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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예능

힐링캠프, 무릎팍도사를 넘어서나?

강호동의 부재는 많은 프로그램에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 1박 2일은 침몰의 길에 서 있고, 예능 1인자로 군림한 유재석의 런닝맨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여기에 정글의 법칙이 가세함으로 일요일이 좋다는 막강 라인업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 수요일밤의 독재자였던 무릎팍도사의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무릎팍도사를 대체한 프로그램은 바로 힐링캠프인 것 같다. 

무릎팍도사는 연예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도사라는 캐릭터로 끄집어내어 홍보 또는 면죄부를 가져다 주었던 컴백 필수코스 프로그램이었다. 루머에 대한 진실도 낱낱히 파해침으로 사라지게 만들 정도로 디테일에 강하고 진정성이 묻어나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는 물론, 연예인들에게도 사랑받는 프로그램이었다. 비단 연예인 뿐만 아니라 안철수나 이외수같은 전분야에 걸친 고수들을 끄집어내어 이슈화시키는데에도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너무 강호동 위주로 흘러가다보니 강호동의 부재는 프로그램 폐지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더 강력해진 캐릭터


아무리 두꺼운 줄이라도 얇은 줄이 모인 삼겹줄보다는 못하다. 힐링캠프에는 얇은 3개의 줄이 모인 삼겹줄같은 느낌이다. 이경규라는 굵직한 캐릭터가 있지만, 강호동에 비하면 그 포스는 약하다. 그럼에도 이경규의 오랜 연륜은 프로그램을 리드해나가는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다.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이경규는 요즘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듯 하다. 방송사를 넘나들며 활약을 하고 있는 이경규는 힐링캠프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는데, 연륜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임을 느끼게 해 준다. 딱딱해진 분위기를 풀어갈 수 있고, 웬만한 연예가 대소사를 다 겪었기 때문에 게스트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김제동의 출연은 의외였다. 이경규가 강호동 역할을 맡았다면, 김제동은 유세윤의 건방진 도사 역할을 맡았을 것이다. 김제동의 입담은 이미 대구에서부터 유명했지만, 정치적인 색깔이 너무 강해서 프로그램에 과연 맡을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역시 김제동의 입담은 건재했다. 정치적 색이 다른 박근혜가 나왔을 때도 재미있게 풀어갔고, 유세윤처럼 건방진 컨셉은 아니지만 프로그램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경규와 김제동은 이미 잘 알려진 명MC들이라 해도, 힐링캠프의 가장 홍일점인 한혜진은 물음표였다. 과연 저 두 기 센 남자 둘을 제압할 수 있을까? 역시 기우였다. 한혜진은 두 남자 뿐 아니라 게스트까지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는 더 기 센(?) 여자였다. 한혜진의 발견은 예능의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거침없는 입담과 직설화법은 힐링캠프를 진정성과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해 주었다. 무릎팍도사에서도 내놓은 캐릭터인 우두커니 우승민 캐릭터를 맡았을텐데 마치 우승민이 유세윤과 강호동을 가지고 노는 정도의 그런 충격과 비슷한 충격을 주었다. 

    더 강력해진 컨셉


무릎팍도사의 포맷은 정해져 있었다. 프로필을 말하고, 근황을 이야기하다가 고민 해결을 해 주고, 희망을 준 후 훈훈하게 팍팍 사진찍고 끝. 하지만 힐링캠프에는 아직 정해진 포맷이 없다. 하지만 컨셉은 더욱 강력해졌다. 예측 가능한 포맷으로 인해 인위적인 느낌이 났던 무릎팍도사와 달리 대화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포맷으로 전혀 예측할 수 없었기에 컨셉이 더욱 두각을 나타내었고, 힘을 받게 되었다.

무릎팍도사나 힐링캠프의 컨셉은 바로 "진정성과 공감"이다. 시니컬하게 말하면 출연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거나 홍보를 하게 해 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진정성과 공감이 없으면 시청자는 그 프로그램을 신뢰하지 않게 되고, 그건 곧바로 출연자들에게 돌아간다. 시청률이 높더라도 그건 출연자에게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컨셉은 매우 중요하다. 강심장같은 프로그램은 시청률은 높지만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꼭 눈물을 쥐어짜는 사연이 나오지만 아무리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도 강심장은 홍보에 너무 컨셉을 주다보니 진심이 느껴지지 않고, 감동적인 사연을 아무리 말해도 어차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된다. 

힐링캠프에도 홍보하러 나온다. 총선을 홍보하러 박근혜와 문제인이 나왔고, K팝스타 시즌2 홍보를 위해 박진영과 양현석이 나왔다. 홍보임을 알아도 힐링캠프는 사람에 집중하게 만든다. 다소 무거운 주제일지라도 이경규와 김제동의 노련한 리드로 양념을 쳐 주어 재미있게 만들어주기에 진정성과 재미라는 두가지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한혜진은 힐링캠프의 컨셉을 가장 명확하게 해주는 MC이다. 그녀의 직설화법은 그녀의 성격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궁금한 것은 못참는 시청자 마인드. 힐링캠프를 보면서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한혜진이 툭툭 던지는 질문은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 이런 프로그램에 나오면 이젠 다들 당연히 아~ 영화 나왔나보구나, 드라마 찍었나보구나 하는 생각이 자동을 들게 된다. 그래서 이미 정해진 질문과 답변 속에서 인터뷰가 진행된다는 생각을 기저에 깔게 된다. 그리고 그 각본대로 갔을 때, 출연자는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시청자는 뻔한 이야기에 실망하게 된다. 그런데 한혜진은 그런 흐름을 확 깨준다. 출연자가 난감해할만한 질문을 던지는 한혜진은 출연자는 난감할지 모르겠지만 시청자는 허를 찌르는 질문에 환호하게 된다. 그리고 난감해하는 출연자의 표정을 보면 더욱 확신이 선다. 그러면서 그 스토리에는 더욱 진정성이 느껴지게 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공감을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강호동이 무릎팍도사에서 뜸을 들이다가 게스트를 배려하는 척 하며 시청자를 운운하여 곤란한 질문을 던지던 것이 시청자들에게 먹혔듯, 한혜진은 게스트가 난감해하든 말든, 그냥 자기가 궁금해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물어보고, 심지어 시청자 운운하지도 않아 더욱 쿨하게 받아들여진다. 그건 한혜진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은가 싶다. 미녀 배우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물어보는데 어떤 게스트가 화를 낼 수 있겠는가. 또한 시청자들에겐 속시원한 질문을 대신 해주니 예능 신동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더 강력해져야 할 시청률




힐링캠프는 월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으로 터줏대감 "놀러와"와 떠오르고 있는 "안녕하세요"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놀러와는 유재석이 있지만 매너리즘에 빠졌고, 안녕하세요가 가장 위협적인 경쟁 프로그램인 것 같다. 신동엽, 컬투, 이영자로 파워풀한 구성은 아니지만 소재 자체가 시청자들이 직접 보낸 사연으로 공감성을 체크하는 컨셉으로 한번 시청률을 잡으면 쭉 이어가는 프로그램이다. 반면, 놀러와나 힐링캠프는 게스트발이 주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청률도 게스트에 따라 요동치게 된다. 안그래도 기라성같은 경쟁 프로그램들로 채워진 치열한 월요일 저녁 예능에 힐링캠프는 더욱 강한 체질로 바뀌어 나가야 할 것이다. 

G드레곤과 대성이 나왔는데 시청률은 7.2%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보여준 것은 아직 프로그램의 브랜딩이 덜 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만약 무릎팍도사에 빅뱅이 나왔다면, 20%는 훌쩍 넘는 시청률을 보여주었을테니 말이다. 다행인 점은 무릎팍도사 효과를 힐링캠프가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이유들로 점점 힐링캠프를 많은 사람들이 알아가고 있고, 힐링캠프만의 맛을 보여주기에 한번 보면 그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하려면 캐릭터가 확실해지고, 프로그램 컨셉이 명확해져야 한다. 그래야 게스트가 누가 나오건 우선 채널을 고정해두고 보고 때문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법륜스님이 나온 것은 적절하다. 하지만 패티김이 나왔던 것은 아쉬웠던 부분이다. 신은경, 이효리, 박진영으로 상승 추이를 만들어갔는데 패티김으로 다시 오르락 내리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박진영 다음에 양현석으로 바로 갔다면 상승선을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아직은 게스트에 따라 등락이 심하므로 꾸준한 스타들을 모셔와서 상승세를 확실히 만들어준다면 그 다음에는 게스트가 누가 나오건 우선 채널을 고정해두고 보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시대에는 힐링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연예인들은 더욱 더 힐링이 필요하다. 예전에 한 사업가가 대박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알려준 것이 있다. 그건 연예인들을 위한 멘토링 서비스였다. 스타라는 자리, 혹은 스타라는 자리를 향해 가고 있는 예비 스타들은 그 자리로 인해 고독해진다.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마음 상태는 그야말로 맨붕상태인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들에게 멘토링 서비스를 만들어준다면 사업성이 있다고 그 사업가는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사업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 힐링캠프가 아닐까 싶다. 힐링캠프를 통해 많은 게스트들이 힐링을 받고, 동시에 시청자들 또한 힐링을 받는 사회적 가치를 낳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으로 롱런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