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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강사로서 자부심을 느낄 때

이종범 2009. 7. 19. 11:38
모르시는 분들이 태반이겠지만, 저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강사입니다. 솔직히 블로그에 철자와 문법이 틀린 것이 많아 창피해서 굳이 밝히지는 않았는데요, 블로그를 하며 보람된 일이 있어서 제 직업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얼마 전까지 저는 중국에 있었습니다. 중국의 웨이팡교육대학이라는 곳에서 중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쳤지요.

블로그의 확장성은 무한합니다. 마케팅에서는 채널이라 하더군요. 블로그는 하나의 도구이고, 가능성을 뜻하기도 합니다. 제가 다니던 웨이팡 교육 대학은 작은 시골에 있는 대학입니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워낙 넓은 지역에서 오다 보니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공부도 정말 열심히 하죠. 수업은 아침 8시에 시작하는데 자습 시간이 7시부터 있습니다. 저녁 6시까지 쭉 수업이 있는데 수입이 끝나고도 8시까지 자습 시간이 있지요.

한국어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합니다. 혐한류가 일어난다고 하는데 저는 친한류만 경험하고 왔습니다. 한국에 가 보고 싶다는 것이 소원이라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어떡해서든지 더 잘 가르쳐야 하겠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가정 형편이 좋지 못했던 학생들이 많았던 우리 반 학생들은 한국어공부를 하는데 돈을 가장 먼저 걱정하더군요.

한국어강사

웨이팡교육대학 제자들과 함께...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경인여자대학교에서 교류에 대한 의사를 밝혀왔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그리고 그 의사를 밝힌 이유는 인터넷 검색에서 제 글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009/06/16 - [채널1 : 예능] - 중국 대학생들도 즐겨보는 1박 2일

이 글을 읽고 교류를 맺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제가 중국에 있을 때 강릉대학교와 경인여자대학교에서 방문을 했었는데 그냥 학교 소개만 하고 갔거든요. 이번에 교류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니, 그것도 블로그의 글을 보고 결정했다고 하니 이 정도면 블로그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 아닌가 싶습니다.

웨이팡교육대학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지만, 한국어학과가 만들어진 지는 2년밖에 안되었습니다. 제가 2학년을 맡고, 제 아내가 1학년을 맡았는데, 이제는 모두 한국어를 잘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국어국문학과와 국어교육학과로 석사까지 밟았기에 1학년 학생들의 문법과 발음 등 기초가 아주 훌륭합니다. 2학년 학생들은 주로 가치관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가르쳤고,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잘 따라와주어서 한국어를 곧잘 합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한국어를 더 깊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점인데 그런 점에서 경인여자 대학교와의 교류는 매우 뿌듯하고 기쁘더군요.

한국어강사한국어강사

앞으로도 개인적으로 웨이팡교육대학과 MOU를 맺어서 블로그에 대해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더욱 제공해줄 일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간혹 인터넷을 보면 중국인들에 대한 비방 글들을 보곤 하는데 참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겪은 중국 대학생들은 너무도 순수하고 열정적이었기에 중국인 전체를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은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 대학생들에게 많은 상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이제는 계약기간이 끝나서 한국에서 한국어강사를 계속 할 예정이지만, 중국에서 만났던 첫 제자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블로그를 통해서 미력하나마 제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뿌듯합니다. 이 맛에 블로그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블로그의 힘은 마케팅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1인 미디어로서의 역할이나 1인 기업으로서의 역할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블로그의 힘을 더 강하게 느끼는 요즘입니다. 제 글을 읽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 준 경인여자대학교 관계자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웨이팡교육대학의 학생들은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현명한 선택이십니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