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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벤 바이러스, 바람의 화원, 바람의 나라, 타짜, 에덴의 동쪽, 신의 저울까지 요즘 많은 이슈를 뿌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들이다. 신의 저울은 큰 이슈는 끌지 못했지만, 숨어있는 명품 드라마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재미있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바람의 나라 또한 큰 이슈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근 무휼이 흑영에 들어감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드라마 전성시대라 불릴 만큼 재미있는 드라마들이 난립하여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소외 받는 듯한 느낌의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연애결혼이다.

연애결혼은 김민희가 출연하는 상큼 발랄한 느낌의 드라마이지만, 에덴의 동쪽과 타짜에 밀려서 주눅이 든 느낌이다. 연애결혼은 재혼 커플매니저인 이강현(김민희)이 이혼 변호사 박현수(김지훈) 사이에 일어나는 유쾌 발랄한 느낌의 드라마이다. 유망한 커플매니저였던 이강현은 사기 회원에게 당하여 엄청난 빚과 함께 회사에서 잘린다. 더불어 설상가상으로 5년 동안 사귀었던 겨우 사법연수생이 된 남자친구 인경환(박기웅)에게 마저 차이게 된다. 그리고 그 사건을 변호했던 변호사가 박현수였고 그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처음엔 악연으로 시작하지만 이강현이 재혼 전문 회사로 취직하게 됨으로 그들의 인연은 시작된다. 재혼전문회사인 마지막 사랑 옆에 이혼전문변호사 회사가 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혼 남 박현수와 처녀 이강현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가 연애결혼이다. 그 사이에 이강현의 첫사랑 인경환이 다시 이강현을 좋아하게 되고, 박현수의 전부인 서화영(윤세아)도 박현수를 다시 좋아하게 됨으로 4각 관계를 나타내는 내용이다. 연애결혼은 김민희라는 카드가 있음에도 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소외되어 있을까?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1. 개성 없는 스토리
 

요즘 드라마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음악이나 미술에 대한 소재를 다루는 베바나 바화의 경우도 그러하고,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나 한국형 스릴러다운 신의 저울같이 개성 있는 스토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월화드라마의 경쟁작인 에덴의 동쪽이나 타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그런 개성 있는 스토리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에덴의 동쪽은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만큼, 복잡한 관계와 화려한 액션과 같은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고, 타짜는 허영만 원작의 만화로 영화에서도 흥행에 성공을 한 기본기가 탄탄한 드라마이다. 화투라는 독특한 소재가 만화, 영화 그리고 드라마에서까지 인기를 끌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하지만 연애결혼은 그에 비해 너무 단순하고 가벼운 스토리이다. 이혼전문변호사와 재혼전문 커플매니저의 사랑은 아침드라마에서 볼 듯한 개성 없는 스토리이다. 물론 가볍게 드라마를 보기 위해 이런 발랄하고 기분 좋은 드라마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경쟁작이 에덴의 동쪽과 타짜라는 점에서 본다면 연애결혼은 너무 밋밋하고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 제작비에 대한 문제도 꼽을 수 있겠지만, 신의 저울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타짜와 에덴의 동쪽이 제작비를 많이 쏟아부었긴 하지만, 신의 저울 같은 경우는 큰 제작비가 들어가지 않았을 것 같고 배우들도 잘 알려진 톱스타가 아님에도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면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나름 김민희라는 톱스타가 있음에도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은 경쟁작을 고려하지 못한 밋밋한 스토리에 있지 않나 싶다. 타방송사이긴 하지만 신의 저울이 황금 시간대인 월화드라마 자리로 왔다면 에덴의 동쪽이나 타짜와 한번 겨루어 볼만 했을 것이다.

 
2. 억지스러운 설정
 

연애결혼을 더욱 가볍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억지스러운 설정이다. 모든 스토리가 우연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재혼 커플매니저로 오면서 바로 옆 사무실이 박현수가 일하는 곳이라는 것도 우연이고, 사람들에게 박현수와 사귄다고 말하러 간 MT에서 화영이 찾아오게 되고, 화영의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면서 충격 받은 화영을 부축해 내려오는 것을 이강현이 우연히 보게 되고 인경환이 갑자기 이강현에게 키스를 함으로 오해가 생긴다. 화영은 우연히 이강현과 인경환이 상견례를 하는 것을 보게 되기도 한다. 스토리의 진행을 위해서 우연은 스토리를 이어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그만큼 가볍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인생에서는 우연이 반복되면 인연이라고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우연이 반복되면 억지라고 느끼게 된다.

결국 스토리로 다시 연관이 되긴 하지만 우연이 아닌 좀 더 짜임세 있는 관계설정으로 우연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스토리들을 이어나갔다면 억지스런 느낌은 받지 않았을 것 같다. 김민희의 귀여움을 내세운 것은 좋지만, 너무 김민희에 의존하는 듯한 스토리 또한 드라마 속에 몰입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인 것 같다.

 
3. 김민희를 살리지 못함
 

연애결혼이 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패션이스트 김민희가 나온다는 것으로 관심을 끌었었다. 패션 아이콘인 김민희는 연애결혼을 통해 자신의 패션을 마음껏 선보이겠다고 했지만, 연애결혼에서 그녀의 패션은 그렇게 살리지 못했다. 신의 저울 전에 했던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최강희의 헤어스타일이 유행했던 것 같이 김민희의 연애결혼을 통한 패션 유행은 없었다.

처음에는 커플매니저로서 이상한 복장도 많이 입고 나오고, 무언가 김민희의 패션을 엿볼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처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재혼 전문 커플 매니저로 가서 그런지 특별히 김민희의 패션감각을 살릴만한 기회가 없었다. 단지 김민희의 귀엽고 톡톡 튀는 상큼함을 내세우기만 했을 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무모할 정도로 자신감 있는 이강현의 모습은 김민희에게 너무 의존하는 듯한 느낌만 줄 뿐 어떤 영향력도 끌어내지 못하였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경우를 보면 원래 버린 카드였었다고 하지만, 김명민의 연기 하나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독주를 하고 있다. 김명민에게 의존하기도 하지만 김명민의 실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영향력을 끼친 사례이다. 베바를 보면서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인 순간은 김명민의 연기를 보는 것이다. 그의 지휘하는 모습이나 표정 하나 하나에 몰입이 되고 그것이 입소문이 퍼져서 기적을 이루어낸 것이다.

연애결혼에서는 김민희의 매력을 좀 더 끌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연기력이 김명민만 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패션에 있어서는 김민희가 영향력을 낼 수 있었을 텐데 특별한 패션 트랜드를 끌어내지도 못한 것이 아쉬웠다.

연애결혼은 현재 이강현과 박현수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회사사람들에게 알리면서 끝난 연애결혼은 앞으로 이강현의 부모님과 첫사랑 인강현이 이강현을 박현수에게서 떼어내려고 하고, 박현수의 전부인 서화영 또한 박현수를 이강현에게서 떼어내려고 할 것이다. 그 과정을 이겨나가는 그들의 사랑을 그려 결국엔 중매를 서주는 커플매니저인 이강현과 이혼을 도와주는 이혼전문변호사간의 연애결혼을 만들어 낼 것 같다. 타짜는 이제 막 재미있어지는 시점이고, 에덴의 동쪽도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연애결혼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는 이상 계속 소외된 체 남아있을 것 같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김민희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거나 박현수의 형이 등장한 상태에서 커플매니저로서의 에피소드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 주의를 끌 수 있는 아이템인 것 같다. 에덴의 동쪽과 타짜는 주로 남성을 위한 장면이나 내용이 많다. 때문에 여성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무언가를 던져준다면 연애결혼 또한 승산이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나 김민희의 패션을 보고 싶어 하는 여성 시청자들을 위해 점 더 개성 있고 패션이스트 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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