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우결, 정형돈 외로운 솔로로 승부하라

이종범 2008. 7. 28. 09:10

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백만안티를 만들어버린 정형돈. 마초 정형돈으로 낙인찍혀버린 정형돈은 무한도전에서 조차 그 영향을 받고 있을 정도로 캐릭터에 위기가 몰려왔었다. 또한 이휘재의 하차로 인해 공석이 난 자리에 제작진의 정형돈 재투입 의지를 드러내자 많은 반발이 있었다. 나 또한 왜 정형돈이 다시 나올까 의아해했다. 프로그램의 이미지에만 더 안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지만, 이번 우결편을 보고 왜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우선 정형돈은 큰 존재감 없이 그냥 무한도전에서 어색한 뚱보 캐릭터로만 있었는데, 우결을 통해 비호감 캐릭터로 변모했다. 우결 제작진은 어느 정도 미안함과 책임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정형돈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투입이 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제작진은 이번 우결을 통해 어떤식으로 정형돈을 투입하는지에 대해 보여준 것 같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그동안 알렉스-신애 커플의 인기로 인해 달콤한 사랑을 그려왔다. 크라운제이-서인영의 커플도 이벤트를 통해 점점 달콤해졌고, 앤디-솔비 커플도 앤디의 점점 로멘틱해져 갔다. 게다가 황보-김현중 커플 또한 알콩달콩한 달콤함이 느껴진다. 이런 달콤함의 균형을 맞춰주기 위해 정형돈-사오리, 이휘재-조여정 커플이 투입되어 희생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여러 커플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설정에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이번 정형돈의 모습을 보며 신나게 웃을 수 있었다. 달콤하기만 해서 속이 달달해져 있을 때 쯤 쨍하고 시큼한 묵은지를 먹은 것처럼 개운한 웃음을 정형돈이 가져다 준 것이다. 멋지게 웨이크보드를 탄 물개미 크라운제이와 앤디, 정형돈은 왜 따라갔나 했더니 막중한 임무가 있었던 것이다. 웨이크보드를 띄고 엉덩이로 타는 묘기를 보여주었던 정형돈은 자신을 희생해가며 안티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이제야 정형돈이 나아갈 방향을 잡은 듯 하다. 달콤하기만 한 커플들의 사랑 이야기에 균형을 맞춰주는 외롭고 처량한 솔로의 역할이 정형돈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짧은 시간 나왔긴 했지만, 알렉스가 신애가 잡은 우럭을 회뜨는 것보다, 크라운제이와 앤디가 웨이크보드를 서인영과 솔비의 응원을 받으며 탔던 것보다, 황보가 김현중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려 어쩔 줄 몰라하던 것보다 훨씬 더 임펙트 있고 재미있었다.



마초의 대명사 정형돈으로서가 아니라, 예전에 디씨인사이드에서 유행했던 솔로부대를 대표하는 외롭지만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프로그램에 균형을 맞춰주는 정형돈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결혼했어요가 커플들을, 혹은 커플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면 정형돈으로 인해 솔로부대까지 영입하는 모두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