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예능

강호동은 왜 "이경규가 간다"가 되고 싶어 할까?

이종범 2014. 2. 19. 09:19
강호동이 이번 소치 올림픽의 해설 위원으로 나왔다. 굉장히 의아했고, 왜 나올까 싶었다. 한가지 연관되는 것은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활용하려고 하나 싶었지만, 설마 올림픽을 두고 예능 프로그램과 연계시킬까도 싶었다. 하지만 역시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강호동의 해설 위원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공부한 노트 및 바디랭귀지로 해설을 했다는...??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내었다. 

어쩌다가 강호동이 이 지경까지 추락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강호동의 비상은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한 듯 싶다. 강호동의 이유있는 추락은 잠정 은퇴 시작부터 잘못되었다. 잠정 은퇴라는 말 자체가 언제든 다시 복귀한다는 말장난이었고, 복귀를 한 후에도 그간의 잘못 및 반성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바로 투입되어 투입된 프로그램 자체의 이미지를 안좋게 만들기 시작했다.



국민 MC로서 양대산맥을 이루었고, 강호동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었지만, 그 카리스마는 오히려 독이 되어 자신의 자존심을 굽히지 못하고 그대로 복귀함으로 자신을 억누르는 짐이 되고 말았다. 그저 열심히하면 모두가 좋게 봐줄까? 강호동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생각보다 오래가고 있다. 스스로 자처한 일이기 때문에 이 문제도 스스로만 풀수 있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진심을 보여줄 때가 아닌가 싶다.

강호동이 "이경규가 간다"가 될 수 없는 이유

강호동을 키워준 선배는 바로 이경규다. 어찌보면 그의 롤모델과 같을 것이다. 이경규 또한 개그맨으로서 부침이 있었다. 승승장구하며 국민MC였다가 어느 순간 나락으로 빠져들었고,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하다가 지금은 다시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이다. 이경규는 월드컵 때마다 이경규가 간다라는 일밤의 코너를 통해서 월드컵을 응원하고 시청자와 하나가 되었다. 이경규가 간다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좀 더 바라본 친근한 응원 코너가 되었고,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올림픽, 월드컵은 네셔널리즘이 강한 경기들이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들이 겨루는 경기이기 때문에 서로 하나가 되어 응원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 애국심에 인기를 호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경규는 이를 통해 국민MC가 되었으며 강호동 또한 그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예체능은 이 기회를 이용하기 위해 강호동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만들어 "이경규가 간다"처럼 만들어보고 싶었을 것이다. 예체능은 오래전부터 이를 기획해 왔고, 우여곡절 끝에 성사시켰지만 그 성과는 미비하다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애국심과 인기 모두에 들어가 있는 "진심"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가있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강호동이 해설위원으로 나서는 것보다는 우리동네 예체능이 한국에서 응원하는 모습이 더 "진심"이 느껴졌을 것이다. 해설위원처럼 복장을 갖춰입고 해설위원이 된것처럼 국내에서 우리동네 예체능에 나왔던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응원을 했더라면 국민MC라는 명칭을 다시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리하게 소치 올림픽에 가려 했고, 결국 해설위원까지 따냈지만, 해설위원으로 전문가처럼 하지 못했고 오히려 방송에는 소리만 나오는데 바디랭귀지로 감동을 주었다니 이는 해설에 치중했다가보다는 그냥 예체능에서 보낸 카메라만 신경썼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물론 열심히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더 전문적인 해설위원이 할 수 있는 것을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예능하던 식으로 리엑션만 강하게 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자체가 올림픽을 "진심"으로 보지 않고 "예능"의 일부로 봤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경규가 간다에서 이경규가 해설위원으로 나섰더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욕만 먹고 코너가 폐지되었을 것이다. 그냥 옆에서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응원을 했다면 올림픽 때 더 커지는 애국심에 호소하여 인기를 다시 얻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체능에서 보여주었던 강호동의 모습은 올림픽을 오히려 예능으로, 자신의 인기를 높히려는, 프로그램의 인지도를 높히려는 정도로 폄하하는 것으로 느껴지기에 불편했고, 달갑지 않았다. 

이경규가 되려하지 말고 강호동이 되길. 


이번 해설위원은 강호동의 스타일이 아니다. 이전의 강호동이었다면 사람들 사이에서 응원을 했을 것이다. 강호동과 유재석이 양대 산맥이었을 때 유재석은 겸손의 미덕을, 강호동은 의리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강호동은 시청자들을 배신했고, 기대를 져버렸다. 다시 복귀했을 때는 어물쩡 넘어가려 하는 약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넘치는 에너지는 모두 가식으로 보이게 되었다.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은 이전의 강호동이다. 시청자와의 의리를 지킬 때가 된 것이다. 한번 사죄하고 반성한 것으로 모자랐다면, 두번하고 열번하고 백번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난 후 시청자와 다시 호흡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 인기는 자연스레 되돌아올 것이다. 

김구라가 자신의 과오를 계속 개그의 소재로 이야기하며 반성하듯, 불편은 하겠지만 자신의 과오에 대해 깨끗하게 반성하고 시작하는 것이 누군가가 아닌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만약 불편하다고 어물쩡 넘겨버리면 지금처럼 계속 그것이 발목을 잡게 될테니 모든 것이 가식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노린 이번 해설 위원은 만약 지금 이대로 계속 가다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동일한 반응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