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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납량특집 세븐(7)은 버라이어티의 지평을 넓힌 획기적인 기획이었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무한도전의 세븐은 블랙코메디처럼 블랙 버라이어티를 꿈꾸는 것인 아닌가 싶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파티를 한다며 파티 장소에 오게 하기 위해 미션을 부여한다. 그리고 7개의 힌트를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얻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재래시장도 홍보하고, 최창묵 선생님을 찾으며 민속운동인 씨름도 알린다. 미션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알아낸 7개 미션의 답은 "한국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아산리 373-1 "였다.

파티장에 도착한 무도 멤버들은 문이 닫히고 미션이 주어지며 파티장으로의 모임이 파티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정임을 알게 된다. 게임이 시작되고, 서로의 금칙어를 정해 그 말을 하면 독방에 갇히게 되는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유재석은 "에이~", 박명수는 "잇몸웃음", 정형돈은 "미스에이 안무", 정준하는 "쿨한 모습의 괜찮아", 노홍철은 "번데기 발음인 th발음", 길은 "식탐", 하하는 "힘낼게요"로 정해졌다. 금칙어를 서로 유도하며 금칙어를 사용했을 경우 암전이 되며 걸린 멤버는 끌려나가게 되고, 무한도전 피규어에도 피가 칠해지게 된다. 


7의 의미는?



7은 무도 멤버의 수이기도 하지만, 이번 특집에서는 7은 죄를 의미한다. 성서에서 나온 7가지 죄가 그 답이다. 잠언 6:16-19에 나오는 죄악은 오만(Pride), 색욕(Lust), 탐욕(Greed), 폭식(Gluttony), 질투(Envy), 나태(Sloth), 분노(Wrath)이다. 이를 다룬 많은 문학 작품들이 있다. 단테의 신곡이나 이를 토대로 스릴러물을 만들어 낸 영화 SEVEN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7가지 죄악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이는 서로 돕지 않고는 다스릴 수 없다. 성경에서 제시하는 마지막 하나의 계명이 바로 "네 몸을 네 이웃과 같이 사랑하라"임을 생각해보면 파티장에서 거울에 있던 주인이 했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비록 부러지지 말아야 했던 회초리 뭉치가 괴력의 소유자 쩌리짱의 손에 분지러지긴 했지만 말이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표방하며 무한 이기주의를 강조한다. 인간의 속성을 더욱 부각시켜 캐릭터화 시킨 무한도전은 이번 7특집을 통해 재미와 공포를 동시에 가져다 주었다.

무한도전 7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그대로 패러디했다. 소설에선 10명의 손님이 초대되고, 그 안에서 인물이 하나씩 죽는 살인 추리소설이다. 그리고 한명씩 죽을 때마다 10개의 나무병정 인형들이 파손되는 내용이고 결국 10명 모두가 죽는다는 내용이다. 무한도전 7 역시 7명의 멤버들이 모두 파티에 초대되고, 게임에 의해 한명씩 독방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한명씩 나갈 때마다 캐릭터 피규어는 피로 범벅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캐릭터를 피 범벅이 되게 한 게임의 핵심은 바로 협동이었다. 금칙어를 서로 정하고, 그 말을 하는 사람은 끌려나가게 되고, 말을 하도록 유도하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처음의 힌트처럼 서로 도왔다면, 금칙어를 공유하거나 말도 안되는 금칙어를 쓰거나 서로 금칙어를 말하지 않도록 대화를 유도했어야 했다. 그러면 파티를 즐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방송 분량도 나와야 하고, 게임이나 재미있게 해야 하고,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또한 무한도전의 캐릭터가 7가지 죄악의 표본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인간의 즐거움과 공포가 죄악된 모습에서 나온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고 섬뜩하기도 하다. 멤버들은 박명수처럼 자신이 판 함정에 자신이 빠지는 어리석음도 보여주고, 최후의 하하처럼 어색한 정형돈이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을 역이용하여 영악하게 함정에 빠뜨리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패러디를 완성하기 위해 하하는 스스로 자멸한다. 확대해석하면 세상의 종말은 결국 인간 스스로에 의해 온다는 것이 아닐지...


정치 풍자?


4대강 수질 오염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아신리는 사람들 사이에 무한도전이 4대강을 염두하고 비판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또한 금칙어를 세운 것은 할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고, 정부에서 정한 금칙어를 말하면 잡아가는 현실을 꼬집어 이야기한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두바이 레스토랑에 간 것 또한 이란 제재로 인해 두바이도 제재에 참여했고, 그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을 풍자했다고도 한다.

딱딱 들어맞긴 하지만, 어떤 곳에서도 무한도전은 직접적으로 정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현실이 그렇다보니 맞아 떨어졌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무한도전의 힘이고 매력인 것 같다. 다양한 메시지를 주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슈를 만들어내고, 시청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이상을 말할 수 있다. 웃음과 메시지를 동시에 전해주는 이것이 진정한 버라이어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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