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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허술하고 전형적인 스토리의 마의가 1위를 차지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의 드라마의 제왕이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월화드라마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학교 2013이다. 분위기는 드림하이3정도 되는데, 연기력이 뒷받침되면서 기대 이상으로 재미를 주고 있는 드라마이다. 요즘 청담동 엘리스와 학교 2013을 보는 낙으로 TV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다.
학교2013은 학원물이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뻔한 일들. 하지만 모든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 말이다.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백배공감하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학교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우리가 다녔을 때의 학교도 학교 2013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입시지옥과 아웃사이더들의 치열한 반항과 사투. 서태지가 얼마나 싫었으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다고 했을까.
출처: KBS 홈페이지
학교2013에서는 이를 좀 더 극단적으로 다루었다. 양극화된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두 선생의 차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학생들의 꿈을 중요시 하는 기간제 교사 정인재와 학업계회서부터 걷는 학원강사 출신 강세찬이 학교를 대변하는 캐릭터라 볼 수 있다. 정인재는 사범대를 나왔지만 높은 임용고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기간제 교사가 된다. 요즘은 기간제 교사가 되는 것도 백없고 돈없으면 안되는 세상이다. 기간제 교사가 되기 위해 수천만원씩 로비를 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 들어가도 이리 저리 눈치보느라 바쁘고, 학생들에게조차 무시당하는 애매한 존재이다. 이 정인재 선생은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중요시 여기고, 인생을 가르쳐주고 싶은 선생님이다. 또 한 선생은 성적 올리는 기계처럼 비법들만 가지고 스킬을 가르쳐주는 학원강사이다. 학원강사로 살아남으려면 성적을 올려야 하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자신만의 다양한 비법들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성정만능주의로 행복은 성적순인 선생이다.
이 문구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말이다. 과거에도 입시는 전쟁이었고, 지금도 입시는 전쟁이다. 오히려 지금이 옛날보다 나은 것일지도 모른다. 체벌도 안하고, 대학을 안가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를 통해서 가수가 될 수도 있고, 디자이너나 모델, 창업등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길들이 많이 열려 있다.
학교2013은 그래서 더욱 양극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전교 상위권 석차에 드는 아이들 그룹과 전교 하위권 석차에 드는 아이들 그룹. 성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위권 범생이들. 하루라도 안싸우면 손등에 가시 돋는 문제아들. 송하경과 김민기는 범생이를, 고남순, 박흥수, 오정호는 문제아를 맡은 캐릭터인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범생이와 문제아로 말이다. 그리고 그 안에 선생이 있다. 선생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있지만, 어떤 선생은 성적만을 가르치고, 어떤 선생은 행복만을 가르치기에 그 안에 충돌이 일어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행복이 승리할 것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이 메세지여야 하니 말이다. 실제로 인생에서도 행복은 성적과 별로 연관이 없기도 하다.
학교2013은 이런 극단적인 캐릭터들을 보여줌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를 제기하려 하고 있다. 과연 학교2013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우선 박흥수의 등장은 고남순과 오정호 그리고 박흥수의 갈등 고조로 이어지고, 당분간 이 스토리가 극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학교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액션과 러브라인일 것이다. 주요 시청층이 10대~20대 학생들임을 감안하면 더 자극적이고 원초적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점점 학교2013이 극단적인 쪽의 모습만 부각시키다보니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이다. 학교2013이 처음에 재미있었던 이유는 범생이와 문제아들 사이에 있는 중간층들이다. 마치 배경처럼 있는 나머지 학생들이 학교2013이 잡아야 할 균형점이 아닌가 싶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흥미로운 것은 싸움 구경이다. 학교2013에는 싸움이 나면 친구들이 말리는데, 실제로 학교에서 싸움이 일어나면 말리기보다는 판을 만들어주고, 응원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일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으니 수업시간에 스마트폰하는 모습도 좀 더 부각되었으면 현실적인 공감대를 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교2013에 재미를 느꼈던 것은 교권추락과 학교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초반에 너무나 잘 풀어주어서였다. 공감대가 형성되고, 속 시원하게 말해지고, 있는 그대로를 전달해주니 관심이 가게 되었다. 하지만 3회부터 분위기가 점점 양극단으로 쏠리는 현상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가 보여지면서 자극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진부한 스토리가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다.
그럼에도 다른 드라마에 비해서 가장 재미있긴 하다. 최다니엘의 뻔번한 연기와 이종석의 놀라운 연기 변신이 학교2013을 더 재미있게 해 주는 것 같다. 학교 2013이 끝날 때 쯤엔 정말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응답하라 1997이 현재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형식이었다면, 학교 2013는 현재에서 미래로 타임워프하는 형식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학교 졸업한지도 15년이 흐르다보니 그 때 문제아였던 친구들이 지금 사회에서 잘 나가기도 하고, 그 때 범생이었던 친구들은 대기업에 입사하여 매일 치열한 경쟁 속에 피골이 상접해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메세지를 주고 싶다면 학교2013의 학생들이 2030년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동창회의 모습을 그려봐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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