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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의 노비당이 몰살을 당했다. 업복이만 빼도 모두 칼부림당한 노비당은 그분이라는 노비당의 리더가 원래부터 조정의 끄나풀이었기에 결국 토사구팽 당하고 만 것이다. 이경식의 수하였던 그분은 민초의 삶을 대변하는 노비들의 수장으로 여겨져왔으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그들의 꿈과 희망을 이용하였고, 결국 모두의 꿈을 짖밟고, 쥐새끼같은 비열한 웃음을 남기며 모두를 죽여버리고 만다.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리더를 선택 여부에 따라 조직의 흥망이 달려있음을 잘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분은 사서를 모두 읽은 노비로 알려져있었고, 문서로만 명령을 내리다 어느 순간 나타나 겸손한 모습으로 노비들을 선동했었다.
하지만 그가 내린 명령은 이경식을 도와주는 것만 있었다. 청나라의 무관들을 죽이는 일이나, 물소뿔을 내놓지 않는 상인을 죽이는 것이나, 반대편에 있는 양반들을 죽이는 것을 도맡아 한 것이다. 게다가 그의 말 속에는 항상 뼈가 들어있었다. 업복이가 노비가 왕이 되면 양반은 노비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분은 권력을 가진 사람은 언제나 누군가를 부리게 되어있다고 한다. 양반과 노비가 없는 세상이 오지 않겠냐고, 제도를 바꾸면 되지 않냐고 묻지만, 그분은 사람은 제도를 바꿀 수 있지만, 제도는 사람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그분의 배신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막상 배신하는 것을 보니 소름이 돋을 정도의 배신감이 느껴졌다. 특히 박기웅의 표정은 청렴하고 야심찬 청년의 모습에서 돌연 비열하고 악귀같은 모습으로 돌변해버렸는데 그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추노의 게시판에 박기웅에 대한 욕이 잔뜩 쓰여있는 것을 보면 박기웅의 연기가 얼마나 리얼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
이제 오늘이면 추노의 마지막 결말이 난다. 한섬도 죽고, 노비당도 업복이만 빼고 다 죽고, 이제 남은 건 최장군과 왕손이, 대길이와 언년이, 송태하, 짝귀 그리고 업복이만 남았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결말은 언년이만 빼고 모두 다 죽는 것인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원손의 세력은 모두 죽게 되고, 효종이 인조의 뒤를 잇게 되기 때문에 세상을 바꾸려했던 세력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모두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다만 원손은 살아남기 때문에 언년이도 같이 살아남지 않을까하는 추측이다.
사극을 넘어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연 추노의 결말은 어떻게 매듭지어질 것인지 궁금하다. 지붕뚫고 하이킥도 새드앤딩이라 그 날 기분이 꿀꿀했는데, 오늘 추노의 결말은 어떤 꿀꿀함을 가져다 줄지, 아니면 역시 추노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줄 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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