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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화원 이야기는 여기 저기서 끊이지 않고 들린다. 입소문으로 성공한 베토벤 바이러스의 뒤를 이어 바람의 화원 또한 조금씩 입소문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바람의 나라는 처음의 기대에 많이 못미침으로 사람들의 대화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바람의 나라는 주몽의 후속작같은 느낌이 나면서 주인공이 송일국이다보니 헷갈리면서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장르여서 여성들의 외면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집에서도 아내는 바람의 나라를 볼 때면 다른 일을 한다. 찌르고 때리고 하는 액션에 가까우니 별 관심이 없나보다.

하지만 베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화원은 보고 나서 같이 토론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 일쑤이다. 그만큼 재미있고,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주로 김명민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바람의 화원은 박신양과 문근영의 변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베토벤과 화원이 토론을 할만큼 재미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음악 그리고 미술


소재의 특이함이 사람들의 이목을 주목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보다 새로운 것에 관심을 더 보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것이 재미있으면 그것에 익숙해질 때까지 즐긴다. 영화에는 여러가지 소재로 만들어지곤 하지만, 드라마는 대부분 거기서 거기였다. 사랑 싸움과 감춰진 가족 관계, 직장 이야기등 우리 주변에서 흔희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다반사이다.

베토벤과 화원은 음악과 미술을 그 소재로 담고 있다. 음악과 미술은 우리의 주변에 있지만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부분이다. 특히 클레식과 오케스트라는 좀 더 다가서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미술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잼마씨가 재미있게 설명해주지 않는다면 그냥 재주 좋네 하고 넘어가고만다. 설령 안다고 해도 표현하기는 더 힘든 것이기도 하다. 음악이나 미술 모두 추상적인 분야이기에 음악의 맛과 미술의 멋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미술과 음악이란 분야를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한 것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경우는 김명민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해 다른 단점들이 모두 묻혀서 새로운 소재인 음악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바람의 화원 역시 단원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들을 보여줌으로 우리나라 그림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그러고보면 미술과 음악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베토벤에서 김명민이 지휘하여 단원 모두를 들판으로 데려간 것이나 단원과 신윤복이 물아의 경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이 음악과 미술은 사람의 감정을 극대화시켜 무아지경까지 몰고가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또한 드라마의 소재로 참신하고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2. 김명민과 문근영

베토벤 인기의 구심점은 주저없이 김명민이라 말할 수 있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음악에 빠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지휘자로 손을 휘젓는 동작만 하는데도 그 안에 수만가지 표정과 행동이 들어가있다. 그의 지휘 모습이 진짜 지휘자의 지휘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그의 연기는 지휘자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일 것이다. 그의 말투나 행동, 그 모든 것이 놀랍기만하고 다른 연기자들의 어색한 점을 매워주기도 한다. 강마에 김명민은 앞으로 한동안 김명민보다는 강마에로 기억될 것 같다. 그가 있는 한 베토벤의 승승장구는 떼논당상일 듯 싶다.



화원의 인기도 문근영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국민여동생 문근영이 윤은혜보다 훨씬 더 남자같은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목소림하며 행동이나 걷는 모습까지 영락없이 머슴아였던 문근영은 여성으로서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남자의 모습을 잘 표현하였다. 문근영이 예전에 국민여동생의 이미지를 벗기위해 여성미를 강조한 적이 있었지만, 그보다 이런 자연스런 국민여동생의 모습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제는 국민 여동생이 아니라 그냥 국민동생이 된 것 같기도 하다.

3. 경쟁

무엇이든 경쟁이 있을 때 흥미진진해지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경쟁은 비등 비등했을 때 긴장감을 주기 마련인데, 솔직히 바람의 나라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경쟁 상대로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바람의 화원은 베토벤 바이러스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만큼 재미있었다. 서로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순위가 바뀔 정도로 비등하여 드라마의 완성도에 집중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경쟁을 통하여 더욱 완성도가 높아지는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는 더욱 그 열기에 취할 수 밖에 없다.

바람의 나라는 월화드라마의 경쟁에 끼어들었으면 그래도 약간 승산이 있지 않았나 싶다. 에덴의 동쪽과 타짜의 경쟁은 수목드라마인 베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화원의 경쟁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드라마 흥행과 제작비와는 별개의 문제임이 확실한 것 같다.



베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화원의 경쟁이 기대된다. 지금은 베토벤 바이러스가 몇발짝 더 앞서나가고 있지만, 바람의 화원이 가진 잠재력 또한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 두 드라마의 경쟁으로 인해 음악이나 미술 등 독특하고 참신한 소재의 드라마들이 더욱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김명민과 문근영같은 연기자들도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무엇보다 두 드라마의 경쟁이 다른 드라마들과 서로를 자극하여 한국 드라마가 더욱 완성도가 높아지고, 재미를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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