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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의 새로운 코너인 대망이 야심차게 시작되었다. 일밤의 터줏대감 이경규와 김국진을 보내고 해피선데이의 탁재훈과 신정환을 데려와 처음만든 코너이기도 하다. 윤손하, 김용만, 김구라, 탁재훈, 신정환, 이혁재가 함께하는 대망은 PD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는 코너이다. MC와 PD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점을 지니고 있고, PD가 직접 방송에 나온다던가, 아예 나레이션으로 나오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망의 첫 회를 보고 나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대망이 실수한 3가지에 대해 한번 살펴보자.

1. 작명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프로그램의 작명이다. 작명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이름만 따로 지어주는 작명소도 있지 않은가. 음양오행설을 들지 않더라도 작명이 미치는 영향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름이 이상한 사람들은 그 이름에 따라 놀림을 당하기도 한다. 내 이름 역시 야구 선수와 동명이인이다. 그래서 학창시절 그 야구선수의 타율까지 외우고 다녀야 했다. 동명이인인 야구선수가 내 인생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했을 당시 주문자 이름이 특이한 것이 많았다. 구설수, 이방인, 김방구 등 놀림을 받을만한 이름들이 참 많았다. 이들이 학창시절 때 얼마나 놀림을 당했을지는 안보아도 비디오다. 사람 뿐만이 아니다. 쇼핑몰을 하면서 제품을 판매할 때 제품명의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되었다. 똑같은 제품을 제품 번호만 써 둘 때와 연예인 이름을 넣어서 멋있게 작명을 했을 때와 그 판매 차이는 10배가 넘을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다.

이름이 중요한 이유는 이름이 사물이나 사람의 정체성을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름이 어떤 의미를 느끼게 해 주는가에 따라 미래를 견인해 나가기도 한다. 대망의 작명을 누가했는지 참 아쉬운 부분이다. 대망은 大望으로 큰 희망이란 뜻이지만, 大亡인 크게 망함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큰 희망이란 뜻보다는 크게 망함이란 뜻이 더 쉽게 떠오른다.

이름에 어떤 의도가 숨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명의 기준으로 바라보았을 때는 최악의 이름이 아닌가 싶다. 대망이란 작명은 참으로 아쉽고 작명가의 실수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름이라 생각한다.

2. PD의 개입

대망의 콘셉트는 PD 두명이 나와서 MC들과 겨루는 방식이다. 나이 어린 PD라는 콘셉트로 나와 김태호 PD 못지 않은 PD가 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PD가 직접 방송에 나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김태호 PD 역시 무한도전에 자주 나와서 유명해진 것이 아니다. 이들이 김태호 PD처럼 되기를 원한다면 방송에 나와 얼굴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 시청자가 PD의 얼굴을 궁금해져서 살짝 살짝 비춰지는 PD의 얼굴을 찾아낼 수 있는 노력을 하게 끔 만들어야 한다.

김태호 PD가 유명한 이유는 무한도전이 의미있고, 사회 참여적이고, 재미있기까지 해서 이다. 간간히 보이는 외모와 언발란스하게 패셔너블한 독특한 그의 모습은 그를 유명하게 하는데 한 몫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외의 예에서 보면 PD가 방송에 얼굴을 비춰서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 오히려 잘나가는 1박 2일 또한 PD의 잦은 출연으로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PD의 목소리마저 듣기 싫다는 의견이 많은 것을 보면 단순한 방송 참여도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대망에서는 PD들이 아예 대놓고 출연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데는 프로일지 모르지만 방송에서는 MC들이 프로이고, PD들은 아마추어이다. PD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주도적으로 방송을 해 나가는 것은 대망의 실수가 아닌가 싶다.


3. 나레이션

물론 오 PD는 여느 PD보다 진행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다. 하지만 PD들에 비해 좋다는 것이지 성우나 방송인에 비한다면 턱없이 부족하고 어색하기 짝이 없다. 나레이션이 통한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외에는 없다. 돌아온 일지매도 책녀로 인해 극의 흐름을 깨고 드라마에 대한 재미를 반감시키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돌아온 일지매의 경우는 유명한 성우를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했는데 성우도 아닌 PD가 성우를 자처했다는 것은 매우 큰 실수가 아닌가 싶다.

드라마나 예능에서 나레이션이 성공한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케이블의 막돼먹은 영애씨 정도가 나레이션에 성공한 축에 낄 수 있을 것이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다큐 드라마라는 장르이기 때문에 나레이션이 다큐의 묘미를 살려줌으로 성공적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예능 자체에서 나레이션을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칫 예능의 최대 적인 다큐의 느낌을 줌으로 재미를 극감시킬 수 있다.

자막 대신 넣은 PD의 직접적인 목소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겠지만, 자막은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의미로 다가갈 수 있지만, 목소리라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 및 취향, 이미지등이 드러나기 때문에 한가지 의미로만 다가감으로 시청자들에게 도움을 주기보다 프로그램을 보는데 흐름을 끊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대망에 아쉬운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버라이어티의 틀을 깨고 새로운 리얼이란 트랜드에 맞추어 MC들의 자질을 평가하려는 시도는 매우 신선하다. 게다가 신입PD의 열정도 느낄 수 있다. 예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도 알 수 있는 점은 매우 좋았다. 대망이 大亡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위에 열거한 실수들을 개선해나가며 大望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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