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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드라마

유승호의 보고싶다, 세드앤딩 보고싶나?

시간이 너무 없었다. 20부작이었던 보고싶다는 1회 연장되어 다음 주 목요일에 종영될 예정이다. 이제 2회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풀어야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래서 이번 주 보고싶다는 스토리가 뚝뚝 끊기는 느낌이었다. 1회나 연장되었는데도 못다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고싶다는 꽤 탄탄한 스토리로 초반에 몰입도를 주는 드라마였다. 특히나 왕따와 성폭행이라는 불편한 주제를 다룸으로서 우리 사회에 던지고자 하는 메세지도 분명했다. 아역들의 연기가 더욱 돋보였던 보고싶다. 길게 돌고 돌아 스토리를 마무리 지으려 하는데 시간이 모자랐나보다. 이번 주에는 급속히 전개되는 스토리 때문에 쉽게 극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강현주는 길에서 동상으로 쓰러진 후 갑자기 바로 다음 씬에서 화장터에서 나온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이수연의 머리 스타일만 살짝 바꿨을 뿐이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아쉬웠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 구멍들을 매워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유승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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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BC 보고싶다



강형준 역을 맡은 유승호는 강형준의 심리를 가장 잘 표현해내었다. 연쇄살인범에 사이코패스, 그리고 한 여자를 사랑하면서, 그 여자를 사랑하는 사람을 증오하고, 자신이 증오하던 사람과 손을 잡고 사랑하는 여자를 살인죄로 뒤집어씌우는 등 굉장히 복잡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했어야 했다. 스토리는 구멍 뚫린 것처럼 엉성했지만, 유승호의 연기는 그렇지 않았다. 때로는 무섭게, 때로는 살벌하게, 때로는 불쌍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강형준을 표현했는데 엉성한 스토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아랑사또전에 나왔을 때만해도 왜 유승호가 저런 역할을 맡아서 신선 노름을 하고 있을까 했는데, 이번 보고 싶다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리며 성인 배우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는 드라마가 된 것 같다. 얼굴도 잘 생기고, 연기도 잘 하고, 나이까지 어리니 유승호의 장래는 정말 기대가 된다. 아직도 집으로 때의 유승호인 것만 같은데 어느새 벌써 성인 배우가 되어 폭풍 감동을 주니 대견할 따름이다. 

보고 싶다는 굉장히 복잡한 스토리를 끌고 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모든 것의 시작은 돈에서 시작되었다. 강현주는 한정우 할아버지, 즉 한태준 아버지의 간호사로 일을 하다가 그의 여자가 된 후 강형준을 낳게 된다. 한태준의 미움을 받게 되고, 자신의 돈을 가져갔다고 생각한 한태준은 강현주에게서 돈을 빼았어오려 한다. 그 과정에서 한태준은 강형준의 한쪽 다리를 못쓰게 만들고, 강현주는 자신의 아들인 강형준에게 돈을 찾을 수 있는 열쇠를 주며 도망치게 한다. 반면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한태준의 아들인 한정우를 납치하게 된다. 한정우를 납치당하는 모습을 본 이수연은 같이 납치가 되고, 그곳에서 성폭행을 당한다. 한정우는 혼자 도망가고, 이수연은 탈출하여 해매다가 강형준이 탄 차에 치여 그들과 함께 프랑스로 떠나게 된다. 

출처: MBC 보고싶다


큰 줄기는 이러하다. 서로 증오하고 사랑하고 협작하고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있지만 결국 결론은 누구도 죽을 정도로 잘못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강현주는 인정받고 자신의 돈을 지키기 위해, 한태준은 자신의 아버지를 빼앗고, 돈까지 빼앗긴 것에 대해, 한정우는 너무 겁에 질린 나머지 도망쳤고, 14년동안 이수연을 찾는데 인생을 올인한다. 이수연은 힘든 일을 겪었지만, 이수연을 찾으러간 김형사가 이수연을 쫓아가다 사고로 죽게 된다. 이로 인해 김형사의 딸인 은주에게 빚진 사람이 된다. 처음에 강형준을 도운 형준 이모도 자신의 언니를 위해 강형준을 도와주지만 결국 돈으로 인해 인생이 파멸된다. 강형준은 연쇄살인을 하지만 그 또한 자신과 똑같은 일을 당하고 있던 해리 보리슨의 양부모를 죽인 것이었고, 이수연을 성폭행했던 범인을 죽였다. 

결국 다 알고보면 서로 죄를 짓고, 사랑했다 증오했다 하는 사이인 것이다. 한태준과 한정우, 한정우와 황미란, 한정우와 한아름, 한정우와 강형준, 강형준과 이수연, 이수연과 김은주... 보고 싶다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모두 얽히고 설켜 있는 것이다. 도미노처럼 연결되어 있는 그들 중 김형사가 가장 먼저 죽었고, 그 다음은 형준 이모가 죽었다. 형준모가 죽었고, 정우의 새엄마인 황미란은 죽을 뻔 했다. 그리고 강형준은 어제 회에서 이수연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가장 큰 복선이 아닐 수 없다. 강형준이 가장 의지하고 사랑했던 사람은 어릴 적에 엄마였고, 그 다음은 이수연이었다. 그런데 엄마인 강현주는 자신도 못알아볼 정도로 미쳐버렸고, 또 죽게 되었다. 의지할 유일한 곳인 이수연이 한정우에게 가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이수연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수연이 한정우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출처: MBC 보고싶다


이제 강형준은 모든 증거가 다 밝혀짐으로 긴급 체포령이 내려졌고, 해외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그 전에 자신의 어머니가 죽은 소식을 한태준에게 알리며 마지막 거래를 제안하게 된다. 아마도 그 제안은 이수연을 죽이는 것일거다. 이수연이 죽으면 한정우도 죽을 수 밖에 없다. 14년 동안 이수연만을 위해 살아왔기 때문이다. 강형준 또한 자신의 엄마의 마지막도 거절하여 못만나고, 그동안 죽였던 여러 사람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이수연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살아있지 못할 것이다. 한태준은 당연히 죄의 댓가를 받을 것이다. 이수연의 엄마인 김명희도 따라 죽을지 모르지만 은주가 있기 때문에 죽지 못할지도 모른다.

결국 주인공은 모두 다 죽는 세드앤딩이 예고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2회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극적으로 감정이 바뀌어 한정우와 이수연과 강형준이 서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렸다. 지금의 감정선 추세로는 강형준은 싸이코패스의 극을 달릴 것이고, 한정우와 이수연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강형준의 질투 또한 깊어져 자신을 지금의 처지에 몰아넣은 한태준과 손을 잡고 이수연을 죽인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자연스러운 흐름 같다. 나머지는 도미노와 같이 쓰러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요즘 사회도 자살이다 성폭행이다 말이 많은데 드라마에서만큼이라도 현실적이지 않은 결말을 보고 싶긴 하다. 보고 싶은데로 볼 수만 있다면 말이다. 4회 정도만 더 연장이 되었어도 메세지를 뚜렷하게 남기며 완성도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을텐데 막다른 절벽을 향해 뛰어가는 무소처럼 아쉬움이 더해지는 보고 싶다이다. 그래도 유승호라는 걸출한 배우는 건져서 다행이다.  

출처: MBC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