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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에 무한도전에서 비주얼 투표를 한 것을 가지고 블로그에서도 투표를 진행했었다. (2011/02/19 - [채널 1 : 예능/무한도전] - 무한도전, MBC PC방 실험을 패러디하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524분의 투표 결과가 나왔다. 공정하게 진행되었으며 모수가 500명 이상이 되었기에 어느 정도 객관성을 띈 무도팬들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고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후보는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길, 노홍철, 하하 그리고 김태호PD로 제일 잘 생겼다고 생각하면 8점을, 제일 못 생겼다고 생각하면 1점을 주었다. 김태호PD까지 참여시켜 무한도전 방송과는 좀 더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결과는 보는바와 같이

1등 노홍철 (3166점), 2등 유재석 (3021점), 3등 하하(2677점), 4등 정형돈 (2195점), 5등 정준하 (1744점), 6등 길 (1735점), 7등 김태호PD (1546점), 8등 박명수 (1498점)

이다. 

노홍철과 유재석의 차이는 145점
유재석과 하하의 차이는 344점
하하와 정형돈의 차이는 482점
정형돈과 정준하의 차이는 451점
정준하와 길의 차이는 9점
길과 김태호PD의 차이는 189점
김태호PD와 박명수의 차이는 48점

으로 정준하와 길은 별반 차이가 없었고, 하하와 정형돈은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또한 제일 잘 생긴 노홍철과 제일 못 생긴 박명수의 차이는 무려 1668점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투표 중간 중간에 확인을 해 보았을 때 김태호PD와 박명수의 꼴찌 다툼은 치열했다. 엎치락뒤치락하다가 막판에 김태호PD가 약소하게 우세를 차지하게 되었다. 시청자 투표로 박명수와 김태호PD의 진검승부를 다시 한번 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주얼 투표의 반전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하기에 대한민국 평균 이하여야 인정을 받는다. 즉, 무한도전을 빛낸 사람은 잘 생긴 사람이 아니라 못 생긴 사람인 것이다. 무한도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은 바로 비주얼 투표의 역순인 것이다. 

박명수씨 이게 조금 도움이 될까요??? ^^;;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김태호PD도 48점 차이라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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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무한도전은 일본 오호츠크르 갔다. 일본 관광청의 초청을 받아 가게 된 오호츠크는 박명수가 4년 전에 오호츠크 돌고래 떼죽음 노래를 부른 것을 확인하기 위해 가게 된 것이다. 다음 가사는 "양쯔강 유역 이모작 계단식 영농"이었는데 조만간 양쯔강도 한번 가지 않을까 싶다. 코스피 2000이 넘으면 콜롬비아도 간다고 해서 조만간 갈 것 같은데 무한도전의 깨알같은 도전이 계속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이번 오호츠크편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바로 이번 주 이슈가 되었던 PC방 실험 사건을 패러디한 것이었다. 우선 PC방 실험에 대해 설명을 하면 MBC 뉴스플러스에서 PC방에서 게임을 많이 하면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말하려 하였다. 구로구의 한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CCTV를 설치하고 몰래 두꺼비집에서 전원을 내려버린다. 그러자 갑자기 컴퓨터가 꺼져 황당한 사람들은 과격한 반응을 보였다. 욕설 부분도 삐~ 소리와 함께 나왔다. 곧 이어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나와서 공격성이 강한 게임을 하다가 가상과 현실을 분간 못하고 자신이 공격성이 강한 캐릭터가 되어 과격한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하며 게임의 공격성에 대해 설명을 한다. 


게임이나 폭력적인 영화가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별 무리없이 받아들이리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실험의 방법이 잘못되었다며 갖가지 패러디를 쏟아내었다.  데이트레이더가 주식 거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컴퓨터 전원이 꺼진다면? 월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이 역전골을 넣으려는 찰라에 TV가 꺼진다면? 노인정에서 장기를 두던 노인들의 폭력성을 알아보기 위해 노인들의 장기판을 엎어본다면? 수능 시험장에서 수능 시험에 몰입해있는 고사장에서 듣기평가가 진행 중일 때 스피커의 전원을 꺼본다면? 야구 경기장에서 9회말 2아웃에 경기를 중단시켜 본다면? 등등의 패러디가 봇물처럼 쏟아지기 시작했고, 적절치 않은 실험임을 표현했다. 


이에 MBC의 해당 기자는 실험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변명하고, 사람들은 더욱 어이없어 한다. 그냥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제대로 실험을 해 보면 될 것을 누가보아도 잘못된 실험에 변명만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PC방에 있던 사람들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는데, 테라를 하기 위해 2시간 동안 인스톨을 하고 겨우 시작하여 보스를 깨고 있는데 갑자기 전원이 꺼졌고, MBC기자는 미안하다거나 보상도 없이 장비 챙겨서 바로 떠나버렸다고 한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에 무한도전이 역시 가만 있지 않았다. 얼음에서 잠을 자기로 하고 실험을 한 것이다. 음식을 선택하면 집을 주지 않고, 텐트를 주면 음식을 주지 않는 조건으로 두개의 그룹으로 나눈다. 그리고 음식을 선택한 팀에게는 호화로운 음식을 제공한다. 집을 선택한 노홍철과 박명수, 그리고 길은 텐트를 얼른 치고, 얼음을 뚫어 빙어를 잡는다. 튼튼한 텐트는 40여분 만에 지어졌지만, 음식을 선택한 유재석, 하하, 정준하, 정형돈은 이글루를 짓기 위해 눈에 물을 부어 만들기 시작했다. 40분이 지나도 2줄밖에 쌓지 못하여 하하는 공격적으로 변하며 건들지 말라며 흥분하기 시작한다. 또한 정준하는 빙어 낚시를 하고 있는 길 옆에 가서 길이 잡아 놓은 살아 있는 빙어를 라면스프를 뿌려 낼름 집어먹는다. 구더기와 함께...



이글루를 짓던 그룹은 음식이 제공되었고, 호화로운 음식을 먹게 된다. 라면 및 해물탕까지 냄새를 풍기며 상황은 역전되게 된다. 급기야 박명수는 이글루 그룹이 힘들게 만들어 놓은 이글루를 발로 차서 무너뜨리고 만다. 불태워버릴 마음이었다고 밝힌 박명수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자 폭력적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마무리는 극한 상황에선 극적으로 화합한다는 결론을 짓게 된다. 다 같이 음식을 나누고, 다 같이 텐트에서 자는 것으로 말이다. 

이 엉터리 실험은 MBC PC방 사건을 제대로 패러디하였다.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역할은 김태호PD가 자막으로 대신하였고, 음식이 없거나 집이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낸다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이다. 자사의 프로그램을 패러디한다는 것은 참 과감한 선택이고 무한도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무한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MBC의 기자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구차하게 변명한 것에 대해 무한도전이 통쾌하게 패러디를 하며 자사를 대표하여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한 셈이다. PC방 사건으로 MBC의 이미지는 급격히 안좋아졌었는데, 무한도전이 그것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버린 것이다. 참으로 영리하고 과감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무한도전을 즐겨보게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무한도전의 소통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무한도전이 더욱 멋진 소통의 표본이 되었으면 좋겠다. 

보너스

 

무한도전에서 비주얼 심사를 해 보았는데요, 여러분은 누가 제일 잘 생겼다고 생각하시나요? 제일 잘 생긴 사람은 8점, 제일 못생긴 사람은 1점으로 선택하여 주시면 되십니다. 참고로 무한도전 멤버들끼리 테스트한 것은 1위가 하하, 2위가 노홍철, 3위가 길, 4위가 정형돈, 5위가 정준하, 6위가 유재석, 7위가 박명수였습니다. 여기에 김태호 PD까지 넣어서 심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투표 페이지http://goo.gl/CQRPn
결과 보기http://goo.gl/BJe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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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른 프로그램들이 몇개씩 나왔다가 사라지고, 무한도전을 벤치마킹한 많은 프로그램 역시 사라지거나 위기에 봉착해 있는 마당에 지금까지 저력을 발휘하며 초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무한도전을 더욱 연구하게 만들게 하고, 사랑하게 만들게 하는 것 같다. 

어제 동계 올림픽 특집은 무한도전의 저력 중 하나를 보여주었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무모한 도전들은 유치하기 짝이 없었지만, 마지막에 스키 점프대를 올라가는 모습에서는 많은 감동을 주었다. 그런 감동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무한도전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동료애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바로 유재석의 리더십이 돋보였다. 

유재석의 리더십


무한도전은 의리의 무한도전이라고 불리워도 좋을만큼 의리를 중요시 한다. 공익을 갔다 온 하하를 기다려주었다가 다시 컴백하게 도와주었고, 정준하가 그 수많은 위기가 있었음에도 끝까지 믿어주고 같이 갔다. 길도 적응을 못해 해매이고 있을 때 적극적으로 도와주었고, 노홍철이 상심해 있을 때나 박명수가 괴로워할 때도 무한도전은 늘 그들과 함께했고 문제를 같이 풀어나갔다. 

이번 스키점프대 미션은 스키점프를 할 때 착지하는 슬로프를 걸어서 올라가 깃발을 뽑는 것이었다. 부상 중인 정형돈을 제외한 6명이 등반을 하였다. 워낙 저질체력인데다 슬로프의 경사가 높아서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스키장 슬로프를 걸어서 올라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경사가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심해서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덧신(아이젠)을 신고 등반을 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유재석과 하하를 제외하고 모두 낙오하게 된다. 그러자 보다못한 유재석은 밧줄까지 다시 내려가서 동료들을 응원하고 조금의 길이라도 줄여주려 한다. 


끝까지 발의 힘으로만 올라가다가 밧줄이 있는데까지 오면 상체의 힘을 이용할 수 있어서 밧줄까지만 오면 등반을 하는데 수월했기에 유재석은 어떻해서든 줄을 늘여주려 자신이 줄의 역할을 한 것이다.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이 유재석의 줄 역할 덕분에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사람은 길 밖에 없었다. 길은 덧신이 헛돌아가서 자꾸 낙오하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유재석은 자신의 덧신을 풀러서 길에게 던져주었고, 길은 유재석의 덧신으로 갈아 끼고 오르기 시작했지만 바닥난 체력 때문에 결국 다시 낙오하게 되었다. 유재석은 길을 위해 다시 내려가서 덧신을 신고 길을 독려하였으며 끝까지 길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등반에 성공하여 미션을 완료하게 된다. 

리더십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이익이 아닌 명분을 위해 움직일 때 리더십은 생긴다. 유재석이 무한도전의 캐치프레이즈인 "무한이기주의"를 따라 자신의 이익만 챙겼다면 이미 자신은 미션을 완료했기에 다시 내려갈 이유가 없었다. 힘들게 올라온 곳이고 다시 내려갔다간 내가 올라오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션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멤버 전원이 올라와야 했고, 한명도 낙오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유재석은 편안함을 포기하고 내려가기로 작정한다. 


유재석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을 때는 길을 독려했을 때이다. 방송 상 유재석이 1인자이기에 총대를 매는 컨셉일수도 있다. 유재석이 부담을 느껴서 자신이 내려가 독려를 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심은 가식을 넘어서고, 진심은 누구에게나 전해지기 마련이다. 유재석의 진심을 엿볼 수 있었던 부분은 바로 길이 밧줄 근처 1m 떨어진 곳에 있었을 때였다. 길은 옴짝달싹 못하고 겁에 질려 있었다. 팔에 힘도 떨어지기 시작하고, 그냥 놓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을 것이다. 

유재석이 길에게 할 수 있다고 독려해도 길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유재석은 나를 믿으라며 소리쳤고, 넌 왜 사람을 믿지 못하냐며 나무랐다. 아마도 길은 거기에서 힘을 얻었을 것이다. 그리고 길은 힘을 내어 올라가게 되었고, 미션을 완료하게 된다. 정상에서 유재석은 길에게 같이 하니 좋다며 길에게 부담감을 덜어주었다. 

리더십의 근본은 신뢰이다. 유재석의 리더십이 발한 것도 바로 이 부분에서 돋보였기 때문이다. 신뢰는 위기의 상황에서 빛나기 마련인데 위기의 상황에서 유재석은 자신을 신뢰할 수 있게 독려하였고, 그것이 길에게 전해져서 길은 신뢰를 하고 미션을 완료할 수 있었다. 거기에는 독려 뿐 아니라 진심어린 충고도 있었고, 그 후 모든 공을 멤버들에게 흘려보내어 신뢰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 미션 후 유재석은 더욱 리더십이 강해졌으며 시청자들에게도 신뢰를 듬뿍 받게 된 것이다. 

박명수의 리더심(心)


유재석에게 리더십이 있었다면 2인자 박명수에겐 리더심이 있다. 1인자가 되고 싶은 욕망. 그것이 바로 리더심인 것이다. 유재석이 밧줄로 내려가자 박명수는 그것이 샘이 났다. 유재석이 명분에 의해 움직였건 어떠했건 간에 박명수의 눈에는 원샷받을 기회로만 보인 것이다. 그래서 겨우 올라온 박명수는 다시 내려오게 된다. 줄이란 건 한명씩만 내려가고 올라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위에 있는 사람이 위로 올라가야 밑의 사람도 올라갈 수 있는데, 박명수는 유재석이 그 명당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 것이다. 박명수는 유재석이 있는데까지 내려가지만 자신의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다시 올라가게 된다. 

무한도전이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유는 유재석의 리더십과 박명수의 리더심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박명수의 리더심은 팔로워십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똑같은 사물을 바라보는데 시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미션 완료와 동생들을 챙겨주겠다는 순수한 명분이 있었고 그것에 따라 순수한 의도의 행동을 했다. 그러나 박명수는 똑같은 현상을 원샷받을 기회, 1인자가 될 수 있는 기회, 혹은 1인자가 원샷받는 것을 샘내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즉, 유재석은 감동을 주었고, 박명수는 웃음을 준 것이다. 환상의 콤비는 항상 대조적이다. 홀쭉이와 뚱뚱이, 키다리와 난장이처럼 극단적인 괴리감은 웃음을 유발한다. 유재석의 반듯한 리더십과 박명수의 삐뚤어진 리더심이 함쳐져서 비로서 웃음이 완성되는 것이다. 박명수가 다른 멤버들처럼 무조건 유재석을 따르기만 한다면 지금의 2인자 자리에 결코 올라올 수 없었을 것이다. 유재석과 반대되는 행동으로 부족한 부분을 챙겨주는 박명수는 절묘한 콤비인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1인자가 되고 싶은 열렬한 열망이 자리잡고 있다. 


무한도전이 정체되어 있지 않고 꾸준히 지속해오며 발전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리더십과 리더심 때문이다. 감동만으로도 안되고 웃음만으로도 안된다. 감동과 웃음이 같이 있어야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다. 만약 어제 미션에서 박명수가 내려가지 않았다면 그저 유재석의 독무대가 되었을 것이고 감동만 가득한 다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진맥진한 박명수가 다시 내려가 1인자의 독무대를 방해한 것이 유재석을 더욱 빛나게 해 주었고, 재미까지 더해 주었으며, 감동을 더 크게 만들어주었다. 

재미있는 점은 박명수 혼자 1인자가 된 프로그램은 다 말아먹고 있고, 유재석 또한 혼자 1인자인 프로그램에서는 네임벨류에 걸맞지 않은 성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환상의 콤비인 유재석과 박명수. 리더십과 리더심, 그리고 팔로워십이 절묘하게 어울어진 무한도전이기에 승승장구할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멋진 리더십과 욕망의 리더심, 그리고 깨알같은 팔로워십이 지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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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홈페이지에서 예전부터 타인의 삶에 대한 모집 공고가 떴던 것을 보았다. 무한도전 멤버와 동갑인 사람들을 뽑아서 서로 바꿔서 생활을 해 보는 것이었는데, 난 하하와 노홍철과 동갑이라 관심있게 보고 있었다. 신청 양식이 무척 디테일하게 작성해야 해서 신청을 못하기도 했고, 하는 일이 별로 없어서 할 수 없었기도 했지만, 누가 될지 굉장히 궁금했었고, 어떻게 풀어갈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그 첫번째 뚜껑이 열렸다. 바로 박명수를 대신하여 재활의학과 교수인 김동환 교수가 체인지를 한 것이다. 박명수는 재활의학과 교수로, 김동환 교수는 무한도전의 박명수가 되어서 서로의 삶을 대신 살아보는 것이다. 무한도전 멤버로 오게 된 김동환 교수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박명수 연기로 좌중을 폭소케 했으며, 무한도전 멤버들의 무한 배려로 금세 친해져 익숙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예능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으며, 보는 시청자도 예능이 참 힘들긴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명수는 김동환 교수의 자리로 가서 재활 치료도 하고, 멘토링도 하고, 회진도 도는 등 그의 삶을 대신했다. 회진을 돌다가 예진이를 만나게 되었고, 거기서 가슴 뭉클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무심결에 내뱉은 "멋있다"라는 말에 여자인 예진이는 울음을 터트렸고, 박명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재활 치료 중이기에 짧은 머리와 거칠어진 목소리 때문에 남자로 오해한 것이다. 안그래도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을테고, 마음에 상처로 남아있었는데 박명수의 "멋있다" 한마디에 속이 상할데로 상해버리고 만 것이다. 

어찌할 줄 모르는 박명수는 예진이에게 웃음으로 미안함을 표시했고, 예진이도 박명수의 그런 마음을 받아주면서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내었다. 딸이 있는 박명수에겐 더 없이 후회스럽고 안타까웠을 것이다. 

타인의 삶을 통해 소통하다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살아간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바쁜 일상으로 인해 자신의 테두리를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의사로서의 삶이 어떤지, 연예인으로서의 삶이 어떤지 궁금하긴 하지만 알 도리가 없다.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는 이상 말이다. 무한도전은 소통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와 소통하며 프로그램을 완성시켜 나가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무한도전은 무한도전만의 방법으로 시청자와의 소통을 시도했다. 

1박 2일에선 시청자 투어를 통해 프로그램에 멤버와 같이 출연을 했던 것처럼 무한도전은 일대일로 인생을 통채로 바꿔본 것이다. 시청자 투어가 시청자를 프로그램 안에 넣었다는 것만으로도 소통의 메시지를 넣었는데, 무한도전은 시청자를 프로그램 안으로 넣고, 프로그램 안의 캐릭터가 시청자의 삶 속으로 들어가며 쌍방향 소통을 시도한 것이다. 

소통이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대는 소통의 시대로 흘러가고 있고, 우리는 소통을 원하고 있다. 하루 하루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목표점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이 세대는 교육 받은 혹은 강요받은 메시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전문화는 더욱 기계의 한 부속품으로 전락시켜 버리고, 폐쇄적인 문화는 그 안에서 썩어버리고 만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끼고, 소외됨을 느낀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라 나만 살아가기도 벅찬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가족의 개념은 핵가족에서 더 잘게 쪼개져 맞벌이 부부가 되어 자녀와 부모의 소통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소통은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그 무언가가 되었고, 우리에게 필요한 그것이 되었다. 너와 내가 이어져 있고, 내가 너를 이해하고, 네가 나를 이해하는 것. 그것은 인터넷에서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고, 블로그와 SNS를 통해 현재 꽃을 피고 있다. 프로그램들도 한방향으로 메시지 전달에서 벗어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소통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무한도전은 그런 흐름에 있어서 소통을 시도했고, 과감히 프로그램이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기획을 하게 된 것이다.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소통을 시도했기에 다양한 웃음과 감동이 나올 수 있었다. 교수도 연예인도 서로의 인생을 경험해보며 힘들지만 보람된 것을 느끼게 되고, 보는 사람들은 어색한 만남 속에 웃음을 짓게 된다. 


박명수가 의사가 되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병원의 활력소가 되었으며 예진이의 마음을 웃음으로 치료해주고, 문자 친구까지 되었다. 김동환 교수는 과연 어떻게 웃길 수 있을까 싶었지만, 우리네 아버지 자화상을 보여주듯 친근하고 어색하지만 천진한 모습으로 기분 좋은 웃음을 주었다. 서로 소통함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창의적인 일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우리도 집안에서 한번 타인의 삶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부부라면 아내의 삶을, 남편의 삶을 하루씩 살아보고, 부모라면 부모님의 삶을, 자녀의 삶을 살아본다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으며, 소통하는 가운데 사랑과 애정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무한도전은 나만 살아가기에도 힘든 세상에,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에 도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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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연말 정산편은 무한도전이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무한도전 연말 정산에선 한해동안 이슈가 되었던 것을 멤버들을 통해서 직접 듣게 되었다. 약간은 민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주제로 삼았는데, 번지점프와 알레스카에서 번지점프 분량에 적었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하하가 무한도전에 득인지 실인지를 따지고 들기도 했다. 모두 한번씩 블로그에서 다루었던 주제이고, 이슈가 되었던 점들이다. 보통은 시청자들이 말하고, 좀 더 적극적인 시청자는 나처럼 블로그에 의견을 피력하지만, 보통은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그런 이슈들을 멤버들의 입을 통해 직접 평가하게 하였다. 결과가 어떠하든 그 시도 자체가 용감하고 멋졌다. 



번지점프 방송 분량에 대한 대답으로 박명수는 제작비로 따지면 알레스카가 10배는 더 들어갔기 때문에 방송 분량 40분도 정말 감사하다는 시각을 나타내었는데 출연진이 아니면 결코 이야기할 수 없는 시각이어서 신선하고 공감이 갔다. 하하의 득실에 대해서는 그 주제를 다룬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할 정도였다. 예전의 스파르타 하하로 얼른 돌아오길 기대한다. 

시청률 조사 꼬집기


또한 시청률 조사를 직접 해보기도 했다. 여운혁 CP의 말처럼 방송국은 냉철하다. 시청률이 낮아지면 멤버 교체부터 이야기가 나오니 말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어떤 조직이든 자본이 생산물을 효율적으로 만들지 못하면 더 생산물을 잘 만들어내는 자본으로 교체되게 되어 있으니 무한도전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시청률 조사에 있어서 그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무한도전은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시청률 조사는 표본 조사에 의해 나온다. 전국에 몇천 가구에 수신기를 달고 그 중에 시청자 수치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DMB나 다운로드, VOD등 기술의 발전에 따른 조사는 못하고 있다. 실제로 시청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대략적인 통계만 낼 뿐인데 무한도전이 실제 조사를 통해 밝혔듯 무한도전은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아서 TV로 보는 것보다 다른 기기를 사용하여 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항상 시청률에 있어서 밀릴 수 밖에 없었고, 그 시청률이란 수치만 보고 마케팅을 하기에 광고의 단가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파급력이나 영향력으로, 실제 시청 수치로 본다면 광고의 단가가 달라지게 만드는 시청률의 기준은 달라져야 마땅할 것이다. 

시청률 조사를 하면서 경쟁 프로그램인 SBS의 스타킹과 KBS의 천하무적 야구단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타 방송사, 특히 경쟁 프로그램을 대 놓고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는데, 이 또한 과감한 시도가 아닌가 싶다. 한낯 기업의 블로그 마케팅에서도 경쟁 기업의 이름조차 거론되는 것을 싫어하는데 미디어적 영향력이 큰 방송에서 그것도 경쟁 프로그램을 언급하여 노출시킨다는 것은 무한도전이 소통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나올 수 없는 행동이었다. 

시청자 의견 듣기


소통의 기본은 듣기다. 듣고 난 후 말하면 서로 뜻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그냥 서로 말하기만 하다가 의견 충돌만 난 채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무한도전은 2부에서 여운혁 CP와 아이유, 슈주의 김희철, 오즐 김성원 작가, 대중문화평론가 강명석, 만화가 강풀이 나와 뒷끝공제 토크를 나누었다. 뒤끝공제이니만큼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박명수에 대한 공격과 포맷의 지루함, 무거운 메시지등 비판도 나오고, 끊임없는 변화와 성공적인 장기 프로젝트, 위기를 잘 극복한 무한도전 등 칭찬도 나왔다.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나온만큼 다양한 시각으로 소통을 시도하여 무한도전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만들어 주었으며 나온 사람들은 모두 무도 매니아라 인증해줘도 될 것 같은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과 지식을 보여주었다. 

중간에 전화통화를 통해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나 KBS의 김광수 PD를 연결해 무한도전의 폐지론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타방송사의 PD에게 무한도전에 대해 의견을 묻는 것 자체가 정말 보기 좋았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주는 김광수PD도 멋져 보였다. 

소통하는 무한도전, 영원하라


무한도전의 가장 큰 강점은 열릴 귀이다. 무한도전은 항상 겸손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소통을 시도한다는 것은 공감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것과 같다. 좋은 컨텐츠는 논문같은 전문적인 컨텐츠가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컨텐츠라 생각한다. 무한도전은 바로 그런 컨텐츠를 만들고 있고, 그 안에 다양한 메시지도 넣고 있다. 

시청자와 같이 놀고 싶어하는 무한도전, 그것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와 같다. 김성원 작가의 말처럼 보통 프로그램들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보완과 유지를 반복할 뿐이다. 고착된 포맷으로 우려먹는 것이다. 그 안에는 소통도 없고, 고민도 없다. 그저 모래성이 무너질까봐 물이 차올 때마다 모래를 붓는 것과 같다. 무한도전이 항상 위기인 이유는 김희철의 말처럼 항상 새로운 길을 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 위기가 항상 기회로 바뀌는 이유는 새로운 길을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하며 시청자와 같이 걸어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마인드로 소통해 나간다면 무한도전은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발전은 듣고 자기 성찰에서 비롯되니 말이다. 2011년에는 더욱 건강해진 박명수와 더욱 존재감 있는 정형돈, 장가간 정준하, 아픔을 딛은 노홍철, 스파르타 하하, 편안해진 길, 더 큰 웃음을 줘서 더 행복해질 유재석과 웃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무한도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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