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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박근혜 토론이 그 어떤 월화드라마보다, 월요일 예능보다 더 재미있었다. 바로 박근혜 토론이 시작되기 전에 바로 나온 대본 유출 사진 덕분이었다.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읽는 박근혜 대선 후보는 그나마도 말을 더듬으며 박근혜 토론을 진행해 나갔기 때문이다. 

 
대본과 박근혜 토론을 비교해가면서 듣는 것도 참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마치 내가 PD가 된 듯 말을 버벅일 때면 컷! 을 외치고 싶었지만 생방송이라 그럴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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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본 유출 사건을 보면서 예전에 한 예능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지금 런닝맨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패밀리가 떴다가 그 주인공이다.


패밀리가 떴다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당시 무한도전, 1박 2일의 인기에 묻어서 나온 급조된 프로그램이었다. 준비되지 않았던 패떴은 리얼 버라이어티 흉내를 낼 수 밖에 없었고, 기존에 하던데로 대본을 작성하여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대본이 유출되게 되었고, 그것은 신뢰를 잃게 만들어서 결국 프로그램은 유재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끝나버리고 말았다. 이효리와 유재석에 빅뱅의 대성과 김수로까지 있었는데 대본 유출 하나로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리얼이란 신뢰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 후 패떳 제작진은 패떴은 리얼 버라이어티가 아니라 시트콤 형식의 예능이라는 이상한 변명을 내 놓기 시작했고, 더 신뢰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선 토론을 보면서 패떴이 오버랩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번 대선에는 후보들간의 토론이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는 나홀로 원맨쇼를 했고, 그마저 대본 유출로 연기력에도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시작할 때는 컨셉을 대국민에게 면접을 본다는 예능 컨셉을 잡아서 시작하더니 사회자는 사회는 보지 않고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질문이 나오면 싹뚝 싹뚝 끊어버리는 쉴드 역할에 충실했다.

대선 토론회가 아니라 박근혜 쇼라고 불리우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였을 것이다. 대통령만큼 신뢰를 얻어야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일개 예능 프로그램도 아닌 자신을 대통령으로 선출해달라고 하는 토론회에서 대본대로 그대로 읽고 사회자는 그 대본대로 흘러가게 하기 위해서 질문하는 사람의 답을 싹뚝 잘라버리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지금이 도대체 2012년은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변명이 아니라 사과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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