 없다. MC몽과 1박 2일의 전략은 방송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응하려는 것 같다. 그렇다고 대놓고 숙연해하며 반성을 할 것까지도 없다. MC몽의 문제를 1박 2일 방송 중에 은연중 자막으로 의미를 두고 깔아둔다거나 1박 2일 멤버들이 은유적으로 MC몽의 군문제에 대한 이슈를 꺼내었으면 시청자들은 그 의미를 캐치하게 되었을 것이고, 반응 또한 지금보단 훨씬 좋았을 것 같다.

조작설 역시 그냥 PD의 말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디테일한 정황을 영상으로 보여주어 어제 방송 첫부분에 넣었다면 조작설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조작설이 나영석PD의 말대로 루머에 불과하다면 언제나 그런 루머는 디테일에 약하기에 자세히 영상과 함께 보여주었다면 그동안 금갔던 1박 2일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무한도전은 7을 통해 숨겨야 할 것을 잘 숨겼고, 드러내야 할 것은 잘 드러내었다. 무한도전은 드러내는 것보다는 숨기는 것을 더 잘하는 편인데, 무한도전 안에 여러 의도적 장치를 통해 사람들 각자가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로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의도가 있었다는 것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끼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의미를 파해쳐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밝혀졌을 때 사람들은 환호하고 역시 무한도전이라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WM7에 대해서도 무한도전은 김태호PD가 직접 나서서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소통했다. 드러내야 할 것은 과감히 드러내는 것이 무한도전의 힘인 것이다.

메세지의 유무


사진출처: KBS 1박 2일 / MBC 무한도전


메세지의 의미를 논하기 전에 메세지의 유무만으로 1박 2일과 무한도전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1박 2일은 정해진 포맷이 있기에 패턴이 반복되고, 지역을 홍보하는 것 외에는 그냥 웃고 즐기는 것이 전부이다. 반면 무한도전은 메시지를 정해두고 포맷을 정해나가는 것 같아 보인다. 명확한 메시지를 토대로 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무한도전을 본 후 곱씹어 볼수록 계속 어떤 의미있는 메세지들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1박 2일에 메시지를 담을 수 없는 이유는 복불복 때문이다. 복불복은 제작진조차도 예상할 수 없기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는 수 밖에 없지만, 그것은 또한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로 갈 경우 컨트롤 할 수 없기에 미리 메시지를 정해 놓고 숨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복불복의 가장 큰 매력은 리얼을 최대한 강조할 수 있고, 순간의 재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만, 그만큼 금새 지루해지고,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한도전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기대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메세지를 발견하면 "역시"라는 탄성을 쏟아내게 되는 것이다.

이중적 잣대로 본 1박 2일의 돌파구


1박 2일은 현재 위기 상황이다. MC몽은 소환 조사를 받고, 김종민은 제대로 실력조차 발휘를 못하고 있고, 강호동은 안티만 더욱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나영석 PD에 대한 신뢰감 또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박 2일이 어떤 것을 하던 현재로서는 엄한 곳에 불똥만 튈 뿐이다. 잘해도 욕먹고, 못하면 난리나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1박 2일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소통에 있다. 소통에 있어서 어느 프로그램보다 신속하게 반응하고 적용하기에 이번 위기는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웅크림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돌파구는 지금까지 살펴본 이중잣대에 있는 것 같다.

MC몽과 김종민이 아무리 힘든 상황에 있다고 해도, 무한도전의 정준하나 하하만 못하다. 길은 더 힘든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멤버의 사생활과 상관없이 캐릭터로 밀고 나가고 있다. 즉, 현재 문제는 멤버들이 아닌 1박 2일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해결책 역시 1박 2일 자체에 있다.

1박 2일이 시청자와 통했을 때는 박찬호 특집 때와 이외수 특집, 그리고 시청자와 함께하는 1박 2일 때였다. 즉, 어떤 메세지를 담고 있을 때 그 의미가 확산되고 오래도록 롱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주는 것이다. 1박 2일의 목표는 복불복이 되어서는 안되고,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것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와 함께하고, 그들의 고향을 알리는 역할을 하며 복불복과 여러 게임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메시지를 전한다면 충분히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백두산에 갔던 것처럼 독도에 가면 어떨까? 독도에서 야외취침을 하며 독도를 지킨다면 여러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물난리가 난 단동에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수해 복구를 도와주며 동포들과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살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박지성 선수와 함께하는 1박 2일은 박찬호 선수 못지 않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버라이어티는 그저 웃음만 주면 된다고 누가 말하던가. 가볍고 헤픈 일회성 웃음은 공허한 웃음일 뿐이다. 순간의 웃음도 있지만, 뚝배기처럼 오래도록 훈훈히 웃을 수 있고 나아가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는 감동까지 더해진다면 롱런하는 버라이어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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