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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제국, 자본주의의 민낯을 공개하다.

이종범 2012. 12. 12. 12:54
최근 가장 인상깊게 본 방송 프로그램은 최후의 제국이다. 최후의 제국은 S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로 250여일간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본 의미있는 방송이었다. 특히 솔로몬제도의 아누타섬에 간 것은 정말 대단한 의지가 아닌가 싶다. GPS에도 잡히지 않는 너무 작은 섬. 돛단배를 타고 별을 나침판 삼아서 밤새 가야 겨우 찾아낼 수 있는 곳까지 간 최후의 제국은 그만큼 자본주의의 영역에서 벗어난 곳을 찾기가 힘든 세상에 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우리는 바로 옆에 자본주의가 아닌 나라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SBS 최후의 제국


왜 이 프로그램은 제작되었을까?  기획의도를 보면 고장난 자본주의에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경제를 찾고 싶은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쓰여져있다. 자본주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부가 어디로 쏠려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청담동 엘리스에서는 청담동에 사는 상류층들의 삶이 이상한 나라와 같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청담동 엘리스라는 드라마는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후의 제국에서 보여준 영상에는 중국 상하이의 현재 문화가 있었다. 상류층에 들기 위해서 파티에 참여해야 하는데, 그런 파티에 참여하려면 수차례의 면접을 통과해야만 갈 수 있다. 그것도 파티에 참여만 하는 것이지 그 이후는 자신이 알아서 해야 한다. 청담동 엘리스에 나오는 타미홍이 주최한 파티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한세경은 온갖 정보를 수집하고 타이밍을 맞춰서 파티 티켓을 얻어내고, 파티에 참석하여 청담동 진입을 시도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호텔 키 뿐이었다. 그렇게 스폰을 받아서 청담동에 입성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아니 영광처럼 받아들여지는 이상한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고, 현재 자본주의의 모습이다. 

현실은 어떠한가? 

충격적이었다. 매우 충격적이었다. 세계는 1%와 99%의 양극화된 사회가 되었다고 하는데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다. 아프리카는 예전 그대로 못 살고, 미국은 기름을 두른채 잘 살고, 우리나라는 중간에서 미국을 따라가기 위해 애쓰고... 이 정도로만 느꼈다. 하지만 미국의 실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미국에서 빈곤에 처한 어린이는 전체의 22%라고 한다. 5명 중 1명은 굶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 45명 중 한명은 집이 없어서 모텔을 집 삼아 살고 있다. 배 고파하는 미국 아이들. 줄 음식이 없어서 얇은 스파게티면을 불려서 토마토 케찹 3,4방울 떨어뜨려 스파게티 흉내만 낸 것도 겨우 먹는 미국 아이들. 충격적이었다.

SBS 최후의 제국


자동차를 타고 미국 동남부에서 서북부인 시애틀까지 온 가족도 있었다. 아이가 2살과 4살쯤 되어 보였다. 2살난 여아는 카시트에서 온종일 생활했고, 4살난 남아도 자동차 안 생활이 현기증나는 것 같았다. 샤워를 못해서 머리는 떡져있었고, 차 안에는 짐이 가득 실려 있어서 움직일 공간도 없다. 이들이 이렇게 된 이유는 바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때문이었다. 미국의 파생금융은 파생에 파생을 만들게 되었는데, 집을 살 때도 대출을 한 것에 대출금을 다시 담보 삼아 대출을 받는 식으로 뻥튀기 되어 사다보니 한번에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고, 대출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되자 집들을 모두 은행에게 빼앗기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창고업만 성황을 이루게 되었다. 컨테이너 박스에 물건을 저장해두는 창고는 중산층이 집을 빼앗기게 됨으로 그 안에 있는 물건들을 보관해 둘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공공요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전기료만 수백만원이 나오고 수도비도 수십만원이 나오고, 의료보험은 부자들만 가입할 수 있어서 기본적인 의료 혜택도 못받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의 현실을 보면서 이곳이 미국인지 북한인지, 아프리카인지 알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이는 미국 뿐만이 아니다. 미국이 이러한데 다른 나라는 어떠할까? 유럽은 최악의 상황이다. 하수구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고, 같이 모여서 집을 불법 점거하여 사는 사람들도 있다. 범죄가 들끓고 있지만 해결할 방법은 없다. 자본주의의 민낯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최후의 제국에 나온 이야기는 아니지만 필자 또한 개인적으로 들은 정보에 의하면 그리스나 이탈리아에 손전등과 배터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 전체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은 언론에 절대로 나오지 않기에 더욱 문제는 곪아가고 있다. 

미국의 금융회사들이 문을 닫고 있고, 국내에도 많은 금융회사들이 문을 닫고 있거나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문제가 충격적으로 다가온 사실은 미국의 뒤를 따르고 있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이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를 봐 놓고도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서브 프라임 모기지가 활황을 이루고 있다. 대출금의 대출금의 대출금을 받는 현실. 무리한 대출로 인해 저축은행들은 부도를 내고, 뱅크런이 발생하는 일들이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다. 이는 곧 중산층을 몰락으로 다가올 것이고 이는 이미 예견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회의 하부층은 이미 무너지고 있고, 모래성처럼 서서히 균열이 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 어떤 결과가 나오건 이 현상을 멈추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이 상황이 더 늦거나 더 빨리 찾아올 뿐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SBS 최후의 제국

 

학교2013에서는 학교 폭력을 다루고 있다. 학교 폭력이나 학교 문제의 대부분은 가정 문제이다. 부모가 이혼했거나 가난하거나 알콜중독인 경우 아이들은 탈선을 하게 된다.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결국 사회 문제로 귀결되고 마는 것이다. 이를 교육시켜주고 보완해줄 선생들 또한 자본주의 논리로 돌아가기 때문에 성적을 못올리는 선생은 무시받고, 살아남기 힘들다. 성적을 올리는 선생만이 인정받는 현실. 존경받는 선생은 없는 현실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드라마의 제왕에서와 같이 드라마만 만들어지면 아버지도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져 있어서 1등이 아니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전재하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를 성취하려 한다. 뺏고, 빼앗고, 찌르고, 때리고, 죽이는 행위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세상이다. 적자생존이라는 명분하에 자본주의의 이빨은 사정없이 우리를 갈기 갈기 찢어놓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중산층이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너무 많은 대출로 인해 집을 잃게 될 것이고, 집을 잃은 사람들은 거리로 나앉게 될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더 가리지 않고 돈을 얻으려 할 것이고, 이는 범죄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분열은 더욱 강화되고, 정밀화되며 차안에서 먹고 자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안은 없는가? 

SBS 최후의 제국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필자의 아이도 2살과 4살이다. 아이들이 카시트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유치원을 보내려하니 40명을 뽑는데 800명이 지원을 하는 상황이다. 그 유치원 비용이 싼 것도 아니다. 월 60만원 이상이 나가게 된다. 하교 2시 기준이고 하교 6시 기준으로 하면 80만원이 나가게 된다. 일반 유치원이 그러하다. 영어유치원은 최소가 월 100만원이고 이 또한 경쟁률이 치열하다. 월 60만원이 지출된다고 했을 때 2명의 아이를 1년 동안 유치원에 보내려면 1440만원이 들게 된다. 대학 등록금도 이보다는 저렴하다. 

최후의 제국에서 제안하는 대안은 공존과 꽃이다. 돈보다 꽃, 생존보다 공존이 우선되어야 자본주의는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티벳의 고립된 산골짜기나 솔로몬 제도의 GPS로도 못찾아가는 아누타섬, 파푸아뉴기니의 상각부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의 상각부족에는 빅맨이라는 지도자가 있다. 빅맨은 그 마을의 가장 부유한 사람이 자격을 얻게 되고, 빅맨은 자신의 재산을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 빅맨의 부족 중에 어린 아이가 굶는다거나 어떤 가정이 집이 없다는 것은 부족의 존멸이 걸린 심각한 문제로 어떤 상각부족에서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부족의 수치라 생각하고, 빅맨은 공평하게 나누지 않으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아누타섬에서는 아로파라는 개념이 있다. 아로파는 서로 나누고 같이 아파하고 기뻐하고, 모두의 이익을 생각하는 사랑을 뜻한다. 아누타섬에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순수와 사랑만이 존재했다. 마치 유토피아처럼 말이다. 실크로드의 끝자락에 브록파 여인들은 돈이 아닌 꽃이 가장 큰 가치이기에 매일 꽃을 가꾼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꽃을 가꾸며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지에 있는 이런 부족들의 삶은 분명 자본주의에 충격을 주는 신선한 사례다. 또한 수천년간 부족을 이어올 수 있었던 동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자본주의가 바로 이렇게 돌아가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토피아지만 자본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유토피아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눈에 들어온 대안으로는 협동조합이 눈에 띄었다. 올해는 UN이 정한 협동조합의 해로 국내에도 12월부로 협동조합법이 시행되었다. 이탈리아의 볼로냐라는 곳은 400여개의 협동조합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고, 이로 인해 GDP가 4만불에 이르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 기업이 주주의 이익을 위해 돈을 버는 곳이라면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돈을 버는 곳이다. 기업은 직원의 것일까, 주주의 것일까? 월급을 주기 때문이 직원의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IMF 때를 보면 여실히 누가 주인인지를 알 수 있다. 직원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부속품처럼 모두 짤려 나갔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지분 규모에 상관없이 조합원이 모두 한표를 가지고 있다. 수익도 모두 나누게 되는 협동조합은 모두의 상생과 공존을 위해 존재한다. 볼로냐에서 유치원은 4개의 협동조합이 모여서 운영된다. 저렴한 가격에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택시도 협동조합이고, 생필품도 모두 협동조합에서 조합원이 되어 조달하게 된다.

필자의 한 후배는 3가정이 모여서 시골에 땅을 샀다. 시골에서 땅을 사서 공동체를 만들어 협동조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 교육도 십시일반하여 돌아가며 맡아 하기로 했다. 나의 이익이 아니라 모두의 공존을 위해 결정한 것이다. 이런 공동체성을 만들어가고 회복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다. 

IMF를 겪은 필자는 돈이 어떻게 사라지는지 보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환율은 급등하여 원화 가치는 1/3로 줄어들었다. 모든 재산이 곤두박칠치게 되었고, 모두 직장을 잃게 되었다. 그 때는 금모으기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이번 쓰나미는 모든 가치를 0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취업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 취업하자마자 생존을 위해 야근을 밥먹듯 하는 직장인들, 높은 집값으로 신혼집을 대출얻어 살다보니 맞벌이를 할 수 밖에 없고, 맞벌이를 하다보니 아이를 낳을 수 없고, 아이를 낳는다해도 수백만원짜리 놀이학교와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현실. 맞벌이를 해도 돈은 쌓이지 않게 되며 마이너스 인생이 반복되게 된다. 이러다 쓰나미가 몰려오면 모두 거리로 나 앉게 된다. 최근에 야후와 모토로라가 한국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야후 직원들은 6개월치 월급을 받고 다시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오지만 문제는 그 많은 직원들을 수용할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외국계 회사들은 자신들도 어렵기에 점차 발을 빼고 있고, 긴축 정책에 들어가게 되었다. 국내 기업도 상황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당장 내년부터 대기업 취업의 문은 더 좁아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유치원 때부터 너무 바빠서 준비할 시간이 없는 현실. 순식간에 사라질지도 모르는 재화를 벌기 위해 가족이 해채되고 이기심과 고독과 외로움과 범죄만 팽배해져가는 이 시대에 노아의 방주를 준비할 시간은 없다. 최후의 제국을 보며 느낀 것은 심한 충격과 함께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신은 노아의 방주를 만들고 있는가? 아니면 노아의 방주를 만드는 사람들을 향해 쓸데없는 짓이라며, 혹은 종북좌파라며 손가락질 하고 있는가? 초스피드로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아야 한다는 것이 최후의 제국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