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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조정 경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한도전 장기 프로젝트답게 감동의 물결로 마무리가 되었다. 역시 장기 프로젝트는 무한도전이 진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무한도전은 레전드라 엄지 손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 무한도전은 조정이란 종목을 선택한다. 듣기는 많이 들었지만, 관심을 가지고 보려 하지 않았던 종목이기도 하고, 그냥 노 젓는 것으로 생각했던 종목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 조정부가 있어서 친구들이 입시 준비 때 조정을 준비하는 것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조정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무한도전의 특기인 비인기 종목에의 이번 도전은 역시 성공적이었다. 조정 중에서도 가장 힘들다는 9명이 하나 되어야 하는 에이트에 도전한 무한도전은 마지막 8분동안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총 한달 동안 방송을 했지만, 그 중에서 어제의 마지막 8분에 모든 것이 들어가 있었다. 무한도전의 힘은 무한 이기주의가 아닌 무한 이타주의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방송이었는데, 역시 그 안에 소중한 메시지들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

오합지졸들의 시작



그야말로 오합지졸들이었다. 하나가 되기는 커녕, 조정이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기에 무한도전은 오합지졸이었다. 9명이 타야 하기에 추가 멤버까지 영입을 했다. 그 유명한 조인성도 왔었고, 노홍철의 사기 멘트로 소지섭까지 왔었다. 진운과 데프콘, 게리가 최종적으로 합류하게 되었고, 후보 멤버까지 준비가 되었었지만, 정준하의 마지막 부상으로 인해 결국 주장인 정준하는 응원을 하게 되고, 나머지 멤버가 모두 참여하게 되었다. 상대는 역시 최고의 상대들이었다.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과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멜버른 조정팀, 국내 최고의 조정 대학팀, 일본 대학의 조정팀이 참가하는 대학 조정팀의 최강을 가리는 자리였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를 자랑하던 대학 조정팀도 세계의 장벽에는 훨씬 못미쳤는데, 이런 조정 경기에 무한도전이 참여하게 된 것이다.

기차와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보다, 포크레인과 땅 파기 대결을 하는 것보다, 목욕탕의 물을 퍼내는 것을 양수기와 대결하는 것보다 더 어이없고 질 것이 뻔한 무모한 도전이었다. 이 오합지졸들은 언제나 그랬듯 이런 무모한 도전에 도전했고, 첫단추를 끼워가며 하나씩 연습을 거듭했다. 

연습 그리고 또 연습



연습만이 살길이었다. 조정팀들은 오랜 시간동안 조정을 연습해 왔는데, 무한도전팀은 이제 시작이니 밤을 새서 연습을 한다고 해도 그들의 연습량은 쫓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장점이라면 이제 어떤 도전에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재석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의 중심으로 무한도전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다. 그리고 어떤 프로젝터에서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약골 유재석에서 강골 유재석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유재석의 연습 때문이었다. 무한도전의 장기 프로젝트들을 거치면서 가장 연습을 많이 한 유재석은 체력까지 좋아진 것이다.

어떤 프로젝트든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유재석이었다. 처음엔 가장 못하지만 다음 날에는 에이스가 되어 있는 유재석. 그가 특별히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신체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있는 것도 아니기에 금새 성장한 그의 실력은 연습의 결과라 볼 수 밖에 없다. 이번 조정에서도 그의 연습의 성과는 두각을 나타냈다. 최고의 기량을 가진 사람만이 차지할 수 있다는 8번 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책임감과 리더십 그리고 체력까지 겸비해야 하는 자리에 적임자는 유재석이었던 것이다.

리더인 유재석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니 다른 멤버들은 그에 자극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가장 연습을 안하던 박명수 마저 연습에 피치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뒤늦게 합류한 데프콘과 게리는 거의 매일 나와서 연습할 정도로 이번 프로젝트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진정으로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나됨.



말이 필요없었다. 땀의 결실은 믿음이었다. 서로가 하나되는 시간. 악천후 속에서도 우여곡절을 겪으며 조정 연습을 계속 해 온 무한도전팀. 실제로 무한도전은 하하의 재투입 이후 무언가 삐꺽거리는 느낌이었다. 하하가 제대로 정착을 해야 완벽한 무한도전이 되었을텐데 덩달아 길까지 겉돌게 되면서 유재석과 정형돈만 부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조정 경기가 시작되었다. 무한도전만의 배와 노를 가지고 유니폼까지 맞춰입고 나선 경기. 수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노를 젓기 시작했다. 박명수의 돌발 부상이 일어나자 멤버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기만 해졌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출발 신호도 놓쳐서 늦게 출발했다. 힘을 합쳐 노를 젓기 시작하나 8번 레인에서 심판 보트가 길을 가로 막고 있었다. 콕스 정형돈은 7번 레인으로 갈아타지만 심판 보트는 또 다시 7번 레인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그리고는 심한 물살을 일으키며 파도를 만들어 노가 헛도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8명은 모두 뒤의 상황은 모른 채 콕스 정형돈과 바로 앞 사람만 믿고 노를 젓기 시작한다. 정형돈이 콕스 역할을 맡은 것은 최고의 결정이라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모든 상황을 보고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화이팅을 하며 독려하면서 자신은 머리속으로 전략을 짜며 위기를 해쳐 나가려 한다. 나머지 8명 또한 콕스 정형돈을 무한 신뢰하며 파도가 와도 레인이 달라져도 무조건 노를 젓기 시작한다.



이제 다 왔다는 하얀 거짓말을 하며 힘을 내게 하며 7위와의 격차가 크게 나는데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게 한다. 9명이 모두 이를 악물고 노를 젓고 소리를 질러가며 나가는 에이트는 기존 기록을 1분이나 단축하며 나아가게 만들었다.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서로를 믿고 나아간, 혹시나 다른 멤버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자신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해 노를 젓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혼연일체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한도전에 데프콘과 진운 그리고 게리까지 합류하게 되었다. 특히 게리는 런닝맨 멤버이기에 유재석과 하하의 친분으로 들어온 것이 확실했기에 더욱 비호감이었다. 리쌍이라는 길과의 친분도 있지만 하하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 같은 게리. 평소대로라면 굉장히 위험한 영입이었지만, 이마저 조정을 통해 마치 게리가 무한도전의 원래 멤버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마지막 500m를 남겨두곤 누가 무한도전 멤버이고 아닌 멤버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나되어 한번도 노를 놓지 않은체 이를 악물고 젖먹던 힘을 내어 결승점으로 향하는 모습은 많은 메시지를 주었다.

조정에서 얻은 메시지.


파리지엥 정재형의 조정가의 내용처럼 포기하지 않고 끝을 향해 몸을 던지는 무한도전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 그리고 메시지를 주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무한 이기주의처럼 보인다. 실제로 앞에서 코 베어가는 세상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일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세상을 경멸하거나 무기력함에 빠지거나 염세주의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목표점을 정하고 하나되어 서로를 믿고 나간다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것을 무한도전은 몸소 보여주었다. 평생 조정을 해오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온 말벅지의 국가대표들도 골인지점을 통과하고 나면 죽을 것 같은 고통이 밀려온다고 한다. 1등인 멜버른 대학이나 꼴찌인 무한도전이나 그들이 느낀 결승점에서의 고통과 희열은 동일하다. 그 이유는 모두가 하나되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몸을 던졌기 때문이다. 

어떤 일에 하나가 된 적이 언제인가 생각해본다. 남을 밟고 이기는 것이 세상이라 알고 있었지만, 실은 하나되어 믿고 나아가는 것이 세상의 험한 파도와 물살을 해쳐나가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혼자만 잘나서는 살아나갈 수 없는 세상. 반대로 나는 너무 못났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도 살아갈 수 없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하는-이제는 누구도 그들을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 말할 수 없지만- 무한도전 멤버들이 오합지졸로 모여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목표를 이뤄내는 모습을 보니 세상은 돈과 빽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알만한 부자이자 유명인이 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잘 해주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막 대하면 나중에 독을 품고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려고 하고, 그런 사람들이 부자가 되면 졸부가 되어 부자 사회가 위협받는다는 이야기였다. 얼마 전 청담동의 한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는데 옆 테이블의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돈없고 빽없는 것들이 노력하는 것만큼 꼴볼견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세상은 참 요지경이다. 이런 생각을 정말 가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지만, 실제로 드라마에서 보는 것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세상은 요지경이지만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만한 자는 교만으로 망하고, 성실하고 겸손한 사람이 성공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인생의 풍요로움과 여유를 즐기는 쪽은 후자이다. 드라마의 결말처럼 말이다. 


무한도전 조정팀이 결승점을 통과하고 눈물나게 만드는 easy oar의 외침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렇게 멋지게 탔고나서 서로를 다독이며 서로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더욱 감동적이었다. 그들이 교만했다면 남탓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잘 하고도 자신만이 알고 있는 자신의 실수에 대해 상대방에게 미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무한도전이 더욱 사랑받고, 롱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의 시청률로 무모한 도전을 하던 무한도전은 이제 예능 프로그램의 레전드가 되어 시청자 한명 한명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청률을 넘어서서 점점 더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시간에도 치열하고 거친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겸손하게 달려나가는 이들을 위해 파리지앵 정재형의 조정가 rowing 가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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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가 열렸다. 신나는 무대 속에 노래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이번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는 노래에 대한 무한도전식의 해석과 메시지가 있었다. 요즘 난무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헛점도 정확하게 찌르면서 사람들의 심금도 울리게 되었다. 무한도전은 6팀에게 숨겨진 심사위원이 관객 가운데 있다고 한 후 순위를 매겼다. 즉, 경쟁을 시킨 것이다. 그리고 대상 수상을 모두에게 해 주었다. 우리의 인생은 경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였다. 그리고 열심히 달려온 모든 팀들이 모두 대상 수상자인 것이다. 


누가 더 잘하고, 누가 더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즐기고, 느끼고, 행복하느냐에 포커스를 두고 있었던 것이다. 무한도전이 내게 항상 감동을 주는 이유는 세상을 살아갈 힘을 주기 때문이다.

어제 난 대학 때 활동하던 IVF라는 동아리의 여름수련회에 다녀왔다. 선배들이 찾아가서 "나는 멘토다"라는 제목으로 3,4학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던 것이다. 나 또한 "블로그"라는 주제로 3,4학년 후배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들은 많은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다. 뿌옇고 보이지 않는 앞의 길과 바로 앞에 놓인 갈림길. 부모의 기대와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과연 될까 하는 의심과 불안이 내게까지 전해졌다. 그들과 짧은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놓친 부분이 많아 아쉬웠는데, 오늘 무한도전을 보며 내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처진 달팽이가 해 주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말하는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이적은 유재석과 한팀이 되었다. 그리고 이적은 유재석의 인생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여행을 다니며 유재석의 가슴 속 이야기를 들으며 노래를 만들어갔다. 지금 유재석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과거에 유재석은 꽤 오랫동안 무명으로 살아왔다. 무명의 설움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한다. 아마도 지금의 취업대란 속에 있는 실업자들의 마음과 동일하지 않았을까 싶다. 앞 날이 불확실한 수많은 직장인들도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싶다. 차라리 앞이 보이지 않으면 약간의 기대라도 할 수 있을텐데, 제한된 앞날이 보인다면 그것은 더욱 비참하고 절망적일 것이다. 

이적과 유재석이 만든 '말하는대로'의 가사를 한번 음미해보자.


하루를 견디고 불안한 잠자리에 누울 때면 내일 뭐하지, 난 왜 안되지 하며 걱정이 들어 통 잠을 잘 수 없던 시절. 말하는대로 될 수 있다고 믿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내일 뭘 할지 꿈꾸게 된 것이다. 걱정에서 꿈으로 바뀐 미묘한 작은 변화가 그를 변화시켰다. 미친 듯 달릴 수 있게 되었고, 말하는대로 될 수 있단 걸 한번 경험해보자 믿어보기로 했고, 그것들이 반복되자 할 수 있단 걸 알게 되었다. 미친듯 달려오며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정말 들어야 할 것은 오직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생각한대로, 마음먹은대로 할 수 있다고 믿고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없다고, 안될 거라고 생각한다. 불안한 미래에 대해 낙담하며, 한두번의 실패, 혹은 연속되는 실패에 좌절하고 역시 안되었다며 좌절하게 된다. 그러나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아주 사소한 변화 때문이다. 꿈을 꾸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유재석은 국내 최고의 MC를 꿈꾸게 된다. 그리고 미친듯이 달리게 된다. 국내에는 주병진 외에는 개그맨이 MC가 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특히나 외모가 받춰주어야 MC가 가능했던 그 시기에 유재석은 MC를 꿈꾸게 되었고, 주변의 수많은 소리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속 작은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시작한다. 정말 오늘도 최고의 MC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반성하고 자신을 개발하는 진심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최고의 MC가 된다. 유재석을 보고 있으면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발이 느껴진다. 게스트에 대해서는 수십년 전 정보까지 모르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게스트가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준다. 그래서 게스트들은 유재석을 MC로 가장 선호하며 그가 MC로 나오는 프로그램에 나가면 편안하게 이야기하면서도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최고가 되었다. 최고가 되어서도 자신의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무한도전에서 모든 미션에서 가장 미션을 성실하게 수행해오는 사람은 유재석이다. 에어로빅도 그랬고, 봅슬레이도 그랬고, 댄스 스포츠도 그랬고, 패션 모델도 그랬다. 첫날에 멤버 모두 다같이 못하지만, 그 다음 날에 제일 잘하는 사람은 유재석이다. 그는 밤새 연습했던 것이다. 

정리해보면 이렇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생각을 바꾼다. 그리고 꿈을 꾼다. 미친듯 달리고 내 마음 속 소리, 즉 진심에 귀기울인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영원히 도전한다. 이것이 유재석이 최고가 된 비결이고 비법인 것이다. 

노래는 진심이다.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노래를 들으며 흥겨웠고 즐거웠다. 그리고 관객이 모두 떠나가고 텅빈 무대에서 부른 '말하는대로'는 누군가를 위한 노래가 아닌 자신을 향한 진심 어린 무대였다.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했다. 멜로디로, 랩으로... 랩을 부르는 동안 유재석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자신의 20대가 생각났나보다. 끝없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듯한 고통스런 느낌. 도저히 끝이 안날 것 같은 악순환의 고리들. 걱정하는 주변의 시선들과 소리들이... 아니 그보다 그 고통스런 시간을 변화시킨 순간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변화가 그 모든 악순환의 고리를 선순환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말하는대로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꾼 순간 인생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재석의 노래를 듣고 무한도전이 끝났다. 그러나 한동안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눈에 눈물이 계속 고일 뿐이었다. 그의 인생의 역경이 감동스럽기도 했지만, 그의 진심이 전해져 나의 인생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스무 살적 잠자리도 비슷했다. 말하는대로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앞 날은 어두웠고, 보이지 않는 터널과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군대에서 맞이한 생일 날 내 꿈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꿈을 꾸기 시작했다. 주변에선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무시했지만, 내 가슴 속에는 울렁거리는 열정이 있었고, 할 수 있을거라, 한번 해보자는 용기가 났다. 그리고 그 소리에 집중하며 지금까지 미친 듯 달려왔다. 10년이 지난 지금,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한 여자의 남편이 되었다. 그리고 말도 안된다고 했던 꿈들이 이뤄지고 있다. 말했던대로 그대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재석의 노래를 듣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역경 속에 있는 사람도, 세상의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던 사람도, 좌절 속에 있는 사람도, 혹은 좌절 속에 있던 사람도 유재석의 진심이 담긴 인생 스토리에 푹 빠져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노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노래가 되었다. 

음악적 스킬도 없었고, 탁월한 음색이나 시선처리도 없었다. 때론 음정이 틀리고 박자를 놓치기도 했지만, 그의 노래는 세상 그 어떤 노래보다 가장 아름다웠다. 노래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무한도전은 성공했다. 사람들에게 노래란 경쟁과 스킬이 아니라 진심이고 그 진심이 전해지는 것이라는 것을 전했으니 말이다. 진심 없이 시청률만 올리기 급급한 프로그램들의 홍수 속에 오아시스 같은 해갈을 해 주는 무한도전은 영혼까지 맑고 시원하게 해 주는 것 같다. 

후배들에게 드리는 말


어제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내게 고민 상담을 했던 후배들에게 위의 이야기와 더불어 한가지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다. 당신의 인생은 이미 제목이 적혀 있는 그림이다. 그 제목은 "축복"이다. 지금도 그림은 그려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검은 색이 칠해지고 있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핑크색이 칠해지고 있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공백으로 남겨져 있기도 할지 모른다. 그러나 검은 색이건 핑크 색이건 공백이건 모든 것이 있어야 "축복"이란 제목의 그림이 완성된다. 꿈을 가지고 도전하라.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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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 예능의 선두자리는 매우 민감한 문제이다. 이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예능의 자존심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 밤 예능을 석권하는 방송사가 예능에 있어서 1인자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십여년간 놓치지 않은 프로그램이 바로 MBC의 일밤이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은 그 자리를 KBS에 내 주고 있고, 일요일 밤의 왕이었던 일밤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KBS가 왕좌 자리를 가져갈 시점에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트레이드가 있었다. 당시 새로 복귀한 김국진과 일밤의 대표 얼굴이었지만 여러 프로그램을 말아먹었던 이경규가 KBS의 신정한, 탁재훈과 맞트레이드가 된 것이다. 그리고 남자의 자격이 만들어지며 김국진과 이경규가 투입되었다. 

나가수, 1박 2일을 자극하다. 


남자의 자격과 격돌하는 프로그램은 나는 가수다이고, 1박 2일과 맞붙는 프로그램은 신입사원이다. 여지것 남자의 자격과 1박 2일의 조합을 무너뜨린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나가수가 열풍이 불면서 남자의 자격이 나가수에 밀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나가수의 신정수PD는 수년간 해피선데이에 일밤이 짖밟혀 왔다고 하면서 시간대를 옮겨서 1박 2일과 정면승부를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백만안티라는 너스레까지 부리며 말이다. 

하지만 나가수가 간과한 2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백만안티 부분이다. 우스게 소리로 했겠지만, 안티도 관심의 표현이라는 의미로 한 말일 것이다. 나가수에 대한 반응의 흐름은 이렇다.

시청자-(기대감)->광팬-(배신감)-> 안티-(실망감)->무관심

백만안티가 꾸준히 안티가 되어 나가수의 이슈를 재점화시켜주면 좋으련만, 지금의 백만안티들은 처음부터 나가수를 이유없이 싫어했던 것이 아니라 광팬이었던 층들이 한순간에 안티로 돌변한 것이다. 보통 안티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기거나 광팬들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생겨난다. 그러나 나가수의 특징은 한순간에 팬이었던 시청자들이 순식간에 돌아섰다는 것이다. 딱 1주일만에 말이다. 그리고 또 다시 1주일만에 무관심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음을 어제의 글에서 밝힌 바 있다.

2011/06/06 - [채널 1 : 예능] - 나가수 최악의 상황, 무너진 무대 

이는 1박 2일과의 정면승부는 백전백패라는 말과도 같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으니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뽑은 것이다.


나가수가 간과한 두번째는 바로 1박 2일의 저력이다. 1박 2일은 수년간 일밤을 짖밟아온 것이 아니다. 위기를 잘 해쳐 나갔고, 스스로 성장했을 뿐이다. 오랜 독주는 더 큰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해 항상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번에 나가수가 돌풍을 일으킨데에는 1박 2일도 한몫했다. 그간 1박 2일이 너무 메너리즘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 사고들도 많았다. MC몽 사건도 있었고, 김종민의 부적응 이슈도 있었다. 매번 같은 포맷을 벗어날 수 없다보니 시청자도 데자뷰 현상 비슷한 것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획기적인 야심작 나가수가 등장했고, 남자의 자격을 넘어서며 1박 2일을 위협했다. 만약 나가수가 제대로 원칙만 잘 지켜냈어도 1박 2일과 한판 붙어볼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1박 2일은 제대로 자극을 받았다. 위기감을 느끼자 특단의 조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여배우 특집이었다. 여배우 특집은 금녀지역이었던 1박 2일에 최초로 여자들을 받아들인 특집이다. 이건 1박 2일이 생각하고 있던 최후의 아이템, 히든 카드였을 것이다. 지금까지 여자들을 출연시키자는 수많은 유혹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참고 견디며 남자들로만 1박 2일을 채워나갔다. 정말 갈 때까지 갔을 때 꺼내들 카드였던 것처럼 꽁꽁 숨기고 있다가 이번 나가수의 열풍과 함께 카드를 꺼낸 것이다.


그리고 여배우 특집은 대성공이었다. 1박 2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같은 오프닝 장소에서 명품 조연 특집을 이어간다. 마치 미녀와 야수처럼 대비되며 새로운 포맷을 개발해낸 것이다. 명품 조연의 오프닝 장면만으로도 큰 기대가 되었다. 이제 남자 배우, 아역 배우, 아이돌, 걸그룹등 각종 특집의 포문을 열게 되었다. 이런 특집은 기본 3주 분량을 내어도 짧게 느껴질 정도이니 1박 2일은 리소스를 덜 들이면서 서로 윈윈하는 포맷을 갖게 되었다. 1박 2일도 뜨고, 특별 출연한 사람들도 뜨고, 소개된 지역도 뜨고 말이다. 여배우 특집 2탄, 3탄을 내어도 될만큼 이번 여배우 특집은 최고였으니 앞으로 수년간 끌고갈 아이템이 생긴 것이다.

1박 2일을 대하는 멤버들의 자세도 남달라졌다.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고, 안좋은 일도 계속 겹쳐서 어수선했던 멤버들도 이제는 나가수로 인해 더욱 견고해진 느낌이다. 엄태웅은 금새 적응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했고, 김종민도 슬슬 조화가 되어가고 있다. 서로 양보하며 돕고 있는 것이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합숙을 통해 다져지는 1박 2일의 최대 강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은지원은 나가수의 정면도전에 대해 나가수가 잘되야 1박 2일도 잘 된다는 승자의 여유를 보여주었다. 똑똑한 은지원은 이미 나가수가 1박 2일에 줄 자극을 예견했던 것 같다. 

완벽한 해피선데이의 승리


나가수가 1박 2일과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섣부른 말 한마디로 인해 해피선데이는 승리를 거머쥐었다. 나가수가 1박 2일 시간대로 편성을 바꾸면 자동적으로 신입사원은 남자의 자격과 맞붙게 된다. 신입사원은 기획부터 잘못된 안좋은 예의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철저하게 제작자의 마인드로 만들어진 신입사원은 어제 다음 뉴스에 뜬 기사 제목이 잘 말해준다. "왜 너네 신입사원을 내가 뽑나?" 는 시청자가 바라보는 신입사원에 대한 생각을 가장 잘 대변해주었다. 신입사원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절대로 뜰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청자의 니즈를 파악한 것이 아니라 공급자의 욕심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인 것이다. 초기 기획 될 때는 MBC 이미지도 높히고, 사람들의 관심도 끌고, 신입사원이 된 아나운서는 처음부터 인지도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거 양득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론 MBC 이미지는 더욱 안좋아졌고, 사람들은 무관심이고, 신입사원이 된 아나운서는 신입사원 출신이라는 꼬리표만 달리게 생겼다. 또한 타방송사에는 지원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민폐만 끼치게 된 것이다. 

신입사원으로는 남자의 자격을 결코 이길 수 없다. 현재 남자의 자격은 천천히 하나씩 내공을 쌓아가고 있기에 1박 2일보다 더 높은 난공불락의 성이기도 하다. 지금 나가수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남자의 자격을 확실하게 누르지 않는다면 어떤 새로운 코너도 남자의 자격마저 따라잡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휘청하고 있는 상태에서 1박 2일과 맞붙게 된다면 앞으로 수년동안도 1박 2일에 일밤은 짖밟힌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1박 2일이 일밤을 짖밟는게 아니라 일밤이 상대적으로 너무 못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나가수, 진짜 이기려면 자신과 싸워라


누군가를 이기겠다고 발버둥칠수록 늪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세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실제로 30년 좀 넘게 살아보니 즐기는 사람은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누군가를 이기겠다고 발버둥칠수록 자격지심과 질투로 자신의 상황만 더 악화됨을 볼 수 있다. 

1박 2일은 스스로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기존 유지해오며 익숙해지려 노력했던 포맷을 이제는 내공이 쌓여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며 재미를 끌어내는 법을 안 것이다. 신정수PD 덕분에 나영석PD는 김태호PD급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것만 보아도 1박 2일은 레전드가 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한도전이 롱런하며 예능의 표본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다. 1박 2일도 이제 그 경지에 이른 것 같다. 실수를 통해 배우고, 원칙을 지키고, 그 가운데 유연함까지 보여주는 여유를 알게 된 것이다. 

나가수는 신생 프로그램이다. 처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만큼 기대감도 컸던 프로그램이다. 경쟁사 프로그램과 경쟁을 하기 위해 시청자들이 힘을 실어주었던 것이 아니다. 나가수는 처음부터 명분이 있었고,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갔다. 그러나 지금은 누군가를 짖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짖밟힌 자의 자격지심 덩어리에 불과하다. 지옥의 모습은 내 위에 있는 누군가를 끌어내리는 인간 타워의 모습이다.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는 길을 택하지 말고, 나가수가 어떻게 하면 스스로 즐기고, 시청자와도 함께 즐길 수 있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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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의 여배우 특집이 2주차로 접어들었다. 나는 가수다의 열풍으로 인해 1박 2일이 주춤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롱런한 프로그램은 뭔가 달라도 확실히 달랐다. 나는 가수다가 1박 2일의 시간대로 옮겨 진검 승부를 낸다고 발표했을 때는 1박 2일의 고전이 예상되었으나 여배우 특집을 보고 나선 나가수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 생각이 바뀌었다. 

롱런한 1박 2일 vs 이제 시작한 나가수


1박 2일의 여배우 특집은 그동안 1박 2일에는 남자만 들어올 수 있다는 불문률을 깼다. 또한 리얼 버라이어티 성공의 법칙 중 남자 멤버로만 구성되어야 성공한다는 것도 편견도 깨버렸다. 그동안 리얼 버라이어티에 여자들이 나와서 성공한 케이스가 없는 것은 기획과 순서의 문제였던 것 같다. 개그우먼도 아닌 몸을 사리고 이미지를 먹고 사는 여배우들이 나와서 이렇게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 1박 2일의 여배우 특집은 대박 흥행 코드가 된 것이다. 기존에 여자 멤버로 구성되어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들이나 남녀 혼성의 런닝맨 같은 프로그램들이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던 이유는 기획의 문제였던 것 같다.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그램 포맷과 제작진의 마인드 문제였다. 1박 2일은 시청자와 소통하기 위해 수많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포커스를 잃지 않았다. 그 안에서 형성된 시청자와의 신뢰가 1박 2일의 힘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1박 2일의 여배우 특집은 1박 2일에 더 다양한 소재를 가져다 주었고, 명사 특집과 시청자 투어같은 스페셜 코너를 확보한 셈이다. 게다가 이런 특집은 3주를 활용해도 짧은 느낌이 들 정도이니 1년에 한번씩 특집을 돌아가며 해도 세달의 방송 분량은 뽑아낼 수 있기에 효율적이기도 하다. 


나는 가수다의 경우는 처음부터 삐그덕 거렸다. 진짜 가수의 노래를 들려주겠다는 프리미엄 무대를 선보인 나가수는 재도전이라는 룰을 스스로 깨는 바람에 위기에 처했었다. 그 때 위기를 통해서 깨달았어야 했다. 나가수에 거는 시청자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말이다. PD가 바뀌는 초강수까지 두면서 변화를 시도하였지만, 나가수는 위기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오히려 시청자의 불만을 야기하며 나는 가수다는 구설수로만 얼룩지고 있다. 또 다시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이번엔 나는 가수다의 품질을 손상시킨 더 위험한 위기이다. 단순한 편집 실수로 너무나 많은 구설수를 만들어내고 말았다. 이로 인해 나가수에서 아예 마음을 떠나보낸 시청자들도 벌써부터 꽤 많은 것 같다.

나가수는 시청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그리고 풍성하게 그 니즈를 채워주었기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순식간에 레전드급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왜 나가수가 이런 인기를 얻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제작진이 안티급인 나가수는 고질적인 일밤의 문제인 소통에 있어서 빨간불을 나타내고 있다.

진정성 대결, 1박 2일의 승


1박 2일에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정해진 원칙은 되도록 깨지 않으려 하고, 실수를 하여도 시청자에게 먼저 사과를 하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1박 2일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작할 때부터 무한도전의 아류라는 비난을 받았고, MC몽 사건을 비롯하여 사직구장 사건, 담배 사건 등등 지금의 나가수만큼이나 구설수가 많았다. 하지만 그 때마다 1박 2일은 초심 특집을 진행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시청자와 소통하자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리고 급기야 시청자 투어라는 특집을 만들어내어 소통의 끝장을 보여주었고, 그것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나가수가 인기를 끈 것도 진정성과 관련이 있다.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청중과 소통하는 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작진에겐 그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청자를 기만하고 제작자의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 있다. 프로그램 기획은 시청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였지만, 운영되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보면 변명과 얼버무림으로 소통을 피하고 있다. 그동안 일밤이 한자리수 시청률을 면치 못했던 것이 소통의 문제였음을 나가수의 선방으로 벌써 잊은 듯 하다.

시청자의 니즈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신입사원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나운서를 뽑는 서바이벌인 신입사원은 일밤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기획부터 철저하게 공급자 관점에서 시작되었다. 누가 남의 회사 신입사원을 뽑는데 관심이 있을까? 회사 입장에선 자신의 회사도 홍보하고 신입사원도 공개적으로 뽑을 수 있고, 신입사원을 미리 홍보도 할 수 있기에 결제라인을 타고 올라가기에는 이보다 좋아보이는 것은 없다. 꿩먹고 알먹고의 일거양득의 프로그램 기획인 것이다. 그 결과는... 꿩도 못 먹고 알도 못먹고 일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나가수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영희PD만의 특유의 소통의 방식을 보여주며 명분까지 챙기는 스마트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소통은 단절이 되고, 구설수를 오히려 양산해내며, 시청률만 올리기 위해 마니아적 프로그램을 회피하는 결과 중심적, 공급자 중심적 마인드로 변한 것이다.

나는 가수다의 첫번째 위기 때는 나는 가수다가 정말 잘되길 바라고 이런 프로그램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기에 원칙 고수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다르다. 이미 나는 가수다에 대해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있는 상태이기에 원망 섞인 쓴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가수의 제작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다고 오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초특급 스타 연예인들이 아무리 잘해도 제작진의 연출을 잘못하면 그 프로그램은 망한다. 반대로 처음 보는 연예인이라도 잘 기획된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스타가 되기도 한다. 노홍철, 정형돈, 박명수, 이승기처럼 말이다. 

문제를 바로 잡으려면 원인의 근본을 파악해야 한다. 세면대에 물이 넘치는데 세면대만 열심히 수건으로 닦는다고 해결되지 않고, 수도꼭지를 잠가야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한 비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재미있고, 좋은 프로그램을 보고 싶은 것은 시청자의 권리이니 말이다.
 

나가수와 1박 2일의 대결. 현재로서 제작진의 마인드를 살펴보았을 때는 1박 2일의 완승이다. 나가수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다. 나가수의 가수들이 그러한 것처럼 조금만 더 시청자와 소통하고 호흡하려 노력했으면 좋겠다. 나가수와 1박 2일, 일요일밤을 즐겁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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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 G드레곤이 나왔다. 무한도전 디너쇼를 위해 가요제를 도우려 나온 G드레곤은 나오자마자 정형돈에게 무차별 폭격을 당하게 된다. 바로 패션에 대한 지적이었다. 패션리더로서 무한도전 내에서 입지를 단단하게 굳힌 정형돈이 G드레곤의 패션을 지적하면서 폭격은 시작되었다. G드레곤의 머플러가 과하다는 정형돈의 지적은 점입가경으로 가게 되었고, 수습할 수 없을 지경으로 치닫게 되었다. 

방송 내내 정형돈은 인터넷을 끊어야겠다고 하고, 목숨 걸고 방송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진심이 느껴졌다. 아이돌을 건드렸으니 그 팬들에게 이제 폭격당하는 일만 남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G드레곤을 건드렸으니 빅뱅 팬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미 건너가버린 강이기에 정형돈은 G드레곤을 계속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파트너는 G드레곤이 아닌 정재형이 되었지만, G드레곤과 정형돈의 패션 대결은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배수진 정형돈, 최고의 찬사



리스크가 크면 얻는 것도 많은 것일까. 정형돈의 G드레곤 지적은 어떤 개그맨도 엄두를 못 낼 개그이다. 독설 박명수마저 G드레곤에겐 아부를 떨기 위해 일편단심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G드레곤에겐 그렇게 해야 연예인들에게 득이 된다. 같은 팀이 되어야 곡도 좋은 곡을 받을 수 있고, 빅뱅 팬들의 환심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라 판단된 박명수는 그래서 G드레곤 일편단심 캐릭터를 만들어가게 된 것이다. 덤으로 음원이 잘 팔리면 인지도도 높아질 수 있기에 박명수는 현실적인 판단을 하였다. 

하지만 G드레곤 팬들의 마음은 박명수가 아닌 정형돈에게 돌아갔다. 모두가 G드레곤을 찬양할 때, 정형돈만이 G드레곤을 개그 소재로 삼았다. G드레곤은 그동안 어떤 예능인도 G드레곤의 캐릭터를 잡아줄 수가 없었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내려올 뿐이었지만, 예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캐릭터가 필요하다. 빅뱅의 대성이 패떴에서 유재석의 도움으로 캐릭터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던 것처럼 G드레곤도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정형돈이었던 것이다. 목숨 걸고 방송한다는 그의 말은 너스레가 아닌 진심으로 다가왔다. 무도 게시판 지분 100%를 달성하겠다 싶어서 무도 게시판에 들어가보았더니 오히려 정형돈에 대한 칭찬으로 가득하다. 



무한도전 내에서 패션 테러리스트이지만 패션 리더로 자신감이 충만한 정형돈은 반어법적인 패션 리더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캐릭터를 실제 패션 리더인 G드레곤을 대상으로 개그를 한 것이다. 진상인 캐릭터와 그간 최악의 패션 모습을 보여주며 만든 캐릭터가 합쳐지면서 G드레곤 팬들이 수용 가능한 상태의 개그를 만들어낸 것이다. 더군다나 패션 리더인 G드레곤과 상반된 모습을 통해 그 웃음의 강도는 꽤 높았다. 배수진을 친 정형돈의 전략이 그대로 먹혔고, 무한도전 내에서 다리를 다쳐서 그동안 별 활약을 못했던 정형돈이 확실하게 치고 올라온 것이다.

정형돈, 무한도전을 살리다.



무한도전이 매니아 프로그램이 된 이유는 젊은 층과 노인 층을 끌어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이나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은 스타킹을 좋아한다. 단순히 신기한 사람들이 나오는 스타킹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느낌까지 있어서 무한도전의 시청층과 확실하게 구별된다. 그러나 이번 정형돈의 G드레곤 공격으로 인해 빅뱅팬들이 무도팬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음 주에 빅뱅 특집이 기다리고 있기에 이번 주에 확실하게 빅뱅 팬들에게 무도의 존재를 알려주게 된 것이다. 

만약 길이 G드레곤을 공격했다면 무도는 거의 패닉 상태로 빠질 뻔 했다. 하지만 정형돈이 적절하게 나서주었고, 박명수의 식상한 모습과 상반되는 용자의 모습으로 나선 정형돈의 모습에 시청자는 물론 빅뱅 팬들까지 열광하게 만들었다. 정형돈의 필사즉생 개그가 앞으로도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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