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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가지 진리가 있다. 하나는 어릴 적에 배우는 "진실이 곧 승리한다"이고, 또 하나는 크면서 배우는 "승리하는 것이 곧 진실이다"라는 것이다. 어떤 것이 맞는 말일까? 더 지니어스 룰브레이커에서는 이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게 만들었다. 

더 지니어스에서는 독점 게임을 했다. 여러 자원 중에 하나를 독점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독점하기 위해서는 서로 카드를 교환해야 하고, 교환을 하기 위해서는 신분증이 필요하다. 서로 유리한 조합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연합이 필요하고, 그 연합의 결과 승패가 결정된다.

이미 양분된 파벌

 


하지만 더 지니어스에는 이미 굳어진 연합이 만들어졌다. 그건 마치 파벌과도 같다. 이상민파와 홍진호파, 연예인파와 비연예인파가 그것이다. 연예인파는 이상민, 노홍철, 은지원, 조유영, 유정현이고, 비연예인파는 홍진호, 임요환, 이두희였다. 지난 번 게임에서 임윤선이 떨어졌기에 수적으로 비연예인파가 더 열세에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발생했다. 연예인파가 비연예인파를 두려워하며 세명이 모이면 불멸이라고 말하며 이두희를 떨어뜨리려 한 것이다. 이두희를 떨어뜨리면 홍진호와 임요환은 저절로 서로 연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들이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이미 연예인파는 5명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고, 비연예인파는 3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방송의 생리를 잘 아는 연예인파는 비연예인들이 파벌을 형성했다며 분위기를 조성해나갔고, 그것을 마치 비연예인들이 먼저 파벌을 형성했기에 연예인들도 파벌을 형성할 수 없다는 논리를 만드려는 듯 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런 정치적인 생각을 할 사람은 비연예인보다 연예인이다. 홍진호, 임요환, 이두희는 프로게이머이고 프로그래머이다. 반면 연예인파는 산전수전 다 겪은 이상민과 정치인까지 한 유정현이 있다. 파벌을 나누고 자신의 파벌은 상대편이 먼저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도 만들었다는 명분을 만들어내는 노련한 모습에서 그들의 말은 더 치사하고 야비하게 들렸다.

불멸의 징표, 제작진



독점 게임에서 독점 게임을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불멸의 징표를 찾는 것에만 집중을 했다. 이상민은 임요환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모두 가져가고 오히려 넌 처음부터 적이었다며 적반하장으로 뒷통수를 치며 불멸의 징표를 얻어냈다. 그리고 그 불멸의 징표를 이두희를 꼭두각시로 사용하여 홍진호와 임요환을 붙이려는 수작을 부렸다. 그렇지만 그 불멸의 징표마저 가짜였다.

이두희는 게임을 할 수가 없었다. 신분증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불멸의 징표를 찾으며 어수선하던 때에 책상위에 올려 놓은 이두희의 신분증을 조유영이 발견하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은지원에게 넘겼다. 조유영은 자신이 카드의 근접한 위치에 있었으면서도 자신이 그 리스크를 감당하기 싫어서 은지원에게 슬쩍 더 넘겼다. 그리고 은지원은 이두희의 신분증을 게임이 끝나기 직전까지 돌려주지 않았다.

게임에서 우승을 한 이상민은 은지원에게 불멸을 징표를 주었고, 이두희는 조유영을 데스매치 상대로 찍고, 자신은 이상민이 준 불멸의 징표로 노홍철을 그 상대로 지목했다. 이상민은 가짜 불멸의 징표를 주면서 홍진호와 임요환을 찍으라고 했지만 이두희는 오히려 그 상황을 역전시킨 것이다. 더 지니어스 역사 상 가장 후련했던 장면이었다. 하지만 불멸의 징표는 가짜였고, 데스매치로 조유영과 이두희가 가게 되었다. 



더 지니어스가 야비한 것은 데스매치의 선택권을 제작진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작진은 데스매치를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는 게임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데스매치에 들어온 사람 중 누구를 죽일 수 있을지를 제작진이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스매치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연합전, 하나는 개인전이다. 연합이 많은 사람이 무조건 이기는 게임과 서로의 지략을 겨루는 게임 두가지이다.

해달별, 암전게임은 연합게임이다. 연합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연예인과 비연예인이 붙을 때면 데스매치는 연합게임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연예인파인 조유영과 비연예인파인 이두희가 붙자 데스매치를 암전게임으로 했다. 결국 연합이 많은 조유영이 게임도 하지 않고 한번에 이겨버리고 말았다. 결국 이두희는 탈락자가 되고 말았고, 이제 더 지니어스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가고 있다. 연예인파에게 불멸의 징표는 제작진이었기 때문이다. 

진실이 곧 승리할까? 

 


이두희가 탈락을 한 후 마지막 메세지에서 이런 말을 한다. 자신이 사업을 하면서 배신을 많이 당했는데 한번은 믿었던 후배가 몇천만원을 가지고 튀었고, 또 한번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은 그런 사람이 되지 말고, 앞으로 사람을 대할 때도 사람의 악한 면을 보지 말고 선한 면을 믿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하자 이상민은 세상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고, 세상은 다양한 세상이 있으며, 이런 세상 저런 세상이 있는 것이라며 말을 자르며 이야기했다. 

어린 아이가 "진실은 곧 승리합니다"라고 말하자 나이 든 어른이 "승리하는 사람이 곧 진실이야"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두희는 은지원을 끝까지 믿었다. 사석에서까지 전화가 와서 데스매치에 가면 자신을 이용해서 승리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은지원은 이두희의 신분증을 숨겼다. 그리고 그것이 밝혀진 후 굉장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무조건 이두희를 도와주겠다고 했고, 인터뷰에서도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 최종적으로 이두희가 녹색 버튼을 눌러달라고 몇차례 확인까지 했는데 그 때도 걱정하지 말라는 사인을 보냈고, 재차 물어보는 홍진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연기 중인 은지원



홍진호는 리스크를 그렇게 극단적으로 가져가지 말라며 걱정했지만, 이두희에게는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 제작진은 그것을 과신이라고 말했고, 그 과신에 대한 댓가는 배신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소름끼치는 일이다. 은지원은 처음부터 모두 연기를 했던 것이다. 미안해하는 표정도 모두 연기였고, 전화를 하여 자신을 믿으라고 했던 것도 모두 연기였다. 차라리 그런 미안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면 이두희는 또 다른 전략을 짤 수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은지원을 그러지 않고 끝까지 거짓말을 하였던 것이다. 

이상민이 말하는 그런 세상. 세상이 그렇게 호락 호락하지 않다는 그런 세상, 세상을 덜 겪어봤다는 그 세상. 그 세상은 아무 것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다. 참 불행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두려워하여 갖은 권모술수를 쓰고, 처절하게 밟아 뭉게 버리는 세상이 바로 그런 세상이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가넷이 일을 이렇게까지 만들었을까. 아니면 생존에 대한 절박함이 만들어냈을까. 아니면 캐릭터를 잡기 위해서였을까. 재미있는 점은 방송을 오래했다는 연예인파는 모두 비호감이 되었다는 점이다. 정말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살려보겠다는 의지로 비호감 캐릭터를 자처한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연예인파들은 정말 야비하고 치사한 집단에 불과했다.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밟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마치 자신들이 피해자나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일을 이렇게 만든 것은 "두려움"이었다. 자신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적은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두려워 조직을 크게 만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하고, 변명하고, 합리화하며, 야비하게 지니어스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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