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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도 끝났다. 미워도 다시 한번도 끝났다. 신데렐라맨은 이것을 노렸을까? 아니면 운이 좋았을까? 카인과 아벨의 후속작인 '시티홀'과 미워도 다시 한번의 후속작인 '그저 바라보다가'가 있긴 하지만, 신데렐라맨의 타이밍은 매우 적절하다. 큰 인기를 얻었던 카인과 아벨, 그리고 미워도 다시 한번이 동시에 끝나버렸으니 말이다.

물론 '시티홀'과 '그저 바라보다가'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시티홀에는 차승원과 김선아, 추상미가 주연으로 탄탄한 연기력과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그저 바라보다가 또한 연기파 배우 황정민과 미녀는 괴로워로 인지도를 얻은 김아중이 함께 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데렐라맨이 우위를 점할 것 같은 예상은 신데렐라맨의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스토리의 쉬운 접근성

신데렐라맨의 스토리는 매우 이해하기 쉽다. 벌써 제목에서부터 그 내용을 대충은 짐작할 수 있다. 계모와 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백마탄 왕자님 만나 신분 상승되는 스토리 말이다. 스토리에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막상 신데렐라맨을 보고 나면 더 이해하기 쉬워진다. 현대판 왕자와 거지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쌍둥이 동생 중 한명은 재벌집에 한명은 가난하게 살아가다 재벌집 아들이 아프자 우연히 찾은 가난한 쌍둥이 형제가 재벌집 아들을 대신하여 신데렐라맨이 된다는 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뻔한 스토리는 식상하지 않고, 신선하다. 권상우가 1인 2역을 맡아 신기한 화면 기술을 보는 재미도 있고, 이준희와 오대산의 캐릭터가 완전히 상반되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다. 재벌집 아들인 이준희는 내성적이고 냉정하며, 까칠한데다 한가지 표정만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오대산은 외향적이고 시끄러운데다가 화통하고, 잔정도 많다. 게다가 오대산은 싸움도 잘한다. 그러니 이준희와 오대산이 바뀌면 극의 긴장감과 재미는 더해질 것이다. 환경은 같지만 극과 극의 캐릭터가 바뀌면서 일어나는 애피스도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지만,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이준희와 아무 것도 없지만,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오대산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권상우의 이미지

처음 시작했을 때, 권상우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컸다. 몇 년전부터 구설수에 오르내려 이미지가 안좋았던 권상우는 무릎팍도사마저 구제해 줄 수 없는 상태였다. 결혼도 하고 아빠가 되는 기쁜 소식도 있었지만, 그것이 권상우의 이미지를 바꿔놓을만큼 강력하지는 않았다. 신데렐라맨이 시작되고도 권상우의 발음 지적부터 연기 지적까지 우려의 표시가 많았다. 하지만 4회가 진행된 지금, 권상우에 대한 이미지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였다. 바로 신데렐라맨 때문이다.

신데렐라맨에서 오대산역은 권상우를 구원해주는 캐릭터였다. 발랄하고, 유쾌하고, 건들거리지만 속정있는 오대산의 모습은 권상우의 발음도 커버할만큼 좋은 배역이다. 역시 배우는 연기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것 같다. 무릎팍도사에서 해명했던 백마디보다 신데렐라맨에서의 연기 하나가 더 이득이었다. 권상우의 연기에 토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오대산역을 확실하게 소화해냈고, 1인 2역이란 난위도 높은 연기도 훌륭히 잘 해내었다. 이준희의 발음도 첫회에서만 잘 알아듣기 힘들었을 뿐, 다른 회에서는 괜찮았다.

또한 상대역인 소녀시대 윤아 역시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주어 권상우를 더욱 빛나게 해 주는 것 같다. 물론 윤아를 신인이라 말하기는 무리가 있긴 하지만, 가수인 점과 연기 경력을 생각해보면 신인에 가깝다. 소녀시대에 대한 선입견도 윤아를 통해 벗겨지는 것 같다. 아무튼 윤아가 권상우와 함께 신데렐라맨의 흐름을 잘 조절하고 있기에 신데렐라맨은 지금과 같은 절호의 기회에 치고 나가지 않을까 싶다.

적절한 타이밍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타이밍이 절묘하다. 카인과 아벨, 미워도 다시 한번이 동시에 끝나고 두 방송사 모두 새로운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황정민과 김선아라는 흥행보증 배우들이 있긴 하지만, 권상우와 윤아 역시 인지도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또한 스토리가 이미 진행중이고 가장 재미있는 부분으로 진입하려는 초기이기 때문에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많다.


내조의 여왕도 초반부에 막 재미있어지려는 찰라 꽃보다 남자가 종영하게 되어 순간적으로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에덴의 동쪽도 막대한 홍보와 스페셜 특집을 이용해 절묘한 타이밍을 만들어내어 여러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높은 시청률대를 유지하였다. 반면 아무리 잘만들어도 타이밍을 잘 못잡아서 시청률 확보에 실패한 드라마도 많이 있다. 신데렐라맨의 경우는 아무래도 전자의 경우가 아닌가 싶다. 잘 나가던 두개의 드라마가 한꺼번에 막을 내렸으니 말이다.

뚜껑은 열어보아야 알겠지만, 신데렐라맨이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는 지금, 새로 시작하는 두 드라마에 밀리지는 않을 것 같다. 극 중에서 오대산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대박! 신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신데렐라맨이 그 제목처럼 처음엔 힘들었지만, 왕자님을 만나 대박나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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