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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주까지 1박 2일은 주춤했다. 올림픽특집을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기대만큼 호응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1박 2일이 못했다기보다는 경쟁 프로인 '패밀리가 떴다'가 캐릭터를 잡아가면서 급상승세를 탐에 따라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초반에 패밀리가 떴다를 의식한 듯 시간을 늘리고 재편성하는 등 공격적인 대응을 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패밀리가 떴다를 본 후 바로 1박 2일이 시작되게 시간이 편성되었다.

어느덧 1주년이 된 1박 2일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특집을 방영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말 초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시청자들이 느꼈을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위기감을 느끼고 발빠르게 '초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어필한 점은 변화하고자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1박 2일이 초심으로 돌아가게 된 이유와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저번 주에 올림픽특집은 1박 2일의 여행 컨셉과는 거리가 먼 이슈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1박 2일이 여행을 컨셉으로 잡은만큼 올림픽특집은 그 컨셉이 흐려지게 만드는 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1박 2일의 하향세는 백두산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백두산편을 재미있게 보았지만, 재미있게 보았다고 포스팅을 하자마자 많은 논리적인 반박 댓글이 쏟아져나왔다. 대부분 억지감동을 많이 거론하였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억지'라는 단어가 나왔다는 것은 더 이상 사람들이 리얼로 느끼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리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자연스롭지 못한 설정 혹은 억지스런 모습이 자주 비추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이 고생하고 있는 1박 2일팀이지만, 시청자의 판단은 냉정한 것 같다.

초심으로 돌아갔을까?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선택한 것은 바로 첫회 때 갔던 곳을 다시 방문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첫회 때의 기억과 느낌을 되짚어봄으로 초심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다. 때문에 첫회 때의 모습을 많이 겹쳐서 비추어주었다. 노홍철과 지상렬의 전화연결은 매우 신선했고, 같이 참여했으면 더욱 재미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게임이나 진행도 첫회 때를 기억하며 비슷하게 따라하였다. 휴게소에서 싸인회를 열어 먹을 것을 얻는 것이나, 동네를 돌아다니며 밥을 얻어 한숟갈씩 게임을 통해 먹는 것등 첫회 때 하였던 것들을 그대로 재연해보였다.

시도는 매우 좋았다고 생각한다. 같은 곳을 1년 후에 다시 가보는 것 또한 매우 의미있고 신선했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었다. 너무 첫회 때의 포멧에 맞추려다보니 다시 '억지'스런이란 말이 떠올랐다. 자연스럽지 못한 점이 보였다. 강호동과 MC몽의 오버는 그런 억지스럼을 더욱 느끼게 해준 것 같다. 1박 유랑단은 꽁트의 구성으로 개그콘서트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오!독립(오동잎) 꽁트 외에는 별로 웃음에 공감하지 못했다.

초심으로 돌아가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1박 2일의 이런 시도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도태되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에는 언제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직접적인 문구는 적극적인 변화에 대한 의지라 생각한다. 1박 2일이 40%대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바로 자연스러움이 필요하다.

리얼 야생 로드 버라이이티라는 장르 제목처럼 자연스런 여행에 관한 예능 프로로 돌아와야 한다. 개인적으로 요즘 리얼 버라이어티가 잘나가다 주춤하는 현상을 볼 때 가장 큰 이유는 설정을 위한 설정이 반복될 때인 것 같다. 처음엔 리얼로 하다가, 리얼을 위한 설정에 들어감으로 상승세를 타고, 그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설정을 위한 설정을 할 때 하향세를 타는 것 같다.

무한도전이 기차와 경주하고, 목욕탕 물을 퍼낼 때는 리얼이었다. 그러다가 섬에가서 서바이벌을 하고, 패션쇼와 댄스스포츠에 도전하는 리얼을 위한 설정을 택함으로 최고의 상승세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에너지특집이나 인도편등을 통해 설정을 위한 설정이 되면서 하향세를 탔다. 그리고 지금은 잔진의 투입으로 놈놈놈부터 지금까지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면서 초심으로 돌아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리얼을 위한 설정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시작하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슈를 끌어내며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설정을 위한 설정이 되어갔고, 결국 아기 투입이라는 뉴스가 나오면서 리얼의 맛을 잃고 있는 것 같다. 우리 결혼했어요에게도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1박 2일이 설정을 위한 설정으로 들어간 것은 백령도와 백두산 때 쯤인 것 같다. 그 때부터 여론이 안좋아지기 시작했고, 여러 구설수와 얽혀서 안티까지 양산하며 급격한 하향세를 탄 것 같다. 물론 이런 생각은 모두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논리적이지 않은 주관적인 생각이니 태클은 반사한다.


1박 2일이 초심으로 돌아가려면 꽁트같은 것은 최대한 줄이고, 여행이라는 컨셉에 집중하여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면 될 것이다. 매번 감동을 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 친구들끼리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1박 2일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먼저 읽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또한 1박 2일이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마음 먹은 것 자체가 이미 초심으로 반 돌아온 것이라 생각한다. 1주년 특집을 통해 더욱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리얼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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