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남자의 자격, 배꼽잡는 아저씨들 이야기

이종범 2009. 7. 29. 07:02
남자의 자격의 자격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긴 했지만, 패떴에 잘 대응하며 배꼽잡는 장면을 많이 연출하고 있다. 특히 김태원의 예능감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저번 주에 방영된 아이돌 미션은 유세윤의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모티콘 하나로 많은 분량을 뽑아내며 세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문제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허걱! 나름 쉽다고 낸 문제들일텐데 모르는 문제가 너무 많아서 충격이었다. 연예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세대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도 가물 가물한 노래들을 이경규와 김태원, 김국진이 맞힐리 만무하다. 유세윤의 화를 돋구며 결국 이경규가 끝까지 못 맞힌 체 끝나고 말았지만, 내 생각엔 그건 설정이 아니라 리얼일 가능성이 크다.


더 배꼽 잡는 장면은 그 다음에 나왔다. 아이돌 그룹 댄스를 춘 후 UCC로 올리라는 미션이었다. 연습 삼아 디카로 사진 찍어 올리는 것부터 했는데 아주 가관이었다. 전원을 찾지 못하는데부터 시작하여, 메모리 카드를 빼는데에 국문과 박사까지 나서서 겨우 30분만에 꺼냈으니 말이다. 컴퓨터에 옮기고 미니홈피에 접속한 후 올리는데까지... 정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어쩜 저렇게 모를 수 있을까 싶다가도 부모님을 생각하면 백번 공감이 가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경규와 김국진, 이윤석, 김태원, 김성민은 남자의 자격을 통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김태원은 리얼인지 컨셉인지 모를 정도로 리얼한 캐럭터를 잡아서 좌중을 폭소케 만든다. 김성민 또한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밉지 않고 정이 간다. 밥줘에서의 모습은 정말 상상이 안갈 정도로 말이다.

이경규 또한 남자의 자격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서도 김국진과 함께 활약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이 있다보니 버럭 개그를 쉽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남자의 자격에서는 이경규와 김국진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데 남자들만 있다보니 더욱 편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다만 윤형빈과 이정진이 아직 제대로 캐릭터를 잡지 못하고 벙 떠있는 느낌이다. 윤형빈이 유세윤이 했던 역할을 잘 맡아주면 좋을텐데, 왕비호로서의 컨셉 자체가 윤형빈의 성격과는 다른 것 같다. 왕비호는 독설로서 뻔뻔하고 자뻑 수준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데, 윤형빈은 정경미를 무척 사랑하고, 마음 약한 청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리얼 예능이라고는 하나 캐릭터를 다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잡아야 할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왕비호를 염두하여 윤형빈을 캐스팅했을텐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정진은 얼굴 마담의 역할만 하고 있다. 작가들의 열렬한 서포트를 받고 있는 이정진은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번 2PM과의 안무 연습에서도 김태원과 이경규는 못할지라도 열심히 따라하려 하는데, 이정진만 어쩔 줄 모르며 서 있기만 했다. 춤을 잘 못추고, 그 상황에 어찌할 줄 몰라서 그런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 같아도 동일한 행동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정진 자신의 어색함 때문에 망쳐버리는 것은 피해야 할 것 같다. 특히나 연배가 훨씬 많은 이경규나 국민 시체인 김태원까지 안되는 것을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는데 이정진이 시늉조차 하지 않고 웃으며 서있던 모습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살펴보면 남자의 자격에서 배꼽을 잡게 하는 사람은 아저씨들이다. 김국진, 이윤석, 이경규, 김태원, 이 아저씨들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좀 더 분발하여 아저씨의 활약에 확실히 서포팅을 해 준다면 남자의 자격이 패떴을 뛰어넘어 1박 2일과 함께 해피선데이를 일요일 대표 버라이어티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