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추천할만한 드라마가 시작했다. 바로 [너를 기억해]이다. [너를 기억해] 첫회를 보자마자 이 드라마는 서인국 열풍을 만들어 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스타K에 나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응답하라 1997에서 대박을 내더니 주군의 태양, 고교처세왕, 왕의 얼굴까지 주연을 꿰차고, 이제는 [너를 기억해]의 주연까지 맡게 되었다. 연기도 일취월장이고, [너를 기억해]에서는 유창한 영어실력까지 보여준다. 짧은 시간 안에 이 모든 것을 이루어낸 것을 보면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고 볼 수 밖에 없고, 그의 노력이 그를 슈퍼스타로 만들고 있지 않나 싶다.
장나라와의 호흡도 좋고, 무엇보다 스토리가 매우 탄탄하다. 흥미로운 스릴러 로멘틱 코메디인 [너를 기억해]는 요즘 드라마의 흔한 소재인 사이코패스를 다룬다. 사이코패스로 연쇄살인을 한 범인 이준영(도경수)은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이중민(전광렬)이 수사를 맡게 된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인 이준영의 노림수에 걸려들어 살해를 당하게 되고, 이준민의 아들인 이현(서인국)과 이현의 동생만 남게 되는데, 그 와중에 이현의 동생마저 실종되어 버리고 만다. 이현은 아버지의 후배인 현지수의 도움으로 미국의 대학에서 부교수로 강의를 하고 누군가의 메세지를 받아서 한국의 특수범죄수사팀에 자문을 해 주게 된다.
줄거리는 다시 어릴 적 이현의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이현은 아버지로부터 사이코패스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아오게 되고, 결국에 지하에 감금되어 아버지로부터 괴물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 이야기는 이준영은 탈옥을 하여 어디로 갔는지, 이현의 동생은 왜 스스로 사라졌고, 실종되었는지에 집중되기 시작한다. [너를 기억해]는 여러 단서들을 던져준다. 어릴 적 그렸던 스케치북의 기괴한 그림이라거나 동생의 알 수 없는 대답들. 아버지에게 형을 믿지 말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나 아버지가 누군가의 위협을 받고 난타전 중에 있는데 신고하거나 달려들지 않고 유유히 창문을 통해 사라진 점등 동생이 사이코패스이고, 이현은 사이코패스에 의해 사이코패스를 의심받아 정말 사이코패스인줄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다는 내용이 아닐가 싶다.
이준영은 이현을 만난 자리에서 "태어날 때부터 예쁜 아이가 있었고, 누군가는 예쁘다, 참 예쁘다 해서 예뻐진 애가 있어"라는 말, 이어서 "태어날 때부터 바보였던 사람이 있고, 누군가는 바보로 불러서 바보가 된 사람도 있지"라는 말을 한 것으로 보아 태어날 때부터 사이코패스였던 사람은 동생이고, 누군가 사이코패스로 불러서 사이코패스인 것처럼 된 사람은 이현인 것이다.
[너를 기억해]는 이렇게 시청을 하면서 여러 추리가 가능하게 열어두고 단서를 하나씩 던지며 교란시키는 드라마다. 더욱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기 위해서 공포스런 스릴러를 한스푼 넣었고,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서 로멘틱한 달달함과 코믹한 요소들을 두스푼씩 넣었다. 첫회만으로도 충분히 빠져들게 만드는 스토리였고, 연기력이나 연출에 대한 부분도 매우 만족스러운 드라마이다. 하지만 영 껄그러운 것이 하나있다.
바로 표절 시비이다. 첫회가 끝나고 의례것 [너를 기억해]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한 작가 지망생이라는 사람의 글이 올라와 있어서 보게 되었다.
여기(http://www.kbs.co.kr/drama/hellomonster/board/menu01/index.html)에 가면서 설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글이 올라온 후 작가 및 제작진의 입장이 올라왔다.
우선 [너를 기억해]의 권기영 작가가 해명을 했다. 실제로 기획을 한 것은 2013년 부터이고, 공모전에 보낸 내용을 어떤 소스도 들은바 없으며, 저작권 등록도 작가 지망생이 말한 시기보다 한달 먼저 했다는 내용이다.
이어서 매우 장문의 제작진의 공식 입장이 나왔다.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저작권에 대해서 문제가 없고 표절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이에 관한 보도자료도 빠르게 배포되었다. 제작진의 발빠른 대처가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내용으로는 의혹을 풀기에는 부족하다. 실제로 주고 받은 메일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단번에 이 논란을 종식시킬 빠른 행동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왜냐면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 충격이 가시지 않은데다가 [냉장고를 부탁해]의 맹기용의 오시지 표절 의혹등 요즘 더욱 표절에 대해 민감해 있는데 [너를 기억해] 역시 표절 시비에 휘말렸으니 빠르게 이 논란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 제작진과 작가가 홈페이지에 해명 글을 올려 놓은 것을 보니 충분히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의혹만 자꾸 키우지 말고 빨리 논란을 종식시킬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꾸 시간을 끌면 끌수록 너를 기억해는 스토리만 서늘한 스릴러 로코물이 아니라 실제로 여러 추리와 추측이 난무한 공포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몰입도 높은 드라마라 기대하고 보는 중인데 아무쪼록 원만하게 해결되어 [너를 기억해]를 더욱 즐겁게 시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과연 이현의 동생은 누구일까? 정선호(박보검)일까, 강은혁(이천희)일까.. 표절일까...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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