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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사태는 결국 폐지라는 초강수로 마무리되었다. TV익사이팅을 시작했을 때 http://tvexciting.com/1 1박 2일이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인기를 끌기 시작할 무렵이었고, 첫번째 글이 1박 2일 글이었기에, 더 애착이 가고, 응원하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다. 첫번째 글에서 무한도전의 아성을 깰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지며 글을 시작했는데, 지금의 1박 2일을 보면 무한도전의 아성은 깨지 못했지만, 무한도전과 같은 아성을 갖게 된 것 같다. 충분히 롱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6개월 후 종영된다니 섭섭하기까지하다.
김종민이 군대갔을 때도, 복귀했을 때도, MC몽이 빠졌을 때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화이팅을 함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던 1박 2일에게 강호동이란 존재가 참 컸나보다. 이번에 강호동이 종편행을 선택함으로 1박 2일 하차를 결정한 이후 폐지라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그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은근한 신경전이 느껴진다. 강호동과 1박 2일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말이다. 강호동의 입장을 한번 살펴보자.
강호동은 영리한 선택을 했었다. 2011/08/11 - [채널 1 : 예능/1박2일] - 강호동 1박 2일 하차, 찬성한다. 강호동은 종편행을 선택함으로 KBS와의 협상력이 높아진 상태였다. 하차를 이야기했을 때 KBS에서 어느 정도 잡아주면 다른 방송사에서도 몸값을 높히기 시작할 것이고, 그럼 강호동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 많은 방송사들이 강호동을 원하게 되면 그를 잡기 위해 강호동의 가치는 점차 높아지는 것이다. 2인자, 3인자는 1인자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보다 더 잘하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이미 1인자인 강호동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하기에 -제일 잘 나가고 있는데다 강호동이 없으면 안되는 프로그램인- 1박 2일에서 하차한다고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몸값은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종편으로 간다해도 이미 공중파 방송국에서 몸값이 높아져 있다면 협상하기에 수월해진다. 돈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더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는 것은 강호동에겐 히든카드나 다름없다. 혜택을 받지 않더라도 종편에서 사용한 돈이 아깝지 않은 것이라는 정도는 어필할 수 있기에 부담감 없이 연착륙할 수 있는 것이다.
1박 2일은 강호동의 선택에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예전부터 종신계약이다 뭐다 해서 의리를 강조했고, 영원히 함께할 것만 같았던 1박 2일. 할아버지가 되어서 1박 2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이야기하며 즐거워하던,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주도했던 강호동이기에 더욱 당황했을 것이다. KBS는 국장까지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나온 최종 결과는 6개월 후 폐지. 1박 2일으로서는 강호동을 잡는 것이 최선책이지만, 강호동의 의지가 강했던 것인지, 자신의 몸값을 좀 더 높히기 위한 호기였을지, 타협이 잘 안되었으니 차선책을 선택했다. 그건 바로 예고 폐지였다. 1박 2일의 시청률은 40%의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1박 2일이 간 곳은 모두 대박집이 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그 여행지는 바로 관광상품으로 나오기도 했을 정도로 영향력은 막강했다. 수많은 충성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폐지 소식은 주말의 재미를 빼앗아가는 결과를 낳게 되고, 주말의 재미를 뺏은 원인을 강호동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1박 2일은 절대로 강호동 때문에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강호동이 남아있었다면 이런 결정은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누구도 이 상황을 보고 정상에 있을 때 폐지하고 싶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것이다.
1박 2일은 강호동이 없으면 빈껍데기나 다름없다. 강호동이 대단한 것이라기보다는 1박 2일에 강호동에게 너무 많은 힘을 실어주었다. 강호동에게 힘을 실어줄수록 시청률이 올라가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 몰라도, 강호동은 그 덕에 몸값이 치솟으며 범접할 수 없는 양대산맥(유재석과)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1박 2일에서 강호동이 빠진다는 것은 앙꼬없는 단팥빵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나머지 멤버들도 종편에 빼앗길 우려도 있다. 강호동이 종편에 가서 잘되면 강라인의 연예인들은 줄줄히 나가게 될 것이고, 공중파는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연출자도 다 빼앗겼는데 연예인마저 빼앗긴다면 공중파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강호동을 막아야 공중파 예능의 몰락을 막을 수 있기에 강호동을 끌어오던가, 아니면 강호동을 추락시켜야 했다.
그리고 KBS는 강호동을 추락시키기로 작정했다. 6개월 후 폐지는 우선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벌어준다. 또한 1박 2일의 충성팬은 1박 2일을 어느 정도는 지키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어르신은 아무런 고민없이 1박 2일을 계속 볼 것이고, 빠져나가는 시청자들은 인터넷에 능한 20,30대들일 것이다. 다음 프로그램을 위한 시청률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고, 그 시청률로 지금의 1박 2일의 명성을 만들 수 있는 준비기간도 충분하다.
상황은 역전되었다. 강호동은 자신의 가치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배수진을 쳐 두었는데 결국 강에 빠지고 말았다. 자신이 판 함정에 자신이 빠진 꼴이 된 것이다. 타방송국도 강호동이 하차를 이야기하면 같은 반응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에 이제 협상 카드는 사라져버렸다. KBS가 폐지라는 초강수로 무력화 시켰고, 이제 강호동은 종편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KBS에 다시는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될 것이고, 타방송사에서의 입지도 좁아지게 되었다. 언제든 뒷통수를 때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기에 말이다.
1박 2일 팬들은 강호동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강호동 안티팬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고, 1박 2일 폐지를 막기 위한 서명 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그들이 이 모든 것의 원흉이라 생각하는 것이 강호동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종편으로 가서 다시 좋은 프로그램으로 회복하면 되겠지만, 지금 당장으로서는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 이미지가 깎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1박 2일을 6개월 동안이나 더 촬영해야 한다. 스태프들의 눈초리와 멤버들의 은근한 섭섭함이 강호동에겐 좌불안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밤새 촬영을 해야 하는데, 과연 그 전과 같은 명랑, 쾌활, 즐거움이 나올지 의문이다. 다 가식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의리나 큰형이란 이미지는 이제 물건너갔고, 배신이란 캐릭터만 남게 되었다. 연출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1박 2일은 강호동의 그런 면만 부각시킬지도 모른다. 강호동도 연출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1박 2일은 강호동이 종편으로 가기 전에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좋게 편집을 해주진 않을 듯 싶다.
멤버들이 괜찮다고, 정말 괜찮다고 말한다 해도 강호동은 혼자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 자리가 가시방석이고, 죄인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아닐까. 회사가 나로 인해 망하게 되었는데, 부도 신청을 하기 전에 남은 6개월 동안 함께 지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결국 1박 2일은 강호동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했고, 강호동의 가치를 떨어뜨림으로 강라인의 종편행을 어느 정도 막았고, 종편행을 하려는 다른 연예인들이나 이미 간 연출자와 연예인들에 대해서도 강한 경고를 하게 된 셈이다. 1박 2일은 정상에서 폐지된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남게 될 것이고, 6개월이란 기간은 월메이드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는 긴 기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동안 강호동 캐릭터를 구워삶을 수 있다. 한예슬처럼 강호동이 다시 굽히고 사죄하고 KBS의 품으로 들어간다면 강호동은 1박 2일이 이승기에게 장난삼아 받았던 종신계약을 진짜로 하게 되는 셈이다. 그것도 협상권이 박탈된 계약 말이다. 또한 KBS로 돌아온다고 해도 다시는 지금과 같은 권력을 쥐어주지는 않지 않을까. 차선책이지만, 그야말로 묘수다.
1박 2일은 살 길을 찾았다. 멤버들은 종편으로 가지 않는 이상 KBS에서 의리를 지킨 연예인들이 될테고, 나영석 PD 또한 KBS에는 고마운 존재가 될 것이다. 과연 KBS가 그만한 대우를 해 줄까는 싶지만, 강호동에게 내린 철퇴는 반대급부로 다른 사람들에겐 혜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강호동은 어떤 살 길이 있을까? 시급한 건 지금의 추락하는 이미지를 막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기라성같은 MC라도 한순간에 훅 가는 것이 연예계이다. 누구보다 강호동이 더 잘 알 것이다. 주병진도 그랬고, 남희석도 그랬고, 신동엽도 그랬다. 다들 당시엔 절대로 저 이상의 MC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강호동과 유재석에게 그 자리를 넘겨줄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면 우선 남아있는 방송의 끈을 꽉 잡아야 할 것이다. 무릎팍도사와 강심장, 스타킹은 전속계약을 맺어서라도 지켜내야 할 것이며 종편으로 가서 칼을 갈아야 할 것이다. 종편의 성공만이 강호동이 살 길이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다시 세워나가려는 것은 정말 힘들겠지만, 그 방법 밖에 강호동이 살 길은 없어보인다. 또 하나의 방법은 연예계를 은퇴하고 그동안 번 돈으로 사업하며 사업가로 변신하는 것이겠지만, 주병진이나 신동엽의 사례로 보았을 때는 그 또한 녹록하지는 않을 것 같다.
1박 2일과 강호동의 숨막혔던 신경전은 우선 1박 2일의 압승으로 끝나게 되었다. 1박 2일은 필사즉생을 선택했고, 스스로 폐지되면서 최고의 포지션을 얻게 되었다. 참 영리한 1박 2일이고, 근시안이었던 깅호동이었다. 앞으로 남은 6개월, 유종의 미가 아니라 더 필사적인 신경전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김종민이 군대갔을 때도, 복귀했을 때도, MC몽이 빠졌을 때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화이팅을 함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던 1박 2일에게 강호동이란 존재가 참 컸나보다. 이번에 강호동이 종편행을 선택함으로 1박 2일 하차를 결정한 이후 폐지라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그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은근한 신경전이 느껴진다. 강호동과 1박 2일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말이다. 강호동의 입장을 한번 살펴보자.
강호동은 영리한 선택을 했었다. 2011/08/11 - [채널 1 : 예능/1박2일] - 강호동 1박 2일 하차, 찬성한다. 강호동은 종편행을 선택함으로 KBS와의 협상력이 높아진 상태였다. 하차를 이야기했을 때 KBS에서 어느 정도 잡아주면 다른 방송사에서도 몸값을 높히기 시작할 것이고, 그럼 강호동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 많은 방송사들이 강호동을 원하게 되면 그를 잡기 위해 강호동의 가치는 점차 높아지는 것이다. 2인자, 3인자는 1인자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보다 더 잘하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이미 1인자인 강호동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하기에 -제일 잘 나가고 있는데다 강호동이 없으면 안되는 프로그램인- 1박 2일에서 하차한다고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몸값은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종편으로 간다해도 이미 공중파 방송국에서 몸값이 높아져 있다면 협상하기에 수월해진다. 돈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더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는 것은 강호동에겐 히든카드나 다름없다. 혜택을 받지 않더라도 종편에서 사용한 돈이 아깝지 않은 것이라는 정도는 어필할 수 있기에 부담감 없이 연착륙할 수 있는 것이다.
1박 2일은 강호동의 선택에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예전부터 종신계약이다 뭐다 해서 의리를 강조했고, 영원히 함께할 것만 같았던 1박 2일. 할아버지가 되어서 1박 2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이야기하며 즐거워하던,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주도했던 강호동이기에 더욱 당황했을 것이다. KBS는 국장까지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나온 최종 결과는 6개월 후 폐지. 1박 2일으로서는 강호동을 잡는 것이 최선책이지만, 강호동의 의지가 강했던 것인지, 자신의 몸값을 좀 더 높히기 위한 호기였을지, 타협이 잘 안되었으니 차선책을 선택했다. 그건 바로 예고 폐지였다. 1박 2일의 시청률은 40%의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1박 2일이 간 곳은 모두 대박집이 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그 여행지는 바로 관광상품으로 나오기도 했을 정도로 영향력은 막강했다. 수많은 충성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폐지 소식은 주말의 재미를 빼앗아가는 결과를 낳게 되고, 주말의 재미를 뺏은 원인을 강호동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1박 2일은 절대로 강호동 때문에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강호동이 남아있었다면 이런 결정은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누구도 이 상황을 보고 정상에 있을 때 폐지하고 싶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것이다.
1박 2일은 강호동이 없으면 빈껍데기나 다름없다. 강호동이 대단한 것이라기보다는 1박 2일에 강호동에게 너무 많은 힘을 실어주었다. 강호동에게 힘을 실어줄수록 시청률이 올라가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 몰라도, 강호동은 그 덕에 몸값이 치솟으며 범접할 수 없는 양대산맥(유재석과)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1박 2일에서 강호동이 빠진다는 것은 앙꼬없는 단팥빵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나머지 멤버들도 종편에 빼앗길 우려도 있다. 강호동이 종편에 가서 잘되면 강라인의 연예인들은 줄줄히 나가게 될 것이고, 공중파는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연출자도 다 빼앗겼는데 연예인마저 빼앗긴다면 공중파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강호동을 막아야 공중파 예능의 몰락을 막을 수 있기에 강호동을 끌어오던가, 아니면 강호동을 추락시켜야 했다.
그리고 KBS는 강호동을 추락시키기로 작정했다. 6개월 후 폐지는 우선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벌어준다. 또한 1박 2일의 충성팬은 1박 2일을 어느 정도는 지키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어르신은 아무런 고민없이 1박 2일을 계속 볼 것이고, 빠져나가는 시청자들은 인터넷에 능한 20,30대들일 것이다. 다음 프로그램을 위한 시청률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고, 그 시청률로 지금의 1박 2일의 명성을 만들 수 있는 준비기간도 충분하다.
상황은 역전되었다. 강호동은 자신의 가치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배수진을 쳐 두었는데 결국 강에 빠지고 말았다. 자신이 판 함정에 자신이 빠진 꼴이 된 것이다. 타방송국도 강호동이 하차를 이야기하면 같은 반응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에 이제 협상 카드는 사라져버렸다. KBS가 폐지라는 초강수로 무력화 시켰고, 이제 강호동은 종편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KBS에 다시는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될 것이고, 타방송사에서의 입지도 좁아지게 되었다. 언제든 뒷통수를 때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기에 말이다.
1박 2일 팬들은 강호동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강호동 안티팬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고, 1박 2일 폐지를 막기 위한 서명 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그들이 이 모든 것의 원흉이라 생각하는 것이 강호동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종편으로 가서 다시 좋은 프로그램으로 회복하면 되겠지만, 지금 당장으로서는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 이미지가 깎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1박 2일을 6개월 동안이나 더 촬영해야 한다. 스태프들의 눈초리와 멤버들의 은근한 섭섭함이 강호동에겐 좌불안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밤새 촬영을 해야 하는데, 과연 그 전과 같은 명랑, 쾌활, 즐거움이 나올지 의문이다. 다 가식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의리나 큰형이란 이미지는 이제 물건너갔고, 배신이란 캐릭터만 남게 되었다. 연출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1박 2일은 강호동의 그런 면만 부각시킬지도 모른다. 강호동도 연출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1박 2일은 강호동이 종편으로 가기 전에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좋게 편집을 해주진 않을 듯 싶다.
멤버들이 괜찮다고, 정말 괜찮다고 말한다 해도 강호동은 혼자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 자리가 가시방석이고, 죄인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아닐까. 회사가 나로 인해 망하게 되었는데, 부도 신청을 하기 전에 남은 6개월 동안 함께 지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결국 1박 2일은 강호동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했고, 강호동의 가치를 떨어뜨림으로 강라인의 종편행을 어느 정도 막았고, 종편행을 하려는 다른 연예인들이나 이미 간 연출자와 연예인들에 대해서도 강한 경고를 하게 된 셈이다. 1박 2일은 정상에서 폐지된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남게 될 것이고, 6개월이란 기간은 월메이드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는 긴 기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동안 강호동 캐릭터를 구워삶을 수 있다. 한예슬처럼 강호동이 다시 굽히고 사죄하고 KBS의 품으로 들어간다면 강호동은 1박 2일이 이승기에게 장난삼아 받았던 종신계약을 진짜로 하게 되는 셈이다. 그것도 협상권이 박탈된 계약 말이다. 또한 KBS로 돌아온다고 해도 다시는 지금과 같은 권력을 쥐어주지는 않지 않을까. 차선책이지만, 그야말로 묘수다.
1박 2일은 살 길을 찾았다. 멤버들은 종편으로 가지 않는 이상 KBS에서 의리를 지킨 연예인들이 될테고, 나영석 PD 또한 KBS에는 고마운 존재가 될 것이다. 과연 KBS가 그만한 대우를 해 줄까는 싶지만, 강호동에게 내린 철퇴는 반대급부로 다른 사람들에겐 혜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강호동은 어떤 살 길이 있을까? 시급한 건 지금의 추락하는 이미지를 막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기라성같은 MC라도 한순간에 훅 가는 것이 연예계이다. 누구보다 강호동이 더 잘 알 것이다. 주병진도 그랬고, 남희석도 그랬고, 신동엽도 그랬다. 다들 당시엔 절대로 저 이상의 MC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강호동과 유재석에게 그 자리를 넘겨줄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면 우선 남아있는 방송의 끈을 꽉 잡아야 할 것이다. 무릎팍도사와 강심장, 스타킹은 전속계약을 맺어서라도 지켜내야 할 것이며 종편으로 가서 칼을 갈아야 할 것이다. 종편의 성공만이 강호동이 살 길이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다시 세워나가려는 것은 정말 힘들겠지만, 그 방법 밖에 강호동이 살 길은 없어보인다. 또 하나의 방법은 연예계를 은퇴하고 그동안 번 돈으로 사업하며 사업가로 변신하는 것이겠지만, 주병진이나 신동엽의 사례로 보았을 때는 그 또한 녹록하지는 않을 것 같다.
1박 2일과 강호동의 숨막혔던 신경전은 우선 1박 2일의 압승으로 끝나게 되었다. 1박 2일은 필사즉생을 선택했고, 스스로 폐지되면서 최고의 포지션을 얻게 되었다. 참 영리한 1박 2일이고, 근시안이었던 깅호동이었다. 앞으로 남은 6개월, 유종의 미가 아니라 더 필사적인 신경전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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