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윤종신, 예능의 숨은 감초

이종범 2008. 7. 30. 09:11

어느 순간부터 윤종신의 모습을 가요프로보단 오락프로에서 자주 보게 되었다. 어렸을 적 "환생"을 즐겨 부르고, 군대에선 "오래전 그날"을 흥얼 거렸으며, 더운 여름엔 "팥빙수"를 시원하게 들었던 감미로운 목소리의 소유자 윤종신. 얼굴없는 가수였던 그는 이제 모든 사람이 아는 개그맨(?)이 되어 버렸다.

그의 활약은 그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 있다. 논스톱4를 시작으로 현재는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 명랑히어로, 패밀리가 떴다, 최근 다시 시작한 야심만만까지 굵직한 오락프로에 모두 나오고 있다. 그냥 패널로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메인 MC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어떤 파워가 있길레 유명 오락 프로에 줄기차게 섭외가 되는 것일까?

1. 감성
가수이자 작사, 작곡까지 하는 그는 소위말하는 EQ가 높은 감성형 인간이다. 그래서 그런지 프로그램의 흐름을 잘 타는 것 같다. 자신이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받아쳐주는 그의 특기는 음악적 감각에서 나오는 힘이 아닌가 싶다.

윤종신의 목소리는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얼굴없는 가수처럼 TV에는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시절,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동화속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큼 그의 목소리와 음색은 감미로웠다. 물론 그가 TV에 나오기 시작한 후부터 그의 외모로 인해 많은 환상이 깨지기도 했었다. ;; 그래도 윤종신의 노래는 언제나 즐겨듣는 노래였다.

그의 목소리는 오락프로에서도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조용 조용한 목소리로 깐죽대며 작은 웃음을 연발시키는 그의 개그는 프로그램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듯하다. 그의 감성과 목소리가 오락프로에 리듬을 넣어주는 것 같다.

2. 언어
언어의 마술사 혹은 언어의 깐죽왕 같은 그의 어휘 구사력은 남달른 것 같다. 권투의 쨉같이 작게 작게 날려주어 충격을 쌓이게 하는 그의 언어 개그는 신정환의 재치 못지 않게 빠르고 신선하다. 그의 전공이 국어국문학인 것도 언어를 잘 다루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작사가로서 많은 노래의 가사를 접하다보니 언어의 함축적의미와 연결성을 잘 다루는 것 같기도 하다.

그의 개그를 살펴보면 맛깔나는 단어를 구사하여 웃음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토크식 오락프로에 자주 나오는 것 같다. 물론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프로그램의 성격상 많은 토크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맏형으로 약골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있는 것 같다.

3. 외모
그의 외모는 가수보다는 개그맨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남의 외모로 뭐라할 입장은 아니지만, 오락프로에서 소위 먹어주는 외모인 것 같다. 그래서 오락프로에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 또한 어렸을적에 윤종신을 닮았다는 소리를 듣곤 했기에 악의적으로 하는 말이 아님을 알아주길 바란다. ;; 절대로 못생기진 않았다. 하지만 개성있는 외모로 오락프로에 잘 어울리는 외모이다.

아무래도 오락프로에서는 꽃미남보다는 개성있는 외모가 더 먹어주기 때문이다. 오락프로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유재석이나 강호동, 그외에도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정형돈, 이수근, 김구라..등 또한 개성있는 외모로 활약을 하고 있다. 물론 이승기군이나 은초딩같은 잘생긴 꽃미남들도 있지만 그 비율로 보았을 때 개성있는 외모가 오락프로에 더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윤종신은 마치 약방의 감초처럼 여기저기 존재감없이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그의 자리는 언제나 위태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강한 파워를 지니고 없어서는 안될 오락프로에 단맛을 내주는 역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불혹의 나이인 40대로 접어든 윤종신이 뒤심을 발휘하여 굵직한 오락프로를 섭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오랜 방송경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앞으로도 사랑받는 음악인으로서,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웃음을 주는 예능(오락)인으로서 방송에서 활약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