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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최신이슈

[희망블로거페스티벌] 근거없는 칭찬이 더 무섭다.

얼마 전 2011 희망 블로거 페스티벌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다. 희망 블로거 페스티발의 인트로에 들어가는 응원 메시지였다. 이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새내기 블로그 아카데미에서 블로그 강의를 했었고, 새내기 블로그 아카데미의 대행을 맡은 곳이 희망 블로거 페스티벌의 대행도 맡아서 응한 것이었다. 인터뷰를 하러 가면서 그 취지에 대해 한번 살펴보았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이 있었다. 근거없는 비방을 하지 말고 칭찬과 긍정의 말을 블로그에 쓰자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희망 블로거. 얼핏 들으면 그럴 듯하다. 블로거에게 희망을 혹은 희망을 블로거들이 전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칭찬과 긍정의 말로 가득찬 블로고스피어는 이미 죽은 곳이나 다름없다. 


인터뷰는 어차피 편집되어 매우 짧게 나오겠지만, 근거없는 비방만큼 근거없는 칭찬도 위험하다는 논조로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 희망 블로거 페스티벌 메인 화면을 보니 (http://v.daum.net/event/festival/index.html)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방송, 연예 분야의 예시를 보면 연예인들에 대한 근거 없는 가십은 그만, 그들의 숨은 텔런트를 칭찬합시다! 라고 나오는데 과연 이것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목적이 될 수 있는가 싶다. 그런 건 소속사나 방송사에서 알아서 하던가 돈주고 대행사를 써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IT쪽은 더 가관이다. 이런 면이 있었어?! 기업이나 제품의 단점보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장점들을 비춰봅시다.라고 적혀있다. 기업 제품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던 장점들만 쓰는 블로그는 이미 죽은 블로그이고, 기업 블로그이다. 기업 블로그에서나 그런 마인드로 블로그를 운영할 것이지 이렇게 대놓고 희망 블로거 페스티발이라는 이름만 붙여놓고 자신들의 알바생들로 전락시키려는 의도는 참으로 불손하다. 

칭찬 릴레이 캠페인이라면 이해가 되고 동참할 의사도 분명히 있지만, 칭찬만 하는 블로거가 되자라는 캠페인에는 도저히 공감할 수도, 동참할 수도 없다. 마치 블로거를 악플러로 보고 선플과 악플로 나누는 것처럼 선플 운동으로 이 페스티벌의 의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은데, 우선 블로거는 악플러가 아니고 선플러가 될 이유도 없다. 블로그는 마음에서 나오는 솔직한 말이고, 그 이야기들이 모여서 균형을 맞추게 되기 때문이다. 

블로그란 무엇인가?

 

이 행사를 주최한 다음과 삼성전자는 블로그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이해하려는 눈꼽만큼의 노력도 안했다는 것을 이 행사의 예시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던 블로그 마케팅을 커뮤니케이션팀 산하로 모으면서 소통을 시도했다. 블루로거라는 이름으로 소통과 정직과 기업 시민 정신이라는 점을 발표했지만, 그 어떤 것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말 뿐인 정직과 소통, 그리고 기업 시민 정신은 역시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기업 입장에서 자신의 제품이 비판받는 것은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근거있는 비판이라면 받아들이고 소비자를 위해 고쳐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오히려 블로거들이 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지금처럼 제품의 (기업들이 숨어있다고 판단되는) 장점들을 나열하고, 블로거들의 글을 컨트롤 하려는 불순한 시도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 뿐이다. 블로거들을 그냥 PR의 한 영역으로 분류하거나 마케팅의 한 영역으로 분류했기에 도매급으로 동일한 취급을 받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기만 하다. 

기업이야 담당자들도 월급쟁이이고,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기에 보고라도 잘 하기 위해서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고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다음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나름 블로고스피어를 만들어오고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블로그에 대한 이해가 없을 줄이야... 다음 역시 블로그를 지켜주거나 블로고스피어를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는 전혀 없고, 그저 좋은 말로만 가득찬 희망 뉴스같은 채널이 만들어지길 원하고, 블로거는 그저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 무료로 컨텐츠를 제공해주는 찌라시들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듯 싶다. 그마저 광고 유치가 잘 안되니 좋은 글로 도배해주세요~ 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블로그란 무엇일까? 내가 이해하고 있는 블로그는 "솔직함"이다. 내가 느낀데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공간. 일기장처럼 맘대로 쓰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공간이 바로 블로그인 것이다. 그런 솔직함들은 극과 극에도 존재하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에너지를 만들게 되고, 그 에너지는 균형을 이루며 한 지점을 향해 갈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고 생각한다. 쉽게 이해하자면 블로거는 "나는 꼼수다"를 지향해야 한다. 블로거들의 롤모델은 나는 꼼수다인 것이다. 모두가 권력과 돈의 움직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 YES"라고 말할 때 쫄지 않고 솔직하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블로그이고, 블로고스피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이다. 

기존 언론에서 하지 못했던 목소리들이 블로거를 통해서 나오기 시작했고, 그것은 아이에서 노인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블로그라는 채널을 통해서 나오기 시작했다. 내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들은 영향력을 갖기 시작했고, 그것은 미디어, 마케팅, 홍보등의 다양한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것을 두고 네이버에서는 약삭 바르게 "파워블로거"라는 명칭을 붙여서 권력을 만들어버렸고, 지금의 그 가치관이 너도 나도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해 아둥바둥거리는 블로거들의 피 튀기는 전쟁터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다음에서 나서서 기업과 손잡고 희망 블로거 페스티벌이란 명분하에 칭찬하는 글만 쓰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칭찬하는 글만 써서 다음은 광고주 입맛에 맞는 무료 컨텐츠를 확보하고, 기업은 제품 홍보 알바들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다.

희망은 쟁취하는 것이다. 넉 놓고 앉아서 이렇게 되면 참~~ 좋을텐데라고 백날 되뇌어 보았자 그저 넋두리에 불과하다. 희망은 희망을 향해 달려나가고,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신념과 정체성 아래에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블로거에게 희망은 "솔직함"이다. 기업에 휘둘려 기업이 쓰고 싶은데로 쓰는 것이 아니라, 포털에 휘둘려 포털의 편집 성향에 맞춰서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꼴리는데로 쓰는 것이 블로그이다.

2011 희망 블로거 페스티벌. 깨끗하고 아름다운 블로그 문화를 만들기 위한 블로거들의 축제. 마치 이 페스티벌이 시작하기 전인 지금의 블로거들은 더럽고 추악한 블로그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근거없는 칭찬은 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 근거없는 비방이건, 근거없는 칭찬이건 모두 지양되어야 할 것이고 블로고스피어 안의 자정 작용이 일어나 그런 글들은 영향력을 잃게 되리라 생각된다. 

쫄지 말자! 블로거는 블로거니까... 
  • 감자 2011.11.28 13:23

    전 그냥 페북수준의 블로그를 하고있는 일반인이지만 이 페스티벌 보고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기업은 어쩔수 없나 싶었죠

    • BlogIcon 이종범 2011.11.30 23:58 신고

      너무 속 보이는 페스티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블로그에 관심을 가져주니 고마워해야 하는건지...

  • BlogIcon 꾼이­ 2011.12.08 15:36 신고

    어느 정도 글 내용에 공감하는 바입니다.
    다음 자체에서 하는 캠페인이라면 이해하더라도, 삼성전자와 함께하는 것인데,
    이건 마치 삼성전자 제품들을 까지말고 좋게 PR해달라는 의미라고도 느껴져 살짝 불쾌합니다.

    블로거들 중엔 비판적으로 생각해 단점들을 잘 꼬집어 내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로써 기업이 개선되어야 할 방향을 잡아주는 경우도 있어 꼭 필요한 존재라 봅니다.
    근거있는 비평이야말로 진보적인 사고방식이 아닐까 싶네요.

    다만 문제는 이것입니다. '솔직함'이란 단어가 부정적인 부분에만 적용된다는 것.
    왜 나쁜 부분만 보려하고, 좋은 부분은 아예 염두에도 없고. 비평만 있고, 칭찬은 없는 것인지.
    잘했거나 장점이 보인다면 솔직하게 그 부분에 대해서 칭찬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봅니다.
    비판적인 사고만 하다보면 그 사고방식이 비관적인 사고방식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희망페스티벌이 제가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생각도 간간히 하게끔 상기시켜준 점은 좋았습니다.

    • BlogIcon 이종범 2011.12.08 11:02 신고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근거없는 비난은 분명 사라져야 하고 비판만 있는 글도 지양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근거없는 비난이나 칭찬이 아닌 정당한 비판이나 칭찬으로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현재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이 이루어지는 방향은 좋은 글만 쓰도록 강요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들은 블로거들을 자본으로 자신의 입맛에 맛는 홍보채널로 활용하고 있죠. 그나마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자본을 전혀 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즉, 블로거들의 글을 날로 먹으려는 것이죠. 블로그 마케팅으로 인해 좋은 글은 뽑아낼 수 있지만, 블로거들이 표현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솔직한 비판에 대해서는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캠페인을 통해 분위기를 형성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시에서 그런 마인드가 분명히 드러났죠. 또한 응원 메시지에 분명히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모두 편집되었으니 그 편집 의도를 알 수 있었습니다. 돈 안받는 깨끗한 블로거, 칭찬하는 희망 블로거. 말은 참 듣기 좋지만, 결국 블로그의 본질을 흐려버리게 되는 말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블로거는 컨텐츠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받아야 하고(칼럼을 쓸 때 원고료를 받는 것처럼 말이죠) 나꼼수처럼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희망블로거페스티벌을 비판하는 이유는 그것이 블로거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전혀 없이 다음과 삼성전자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기획되고 편집되고 있다는 것이죠. 그 꼼수를 짚어내고 싶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BlogIcon 꾼이­ 2011.12.08 15:50 신고

      저는 그냥 우연히 방문해서 갔던, 체험단으로 갔던 상관 없이 모든 식당 리뷰를 쓸 때에
      단순히 맛없다고 비난하기 보다는 어떠어떠한 부분이 좋지 않았고,
      이런게 개선 되면 더 좋지 않을까 리뷰에 써놓는데,
      자기 가게 영업에 방해가 된다고 삭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제가 잘못 오해한 것이라면야 업체 측이 당시 사정을 말해 오해를 풀어줘야 할 것이며,
      오해가 아니라 가게가 잘못한 부분이나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이를 수용하고 개선되도록 노력하는 마음 가짐이 필요할 것입니다.

      비판을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할텐데,
      남 말은 잘 안들으려는 자기주장 강한 업주들이 많은지라...

      삼성전자에 관해서는 뭐 일단 너무 색안경 끼고 안보려고요.
      12일날 페스티벌 갔다온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듯. ㅎㅎ

    • BlogIcon 이종범 2011.12.08 17:38 신고

      그런 경우도 있군요. 방명록이나 메일, 혹은 비밀덧글로 그런 식으로 남길텐데 그럼 캡쳐해서 그대로 올려 놓아 독자들이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예전에 삼성전자에서 그런 일이 있었죠. 갤럭시S2에 대해 안좋은 글을 썼다고 명예훼손으로 제일기획에서 블라인드 처리한 것을 블로거분이 그 내용을 그대로 올려서 큰 이슈가 되었었죠. 결국 제일기획과 삼성전자가 사과하고 끝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글을 컨트롤하려는 마인드 자체는 이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2.0시대에선 통하지 않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

    • BlogIcon 꾼이­ 2011.12.08 17:56 신고

      그렇죠.
      칭찬해주는 글이면 좋아라하고, 조금이라도 안좋은 글이면 시정할 생각은 안하고 삭제하려고만 하고.
      지들 좋을대로만 블로거들을 이용해먹는 행위는 이젠 없어져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