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예능선수촌 이러다 올킬된다.

이종범 2008. 8. 12. 09:07
심만만2 예능선수촌이 올림픽 방송의 홍수속에 야심차게 방영을 하였다. 예능을 못봐 목말라 있던차에 예능선수촌의 방영은 단비같은 소식이었다. 게스트로 나온 탁재훈과 예지원의 입담 또한 기대가 되었다. 예능선수촌이 기대를 끄는 이유는 탁재훈의 말처럼 방송3사 예능프로를 모두 모아둔 것 같은 정말 선수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1박2일, 우결, 황금어장, 명랑히어로, 패떳, 스타골든벨, 연예가중계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는 예능선수촌의 가능성은 정말 무한하다.

게다가 상상플러스, 불후의 명곡의 탁재훈까지 나온다니 그들의 숨막히는 입대결이 매우 기대되었다. 예고편만 보았을 때는 정말 뭔가 나올만할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 아쉬웠던 방송이었다. 긴 공백기간에도 불구하고 예전 야심만만이 왜 추락했는지 원인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 나가다간 정말 올킬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킬(All Kill)되지 않고 당당히 살아남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 지 개인적으로 바라는 모습을 적어보려한다.



1. 올킬을 제대로 살려라.

예능선수촌에서 밀고 있는 올킬이란, 자신이 경험한 것을 말해서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경우에 올킬을 당해 올킹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방식의 토크 방법이다. 올킬의 장점은 매우 강력하다. 아무도 경험한 적이 없는 것을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에 다분히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폭로성(거의 자폭성) 토크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것은 평소 그저 그런 시시한 연예인들의 잡다한 이야기를 늘어놓아 리얼에 자리를 빼앗긴 토크쇼의 맹점을 잘 공략한 토크 방법인 것 같다. 올킬의 파워는 생각보다 매우 크다. 제대로 자리만 잡는다면 새로운 이슈를 매일 만들어내는 이슈 제조기가 될 수도 있다. 오늘도 탁재훈이 애로배우 스태프였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재미있는 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올킬은 매우 약하다. 올킬로 나온 이야기는 예지원처럼 허황되거나 탁재훈의 수영법이나 여자 속옷처럼 용두사미격인 경우가 될 가능성도 많다 아무래도 게스트가 준비를 해서 나오는 방법이다보니 준비된 멘트가 나오게 되고 폭로 아닌 폭로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올킬의 매력이 폭로성에 있다면 준비된 맨트가 아닌 압박적인 분위기로 리얼적인 것을 끌어내야 한다. 적어도 그렇게 보여야 한다.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주고 있는 예가 적절할 것 같다. 스스로 폭로하거나 남에 의해 폭로되는 새롭고 자극적인 비하인드 이야기들을 듣는 것이 시청자들이 토크쇼에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올킬왕이 되었을 때의 해택도 긴장감이 떨어진다. 둘만의 데이트를 하는데 오늘 있은 탁재훈과 닉쿤의 데이트는 어색하기 그지 없었을 뿐 아니라, 탁재훈의 입장에서 구지 올킬왕이 되어야할만한 동기가 없었다. 다른 강력한 올킬왕에 대한 특별한 혜택이 있어야 멤버들이 펼치는 올킬왕에 대한 집착이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2. 홍보 티 좀 내지 말길

야심만만의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가. 잘나가던 야심만만은 어느세 영화홍보용으로 전락했기 때문이었다. 게스트들은 아예 대놓고 영화 개봉을 앞둔 연예인들이었고, 토크도 그 쪽으로만 흘러갔다. 그리고 역으로 토크 자체가 영화 홍보를 위한 것이 되는 순간 시청자들의 관심도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토크쇼가 지고 리얼 버라이어티가 뜬 이유가 바로 이런 것 때문이었다. 토크쇼에서는 어느세 영화홍보를 위한 장이 되어버리고, 주객이 전도된 방송에 식상해 있던 시청자들이 고정된 멤버로 순수한 재미만을 위해 리얼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리얼은 많은 사람들에게 적응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런 분위기속에 예능선수촌의 영화 홍보는 흐름을 역행하는 행위이다. 올킬은 탁재훈과 예지원 둘만 하고 나머지 강호동을 제외한 멤버들은 꽂아둔 보리자루 마냥 가만히 있었다. 자연스런 흐름속에 홍보도 자연스레 되는 것이지, 원샷이 많아진다고 영화 홍보가 잘 되는 것은 아닌데 아직도 유행 지나간 마케팅에 의존하는 것이 아쉬웠다.

그나마 탁재훈의 입담 때문에 분위기가 계속 살아서 갔던 것 같다. 수많은 우수 인재(?)들을 놔두고 홍보 때문에 초반부터 컨셉을 잡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게스트들보다 멤버들에 대해 궁금한 것이 더 많다. 각종 인기 예능 프로에서 뭉친 예능선수촌의 가능성을 영화 홍보 때문에 망쳐버리는 느낌이다. 예능선수촌의 맴버들만 가지고도 몇달은 재미있는 이슈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텐데 말이다.


3. 집중 그리고 집중

토크쇼가 중구난방이다. 올킬에서 시작되어 이상한 이야기로 자꾸 삼천포행이다. 그래서 결국 올킬도 4번밖에 못했다. 마지막 대결이었던 윤종신과 탁재훈의 올킬도 별 개연성없이 진행되었다. 산만한 느낌이 많다. 토크쇼와 올킬을 접목시키다보니 아직은 어색하여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 산만한 부분을 줄이고, 올킬에 무조건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올킬 외에 다른 참신한 토크방법도 개발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집중시키는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올킬은 올킬에서만 다룰 수 있는 주제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바구니에 모두 담기엔 벅찬 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말을 뱉어내야 하는 토크쇼이다보니 집중이 어려울 수 있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토크를 이끌어낸다면 집중된 토크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 그리고 마구 남발되는 자막 또한 집중을 방해하는 것 같다. 특히 탁재훈의 '다행이다' 노래 후 나온 자막은 소름이 날 정도로 어색했다. SBS의 자막 스타일이 그런 것은 알지만, 그래도 자막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려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흐름에 맞춰주는 자막이 더 좋을 것 같다.


쓰다보니 예능선수촌에 대해 쓴소리를 한 것 같다. 기대가 크기에 안타까움도 커져서 그런 것 같다. 강호동, 김재동, 윤종신, MC몽, 전진, 서인영, 리쿤 거기에 게스트 탁재훈. 이 정도면 최고의 캐스팅이라 할만하다. 아직은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내지 못한 상태라 생각한다. 예능선수촌만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여 월요일 예능의 강자로 다시 군림하는 야심만만이 되기 바란다. 예전 과거의 영광은 깨끗하게 잊고, 새로운 역사를 쓴다고 생각한다면 더욱 수월하게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야심만만의 전성기 때 만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듯하다. 만약 그렇다면 차라리 야심만만2라는 타이틀을 때어버리고 예능선수촌으로만 나아가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올킬되지 말고, 당당히 살아남는 예능선수촌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