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드라마의 삼파전을 예상했지만, 수목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월화드라마도 독점체제로 넘어갔다. 식객이 연일 20%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최강칠우 그리고 밤이면 밤마다가 따르고 있지만, 식객의 반도 안되는 시청률을 얻고 있을 뿐이다. TNS기준 어제 수도권 시청률을 보면, 식객이 23.3%, 최강칠우는 10%, 밤이면 밤마다는 7.7%로 밤이면 밤마다는 식객의 1/3도 안되는 시청률로 꼴지를 달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식객을 즐겨보지만, 밤이면 밤마다도 꼭 챙겨서 본다. 문화재를 소재로 한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밤이면 밤마다는 도굴꾼 아버지를 둔 그리고 도굴꾼을 잡는 문화제청 직원 김선아와 바람둥이 교수 이동건이 문화제청 자문위원이 되면서 김선아와 티격태격 사랑을 키워나가는 내용의 드라마이다. 약간은 뻔한 스토리의 밤이면 밤마다는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가 주인 드라마이다. 왜 밤이면 밤마다는 식객에 묻혀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일까?
1. 트렌드
요즘 드라마의 추세는 식객과 일지매이다. 원작이 만화이고 식객의 경우는 영화로 이미 흥행을 확인한바 있다. 식객 이후에 하는 드라마 또한 허영만 화백의 만화인 타짜이고 이 또한 영화로 이미 흥행을 했었다. 최강칠우는 애릭의 연기력과 엉성한 스토리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래도 선방을 하는 이유는 애릭의 인기와 퓨전사극이란 트렌드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삼순이 때는 동시간 방영했던 부활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삼순이가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면 부활은 스토리, 연기력 모두 최고를 보여주었던 수작이었다. 스릴러를 드라마에서 다룬 모험을 감행한 부활은 삼순이에 묻혀버렸다. 가벼운 삼순이는 시청률이 훨훨 날아올랐던 반면, 군더더기 없이 타이트하게 짜여졌던 부활은 그 무거움 때문이었던지 바닥을 면치 못했다. 이 역시 부활이 트렌드를 잘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완전 반대인 것 같다. 가볍게 볼 수 있는 밤이면 밤마다는 그 가벼움으로 인해 훨훨 멀리 날아가버려 묻혀버린 반면,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 크리에이터 도입과 사전제작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이며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2. 삼순이
2005년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며 삼순이 신드롬을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 절정을 나타냈던 삼순이는 김선아에게 있어서 최고의 작품이기도 하고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최악의 작품이기도 한 것 같다. 김선아 또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기에 이번 작품에서 살도 많이 빼고 삼순이와는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허초희속에서 삼순이가 겹쳐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연기력에 있어서는 김선아는 삼순이를 벗어난 것 같다. 솔직한 감정표현을 하고, 김선아 특유의 혼잣말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순이의 캐릭터가 허초희의 캐릭터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겉은 강하고 속은 약한 남자같은 여자의 모습과 잘생긴 남자를 무시하는 모습은 삼순이나 허초희나 같은 모습이다. 이런 캐릭터의 겹침은 김선아의 변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밤이면 밤마다를 보면 스토리도 꽤 괜찮고, 연기력도 좋고, 가볍게 웃으며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문화재에 대한 상식도 키워나갈 수 있는 밤이면 밤마다는 그 재미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부활같이 반대의 상황으로 묻혀버린 것 같다. 당분간 월화드라마의 판도는 뒤바꾸지 않을 것 같다. 식객의 재미는 밤이면 밤마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고, 사람들은 지금 식객의 재미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소고기 경합이 본격화된 식객을 계속 시청할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밤이면 밤마다도 꾸준히 볼 것이다. 김선아의 연기변신과 이동건과의 러브라인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문화재에 대한 상식도 알 수 있게 되는 유익함도 있다. 적어도 최강칠우보다는 높은 시청률이 나올 줄 알았는데 트렌드를 쫒아가지 못한 밤이면 밤마다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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