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예능

육아 프로그램, 순수함이 생명이다.

이종범 2014. 1. 28. 13:30
아이가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장 행복한 사람의 얼굴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아 더 기분이 좋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의 떼가 더 많이 묻을수록 순수했던 그 때가 더 그리워지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순수한 아이들에게 떼가 묻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리길 바라게 된다. 

육아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지상파 3사에서 모두 육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 스타트는 일밤을 살린 아빠 어디가이고, 이어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오! 마이 베이비라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육아 프로그램은 이제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었다. 관찰 예능이라는 장르가 유행하게 되면서 아이들을 관찰하는 예능까지 더불어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관찰 예능의 가장 큰 핵심은 "자연스러움"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발전하여 더 리얼한 상황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은 그냥 있는 그대로를 관찰만 함으로서 자연스러운 재미를 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진짜사나이와 나 혼자 산다가 있다. 



아이들은 특히 카메라나 방송, 이미지, 캐릭터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그냥 있는 그대로 행동하게 되고, 그것은 그 아이의 캐릭터가 되어 즐거움을 더 해준다. 또한 일상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육아를 하고 있는, 또는 이미 했던 세대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요즘은 30~40대를 사로잡아야 시청률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도 육아 프로그램은 육아를 하고 있는 30대들에게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연예인에게 주는 효과

 



출연 연예인에 대해서는 두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첫번째로는 아이를 빠르게 방송계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육아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률 견인에 성공하게 되면 아이들도 더불어 연예인이 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빠 어디가의 최대 수혜자인 윤후는 각종 CF를 섭렵하고 있고, 붕어빵 출신의 아이들은 방송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등 연예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기도 하다. 

두번째로는 연예인의 이미지가 좋아진다는 점이다. "좋은 아빠"라는 이미지는 연예계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준다. 또한 아이들이 잘해주면 그 다음부터는 아이들의 영향력이 아빠들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도 있다. 

육아 프로그램의 리스크

하지만 최근 육아 프로그램들을 보면 많은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오마베의 경우 재벌 며느리인 이은이 하차를 하게 되었다. 아일랜드 리조트의 마케팅 실장을 맡고 있는 이은은 재벌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을 통해 오마베의 이슈몰이에 성공했지만, 시댁인 아일랜드 리조트가 시사매거진 2580에 "회장님 너무합니다" 편에서 아일랜드 리조트의 빌라 인테리어 공사에 참여했다가 리조트 측의 부도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인테리어 업자들의 사연과 아일랜드 리조트 골프장 내 빌라가 불법 건축이라는 내용이 나옴으로 인해 오마베에서는 이은을 하차시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아빠 어디가 시즌2에서 역시 김진표의 합류로 인해 잡음이 많았다. 김진표가 평소에 했던 일베에 관한 말들이 논란이 되었고, 이에 대한 합류 반대 논란이 있었지만, 제작진과 김진표의 의지로 우선 시즌2가 시작되었다.

아빠 어디가는 시즌1에서 윤후 안티카페가 생겨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고,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추사랑을 패러디한 웃찾사의 초사랑이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코너를 폐쇄하기도 했다. 

육아 프로그램의 생명은 순수함

왜 이런 이슈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일까? 여러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육아 프로그램에 핵심가치는 "순수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마베의 경우를 보면 이은이 아일랜드 리조트의 마케팅 실장이라는 점부터 순수성을 잃게 된다. 재벌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것이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제작진에서 그런 것 때문에 캐스팅했을 수도 있지만, 이은이 마케팅 실장이라는 점은 아일랜드 리조트를 홍보가 주된 목적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방송에서도 아일랜드 리조트에 대한 홍보가 계속 나오게 되었다. 여기에 아일랜드 리조트의 만행이 시사매거진을 통해 알려짐에 따라 마케팅은 커녕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되어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내고 말았고, 오마베는 시작하자마자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 아빠 어디가 시즌1에서 윤후 안티카페가 생겨서 이슈가 된 사례도 순수성의 문제였다. 윤후 안티카페가 생기자 대국민적으로 그 안티카페에 대한 인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결국 그 카페는 폐쇄가 되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 사회의 각 분야에서 심도있는 분석들이 나오기도 했다. 윤후의 순수함을 지켜주기 위해 윤후 사랑해라는 카페가 생기기도 했고, 그 이후로 윤후의 인기는 MBC 연예 대상의 먹방상 수상까지 가게 되었다. 



#아빠 어디가 시즌2에서 김진표 논란에 대한 것도 순수성에 대한 문제이다. 김진표가 어떤 행동을 한 것에 대한 일은 논외로 하더라도 아빠로서 김진표는 순수성을 잃었다. 이미 시즌1에서 윤후 안티카페에 대한 이슈가 있었고, 이 때 다른 아빠들은 프로그램 하차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자신은 다쳐도 괜찮지만 아이까지는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들의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아빠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반대하고 안티가 생기는 마당에 김진표는 출연을 강행했다. 출연을 함으로 얻는 것은 위에 언급한 두가지 효과 때문일 것이다. 아이가 연예계에 진출한 발판이 되고, 연예인이 이미지를 좋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표의 인터뷰를 보아도 아빠 어디가에 출연한 이유를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방송에 출연해야 하는 당위성은 성립하지 않는다. 아빠 어디가 시즌2 첫회를 보면 김진표는 방송이 시작되었음에도 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밤새 음악 작업을 했기에 자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질 수 없었다는 김진표의 말은 어불성설이다. 자신이 시간을 하루에 한시간이라도 더 낸다면 충분히 좋은 아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꼭 방송에 나와야만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일까? 방송으로는 1박으로 캠핑에 갈 시간을 낼 수 있고, 방송이 아니라면 1박으로 캠핑도 갈 수 없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또한 현재 자신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한데 그것을 우선 해결하고 난 후 아이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순서일텐데, 오히려 아이들을 안티들에 대한 방패막이로 삼고 자신의 이미지를 "좋은 아빠"로 만들겠다는 것은 애초에 의도가 좋은 아빠가 되려는 마음이 없어보인다. 순수한 마음으로 정말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윤후도 안티카페가 생기는 세상에 자신의 안티가 수두룩인데 아이를 앞세운 프로그램을 하겠다는 것은 아빠로서 과연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물론 아이들에 대한 안티카페는 절대로 만들어져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농후한데도 불구하고 출연을 감행한 것은 육아 프로그램에 나오게 된 순수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한 것 같다. 



#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사랑을 패러디한 웃찾사 초사랑 코너에 대한 폐지 역시 순수성에 대한 문제였다. 귀여운 모습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추사랑을 패러디하여 마구잡이로 먹고, 뚱뚱해진 초사랑을 낸 웃찻사의 개그맨들은 뭇매를 맞게 되었다. 추사랑의 순수함을 이용하여 자신의 코너를 통해 인기를 취하고자 했고, 그것이 추사랑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추사랑의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은 것이 시청자들의 마음이었던 것이다. 

가족은 건드리지 마라

박명수가 무한도전에서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멤버들이 가족을 개그 소재로 삼으려고 하면 "가족은 건드리지 마"라며 호통을 친다. 육아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나온 것 자체가 가족이 나오는 것이라 위험한 프로그램임은 분명하다. 그들의 의도가 어떠했든 그것은 연예인 본인과 제작진의 떼묻은 마음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아이들의 순수함은 어떤 아이들이든 동일하다. 현재 나오는 모든 이슈들은 연예인에 관한 것이다. 이은도 이은과 아일랜드 리조트에 대한 비판이지 아이들에 대한 안티로 넘어가면 안될 것이다. 김진표 또한 화살은 김진표와 그런 위험으로 몰고간 제작진에게 돌려야 할 것이다. 

더불어 육아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순수성이 지켜져야 할 것이다. 아빠 어디가 시즌2와 오마베는 그 순수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반사이익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이미 시청률은 아빠 어디가는 15%대에서 시즌2에서 11%대로 떨어졌고, 슈퍼맨은 돌아왔다는 8%대에서 9.8%까지 상승했다. 과연 앞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순수성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지, 또한 다른 프로그램들은 어떻게 순수성을 회복할 것인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